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09년, 전설이 깃든 강릉삼형제봉

소우(小愚) 2009. 9. 7. 13:53

 

 

 

    아! 덥다.    

    한 여름에도 그리 덥지 않았는데,

    입산통제소에서 오르는 내내 더운 기운으로 숨이 꽉 막혀버렸다.

 

    바람 한점 불어오지 않는다.

    등산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등줄기로는 땀이 흐르고 등산복은 땀에 젖어 다리에 휘감긴다.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를 해보지만 그 때뿐 더 갈증만 부추긴다.

 

    삼형제봉은,

    해발 617.8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3개의 봉우리가 형제가 나란히 앉은 형국을 하여,

    삼형제봉, 또는 딘바위, 등대바위라고 부른다.

 

 

 

 

    봉우리 정상은 흰색 바위로 되어 있는데,

    이는 마고할미가 바둑을 두면서 풍류를 즐기고 있는 신선에게

    팥죽과 술을 가져다주려고 이 곳을 지나다가

    펄펄 끓는 팥죽과 술을 엎질러 바위가 희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한다.

 

    삼형제봉은,

    7번 국도를 타고 주문진 사거리에서 장덕리 방향으로 8km 정도 올라오면,

    장덕2리 복사꽃 마을을 만나게 되고,

    다리를 건너 삼교리 방향으로 1km 정도 지나면,

    삼교지로 가는 길과 삼형제봉으로 가는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2006년 10월 1일,

    우리가 등산했을 때만 해도 들머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포장된 임도였으나 지금은 포장도로와 표지판도 잘 정비되어 있다.

 

    들머리는 새절골(신사동)에서 시작하는데,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는 비탈길로,

    완만한 경사와 청살모가 오르내리는 아름들이 소나무와

    다람쥐의 재롱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특히 봄이면 산나물과,

    여름이면 버섯 채취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을이면 오색의 단풍이 곱게 물들어,

    철갑령으로 이어지는 원시림의 싱그러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대자연의 보고다.

 

 

 

 

    이 곳 삼형제봉은,

    장덕리의 복숭아 축제와 허수아비 축제를 연계하여,

    등산의 묘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등산로가 비교적 완만하고, 하산코스가 들머리와 같아 차를 이용하기 편리해

    가족, 연인, 직장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산으로 적합하다.

    소요시간도 돌아오는데 3시간~3시간 30분 정도로 비교적 짧다.

 

    삼형제봉 등산의 백미는,

    동해안의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삼형제봉에서 400m 정도 가면,

    돌산인 시루봉(610m)이 보이고,

    청명한 날이면 멀리 낙산사와 하조대 앞바다도 한 눈에 들어온다. 

 

    3개의 봉우리가 우람하게 솟아 있는

    능선을 감아 올라가면 1봉에 도착하는데  대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

    마고할미의 전설이 깃든 너럭바위에 걸터앉아 명상에 잠기는 것도

    색다른 맛이 날것이다.

 

 

 

 

    정상에 서서 사방의 풍경을 감상하면 더할 나위 없으나,

    소나무가 시야를 가려 다소 아쉽다.

 

    1,2봉 산 정상은,

    하얗고 급경사의 바위로 둘러 싸여 있어 스릴감이 넘치나,

    기념사진을 찍으면 좋은 추억 거리가 될 것이다.

 

※ 마고(麻姑)할미 : 새의 발톱같이 긴 손톱을 가지고 있는

   전설에 나오는 신선 할미로 일반적으로 노파(老婆)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