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393

2008년, 봄의 설악(오색~장수대)

조금 무리인 줄 알지만, 도로를 따라 오색에서 한계령을 걸쳐 장수대 까지 한번 꼭 걸어보고 싶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한번쯤은 꼭 사진기에 담고싶은 열망이 있었다. 그래서 흘림골에서 오색까지 약 1시간 30여분에 걸쳐 걸어서 내려왔고, 승용차로 한계령과 장수대로 경치를 감상했으나 흐린 날씨관계로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다. 설악을 제대로 촬영한다는 건 사실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2002년 태풍 루사를 비롯하여, 그간 자주 수해가 나 피해를 입은 골짜기가 많이 복구가 되고 단장은 되었지만, 하얗게 들어난 속살은 흉물스럽게 보여 마음은 안스럽기 그지없다. 자연이 주는 경관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여간 힘드는 것이 아니다. 도로를 번갈아 오가며 이 쪽 저 쪽 세..

2008년, 동해 관음암~하늘문(두타산)

◇ 두타산 그 품안에 가다. 동해안의 푸른바다를 주변에 두고 사는 사람은 행운이다. 휴일에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하얀 백사장과 가슴이 확 트일 정도로 시원한 바다는, 드넓은 광야의 푸른 초원이 된다. 그동안 동행이 없어 산을 좋아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뤄왔으나 날로 새로워지는 새싹들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어 혼자 산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막상 새벽에 일어났지만 엄두가 나지않아 한참을 누웠다 일어났다 하다가 "가서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라는 , 구절이 불현듯 생각나 서둘러 나섰다. 차를 운전하여 도심을 벗어나자, 희고 붉고 노오란 꽃들이 서로 자태를 뽐내고, 차창가로 밀려드는 바람에 절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안인을 벗어나자 넘실거리는 파도와 먹이를 찾는 갈매기가 고요한 정적을 깨..

2008년, 춘천 남이섬(나미나라공화국)

우리가족은 설날, 아침 8시에 차례를 지내고 가벼운 음복과 더불어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어머니와 형님 내외분께 새배를 드린 다음 가벼운 마음으로 남이섬으로 향했다. 춘천에서 서울 방향으로 30여분을 가자 경기도 가평에서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나왔다. 북한강에 떠 있는 반달모양의 남이섬은, 원래 섬이 아니었으나, 청평댐이 세워지면서 주위가 물에 잠겨 섬이 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남이섬은 강원도 춘천시에 속해 있으나 경기도 가평에서 입장료를 징수하고, 남이섬은 강원도에서 운영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여, 수입원을 둘러싸고 다퉈 마치 독도의 현실을 보는 것 처럼 안타깝게 한다. 남이섬은, 조선 예종때의 남이장군의 묘(원래는 경기도 화성에 있음)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남이장군이 세..

2008년, 새벽 산책-강릉 춘갑봉

◇ 나의 건강지킴이 춘갑봉에 오르다. 춘갑봉은 동인병원 뒷 산, 작은 동산이다. 이 곳은 산이 높지 않아 예전에는, 정년을 넘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자주 찾아 명퇴산으로 불리워지기도 했으나, 포남2 동사무소에서 동민의 공모를 통해, 봄이 제일 먼저 찾아오는 산이라 하여 춘갑봉이라 이름 지었다. 춘갑봉 산책로는 송림의 바다다. 요즘의 웰빙운동에 맞게 낙낙장송에서 내뿜는 솔향기가 가득하여, 찾을 때마다 항상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그런데로 밋밋하지 않게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하게 조화된 5개의 작은 능선이 있다. 능선을 오를때 마다 조망지에서 보는 경포호수와 동해의 쪽빛 바다, 푸른하늘이 만드는 갖가지 자연의 그림들은 한 편의 그림 동화책을 펼친 듯하다. 한 바퀴 도는데는 대략 1시간 20여분 정도, 등산..

2008년, 끝없는 설원, 평창 선자령

◇ 설원의 매력에 취하다. 선자령은 산이라고 하기 보다는, 설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어쩌면 옳으리라. 완만한 경사가 진 산행로 및 여름의 푸른 초원 위로 하얗게 눈이 덮힌 산 능선을 바라 보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며, 사방이 막힘없이 탁트인 백설의 바다를 바라보는 것 같다. 마치 동해안의 푸른 바다가 포말을 이루어 지상으로 올라온 것 같고, 하늘나라 뭉개구름을 펼쳐놓은 것 같이 아름답다. 선자령은, 눈덮힌 겨울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나목과 나목사이를 포근하게 감싸는 백설이 그 빛을 발할 때 우리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겨울의 태백준령은 온통 설원으로 펼쳐진다. 하얗게 늘어선 오대산(1,563.4m), 노인봉(1,338.1m), 황병..

2007년, 평창 오대산 적멸보궁

◆◇ 중학교동창들과 다시 찾은 오대산 누가 나 보고 오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고르라 하면, 난 서슴없이 오대산 일주문에서 부도 까지의 전나무 숲이라고 말하고 싶다. 신과 가끼이 하고픈 인간의 욕망 때문에 바벨탑을 세웠다고 하지만, 하늘의 찌를 듯이 끝이 없는 전나무에 오를 수만 있다면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열사람이 안아도 안을 수 없는 수백년을 살아 온 전나무의 숲... 단 일분이라도 이 숲을 거닐어 본 사람이라면 대자연이 주는 무게앞에 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고, 잣나무의 향기에 취해 저절로 가슴 깊은 곳 까지 청량한 기운이 맴도는 것을 절로 느끼게 되고, 태고의 자연의 신비 앞에 초라 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오대산은 중국 산서성에 있는 청량산의 별칭..

그리운 고향산야 대관령

오늘 바라본 대관령은 유난히 붉다. 아스라이 보이는 산자락이 서서히 어둠에 묻히고, 구름과 어둠에 가리워진 석양은 이미 싸늘한 바람자락에 떨어져 버린 단풍잎새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늦가을 하늘을 온통 붉은 옷으로 갈아 입히고 있어 여간 신비롭지 않다. 그곳에 사는 국사 서낭당 산신령께서, 독야청청한 금강송이 우거진 산골짜기 폭포에 앉아 인간세상을 돌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복을 입은 곱디고운 여인네의 소매자락 같은 산줄기가 유난히 가까이 내려 앉는다. 가볍게 조깅하는 나의 발걸음 따라 대관령의 바람소리가 머리카락을 흐트리고, 하나 둘 나타나는 동해바다의 고깃배의 조어등 불빛과, 빌딩숲 사이로 도망치듯 달아나는 헤드라이트와 가로등 불빛이, 찬바람에 으스러지듯 늦가을의 정취로 깨어난다. 대관령은 강릉..

2007년, 계방산 등산

◆◇ 2007년, 계방산 등산 지난 주 귀때기 청봉에 이어, 이번 주도 단풍을 즐기기 위해 계방산을 찾았다. 계획에는 설악산 백담사코스를 가려고 했으나, 그동안 산행으로 다소 지친 감도 있고, 백담사코스는 거의 12시간 정도 필요하지만, 용대리에서 7시부터 써틀버스로 백담사까지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등산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어 자가용을 이용한 등산으로는 너무 먼 길을 걸어야하는, 부담감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올 해는, 입산통제가 다음 주인 11월 1일부터 시행이 예고된 터라, 계방산 등산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계방산은, 해발 1,577m의 산으로 겨울등산코스로 각광받는 곳이다. 계방산은 잣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방아다리약수와 신약수를 품고 있고, 예전에는 산삼이 많아 심마니들이 자주 찾는 산..

2007년, 설악산 귀때기청봉 등산

비록 몸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당신이 푸른 하늘을 보면 나도 그 하늘을 보고 당신이 기쁘면 나도 역시 그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데 지난주에 이어 이번 10월 셋째 주 역시 설악산 단풍놀이다. 오늘 우리가 가야 할 등산코스는 한계령-귀때기청봉-대승령을 경유, 장수대관리소로 하산하는 일정이다. 강릉에서 5시에 출발, 오색에 도착하여 장수대까지 가기 위해 콜택시를 찾았으나, "한계령과 장수대는 공사관계로 차를 주차할 수 없어 못간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오색에 차를 주차한 후 한계령까지 콜택시로 이동 후, 하산 때 다시 전화하기로 약속해야만 했다. 한계령에서 출발한 시간이 6시 40분, 벌써 한계령 주변으로는 일출이 시작된 듯 어둠이 걷혀온다.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안개가 자욱하여 주변의 경치나 ..

2007년, 설악산 대청봉 등산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뜨거운 물로 지친 다리의 피로를 풀고, 저녁 8시 뉴스를 보니 오후 3시경부터 대청봉에 첫 눈이 내렸다고 한다. 내려오다 우박과 소나기에 흠뻑 젖어 무척 고생했는데, 결국 대청봉에는 눈으로 바뀌었나 보다. 이번 대청봉 등산은, 2004년 등산 이래 30좌 등정을 기념하기 위한 등산이다. 강릉에서 출발한 시각이 4시 20분, 오색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 30분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는 벌써 산행을 하기 위해 온 등산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즐비하게 들어 차, 차를 마땅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할 정도다. 주변을 돌고 돌다 결국, 유료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5시 50분이 되서야 비로소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등산로에는 산행을 하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