^*^ 추 억/산행 및 여행 393

2009년, 억새의 산, 정선민둥산

◁ 억새의 산 , 민둥산 정선 민둥산은, 가을이면 바람에 날리는 억새의 고운 자태를 만날 수 있는, 우니나라 대표적인 억새산행지이다. 민둥산은 해발 1,118.8m로, 억새 산이라고 할 만큼 온통 억새로 뒤덮여 있다. 산 7부 능선까지는 관목과 잡목이 우거져 있고, 정상부분은 나무가 거의 없다. 산세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산 정상에서 사방으로 끝없이 둘러친 억새 군락지는,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를 보기위해 많은 등산객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민둥산 억새는, 거의 한 길이 넘고 또 매우 짙어서, 길이 아닌 일부 지역은 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오르기 쉽다. 하지만 민둥산은 너무 잘 알려져서인지 가을이면,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 조용한 산행의 즐거움을 ..

2009년, 낯선 동반자와의 대관령 산행

대관령은 언제 찾아도 항상 볼거리가 있어 좋다. 그리고 대관령 산행은 한걸음씩 올라갈 때마다 강릉시가지의 풍경과' 고만고만한 산봉우리와 능선들이 점차 한 눈에 들어오게 된다. 늘 같은 산을 찾아도 산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때 보여준다. 때로는 구름에 가리고, 때로는 안개에 가려, 혹은 비바람이 불러와 시야를 가리기도 하고, 먼지가 덮인 듯이 온 산이 뿌옇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산은 인연을 만드는 곳이다. 이란 말이 있듯이 누구나 산을 찾으면 선해진다. 낯선 사람이라도 힘들게 오르는 사람이 있으면,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면서 함께 동반자가 되어준다. 또 누구나 쉽게 일행이 된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도 모르지만 기꺼이 동반자가 되어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명예를..

2009년, 아들과의 강릉 어명정산행

내가 원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다. 란 생각은 잘못이다. 그래서 요즘은 주로 홀로 산행을 즐긴다. 모처럼 휴일인 일요일에 애써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다. 전날 모임에도 편안하게 갈 수 있고 늦도록 좋아하는 독서도 한다. 때때로 책을 읽다 생각나면 메모도 하고, tv를 보다 불을 켜놓은 채 잠들어, 아내로부터 꾸지람도 듣지만 자유로움에 흠뻑 젖어 산다. 산이 궁금하면 새벽에도, 점심나절에도, 돌아올 때 해가 어둑어둑 지는 늦은 오후에도 산행을 한다. 사람에게 매이지 않으니 장소에 대한 망설임도 없다. 발길 닿는 대로 때로는 계곡으로, 바다로, 인근 마을 너머로도 걷다 힘들면 돌아오고는 한다. 자연의 정취는 내 눈이 머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존재한다. 아파트 정원 뜰에는 요즈음 벚나무 잎사귀가 점..

2009년, 백두대산 평창 고루포기산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지만 나무들에게는 이별의 계절이기도 하다. 비바람을 견디고 만들어진 열매들은 농부에게 수확의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하여 잎은 땅에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열매는 씨앗을 잉태하여 탄생으로 돌아오지만, 잎은 땅에 떨어져 자신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죽기 전에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피운다는 의미의 회광반조라는 말이 있다. 가을 산행의 백미인 단풍이 주는 즐거움은 아마 활엽수들이 만들어내는 마지막 생명의 불꽃일 것이다. 참나무류의 갈색빛깔의 낙엽과, 은행나무와 싸리나무의 노란빛깔의 낙엽, 그리고 백당나무와 옻나무들의 검붉은 빛깔의 낙엽 등등. 하지만 단풍나무의 단풍은 이런 자연이 주는 모든 색깔을 다 품고 있다. 때 이르게 일찍 물든 것은 일찍 물든 그대로, ..

2009년, 평창 고루포기산의 연리지나무

◆◇고루포기산의 연리지 연리지(連理枝)란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맞닿아서 결이 서로 통한 것을 말하며, 화목한 부부나 남녀사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고루포기산의 연리지는, 대관령에서 능경봉을 거쳐 백두대간 등산로를 따라 가다보면, 대관령면이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못 미쳐 연리지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이 곳 연리지는, 참나무가 하나의 뿌리로 자라 연리지가 된 경우와, 각각 다른 뿌리에서 따로 자라 연리지가 된 특이하고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2009년, 전설이 깃든 강릉삼형제봉

아! 덥다. 한 여름에도 그리 덥지 않았는데, 입산통제소에서 오르는 내내 더운 기운으로 숨이 꽉 막혀버렸다. 바람 한점 불어오지 않는다. 등산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등줄기로는 땀이 흐르고 등산복은 땀에 젖어 다리에 휘감긴다.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를 해보지만 그 때뿐 더 갈증만 부추긴다. 삼형제봉은, 해발 617.8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3개의 봉우리가 형제가 나란히 앉은 형국을 하여, 삼형제봉, 또는 딘바위, 등대바위라고 부른다. 봉우리 정상은 흰색 바위로 되어 있는데, 이는 마고할미가 바둑을 두면서 풍류를 즐기고 있는 신선에게 팥죽과 술을 가져다주려고 이 곳을 지나다가 펄펄 끓는 팥죽과 술을 엎질러 바위가 희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한다. 삼형제봉은, 7번 국도를 타고 주문진 ..

2009년, 강릉기마봉-썬크루즈코스

◁◀ 기마봉 등산로 들머리를 찾다. 비가 온 뒤의 산행은 정말 힘들다. 질펅질퍽한 흙이 미끄러운 건 고사하고, 등산화에 달러 붙어 여간 짜증스럽지 않다. 그래서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린 뒤라 운동 삼아 산행을 해야 하겠는데, 편하게 산행할 산이 마땅치 않다. 이웃에 사는 중하교 여자동창인 종림에게 같이 갈 것이냐? 고 전화 했더니, 조금 늦어도 괜찮으면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전번 주 산행 들머리를 찾지 못했던 기마봉에 다시 가기로 했다. 12시에 출발하여 조각공원에 도착하여, 매표소 직원에게 등산로를 물었지만 모른다고 해, 전번 주와 똑같이 밤재에서 오르기고 했다. 기마봉은 해발 383m의 낮은 산이지만, 그래도 등산로로써 갖출 것은 다 갖춘 산이다. 급경사도 있으며, 호젓한 숲길도 있고, ..

2009년, 강릉기마봉-금진항 등산

길이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정말 인연이 있어야 스스로 직접 경험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전번 주 철갑령을 찾아 헤매던 생각에, 이번 주는 편안히 산행을 하리라 생각하고, 기마봉을 등산하기 위해 11시쯤 썬크루즈 조각공원 주차장에 도착했으나, 기마봉 등산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그 어디에도 없다. 조각공원 매표소에 물었지만 모른다는 대답만 들었다. 그렇다고 입장권을 사서 조각공원에 들어가 살펴보기도 그러해서, 한참을 주변을 돌아보다 결국 밤재로 향했다. 밤재에서도 등산로를 알리는 표지판은 볼 수 없었고, 휴게소 옆으로 등산로를 알리는 붉은 리본이 있을 뿐이다. 기마봉은, 옥계면 금진리와 강동면 산성우리 경계에 위치한, 해발 383m의 낮지만 주변 경관이 빼어난 봉우..

2009년, 강릉 철갑령을 찾아서

※ 철갑령을 찾아서 올 해는 기름값이 비싸 마음 내키는 대로 차량을 이용한 취미생활을 하기에 조심스럽다. 그래서 등산을 좋아하면서도 항상 강릉 인근 등산로를 이용하기에 주변의 새로 생긴 등산로에 대한 욕망이 클 수밖에 없다. 인터넷으로 아름다운 산을 눈팅하다가 우연히 강릉시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철갑령 등산로가 새롭게 등재되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등산이 가능한 친구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다들 약속이 있어, 이번 주말도 또다시 홀로 산행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 반바지 차림으로 다녔으나, 조금 외지고 험한 곳이라 완전군장을 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철갑령(해발1021.6m)은 주문진읍의 주봉으로, 백두대간 산맥이 동대산에서 뻗어 양쪽으로 나누어 오른쪽은 연곡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