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09년, 강릉기마봉-썬크루즈코스

소우(小愚) 2009. 8. 31. 12:27

◁◀ 기마봉 등산로 들머리를 찾다.

 

 

     비가 온 뒤의 산행은 정말 힘들다.

     질펅질퍽한 흙이 미끄러운 건 고사하고,

     등산화에 달러 붙어 여간 짜증스럽지 않다.

 

     그래서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린 뒤라 운동 삼아 산행을 해야 하겠는데,

     편하게 산행할 산이 마땅치 않다.

 

     이웃에 사는 중하교 여자동창인 종림에게 같이 갈 것이냐? 고 전화 했더니,

     조금 늦어도 괜찮으면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전번 주 산행 들머리를 찾지 못했던 기마봉에 다시 가기로 했다.

     12시에 출발하여 조각공원에 도착하여,

     매표소 직원에게 등산로를 물었지만 모른다고 해,

     전번 주와 똑같이 밤재에서 오르기고 했다.

 

     기마봉은 해발 383m의 낮은 산이지만,

     그래도 등산로로써 갖출 것은 다 갖춘 산이다.

     급경사도 있으며,

     호젓한 숲길도 있고, 돌곽산을 오르는 험한 길도 있다.

     흐리고 바람마저 시원하게 부는 날씨라,  

 

 

     기마봉까지 오르는 1시간 정도의 산행이 너무 즐겁다.

     같이 간 친구는, 오랜만의 산행이라 다소 힘들어하는 것 같지만,

     산의 묘미는 힘든 여정을 통해 정상을 정복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계절은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처서를 지나서인지 벌써 단풍이 들어버린 나무들도 여기저기 보이고,

     참나무마다에는 도토리가 여물기 시작한다.

 

 

 

     정상에 올라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옥계항의 풍경을 잠시 감상하고,

     금진항이 한 눈에 보이는 바위 위 평평한 장소에서 앉아 점심을 먹으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동해안 바다를 담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난 차가 있는 밤재로 하산하고,

     종림이와 같이 간 친구는 나의 부탁으로 조각공원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밤재로 하산하여 다시 정동 바닷가에 도착한 나는,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정동모래시계공원과 정동항을 구경하고도 시간이 남아

     고성산 영인정 해돋이 산책로를 일주했으나 아직도 일행은 도착하지 않는다.

 

     한참 후 일행이 내려온 등산로 들머리는,

     뜻밖에도 조각공원 진입로 아래쪽 마을이었다.

     들머리를 알리는 표지판은,

     도로에서 50여m 더 들어가 포장이 끝난 도로 끝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표지판은 녹이 쓸어 낡고 빛이 바래 있었으며,

     표지판을 보고서도 등산로를 찾아가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등산로는 정동항 도로를 따라

     썬크루즈 조각공원으로 진입하는 도로 50m 전에서 마을도로로 우회전하여,

     50m 정도 가면 등산로 표지판이 있고,

     표지판 바로 앞 임도처럼 깎아놓은 도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철갑령 등산로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강릉시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등산로를 알리는데 치중하기 보다는,

     이 지역을 찾는 등산객이나 관광객을 위해 보다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도로 인근에 표지판을 세우고 등산로를 정비하는 노력이 선행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야말로 동해안 해돋이 관광 명소인 정동을,

     보다 널리 홍보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