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335

경험은 두려움을 이기는 힘이다.

대학 새내기 때의 일일 것이다. 처음 대학에 입학하고 얼떨결에 미팅을 위해 호텔식당에서 스테이크를 먹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스테이크라고는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레어나 미디움이란 말은 알지 못했다. 또한 메뉴판은 온통 영어로 쓰여 있어, 무슨 말인지 조차 낯설어 무척이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고기는 그저 익혀 먹으면 그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스테이크는 구워진 정도에 따라 육즙이 흐를 정도로 익으면 레어(rare). 겉만 익으면 미디움(medium),속까지 익으면 웰-돈(well-done)이라고 부른다는 것조차 몰랐으니, 보기에 얼마나 한심했을까 싶다. 촌놈이 달리 촌놈이 아니라는 걸 실감한 하루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모르면 두려움조차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모르는 것이 가장 두렵다. ..

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은 내가 인정하는 길이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은 성장한다. 아이가 소년이 되고, 소년이 청년이 되며, 청년은 어른이 되고, 그리 오래지 않아 노인이 된다. 이렇게 사람이 성장하는 것은, 억지로 누가 거들지 않아도 자라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모가 바라보는 접점에 따라 자연스러운 성장보다는, 인위적인 것들이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하늘의 별무리처럼, 수많은 것들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각축하는 장이다. 이처럼 대자연속의 동식물은 경쟁에서 낙오되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경쟁에 지고도 도태되지 않고, 사랑이라는 정을 자양분 삼아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인간뿐일 것이다. 조금은 비인간적이고 각박할 런지는 모르지만, 어떤 면에서는 도태가 더 행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평생 동안 벽을 바라보고 사는 것..

신념(信念)

신념은, 어디에서 생겨날까? 아마 신념은, 막연한 상상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가 하고 싶다든가 원하는 꿈과 같은 상상의 것들을 실체화 한 것, 그것이 바로 신념일 것이다. 일종의 삶의 의미고 목표일 것이며, 꿈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꿈이란, 하늘에서 쏟아지는 무수히 많은 빗방울과 같다. 점과 같은 이 빗방울들이 하나의 실천의지를 가질 때 비로소 신념이 되는 것이다. 신념은 돋보기와 같다. 빛을 모아 한 점에 모으면, 종이나 나무가 타들어가는 것과 같이 끝없는 집중이다. 한없는 집중은,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잠재의식을 끌어와 초인과 같은 힘을 발휘하게 한다. 이처럼, 막연한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이 흔들리지 않도록, 의지를 부여하여 관철시키는 것이 바로 신념이다.

경계할 자는 당당한 사람이다.

여자의 예쁜 가슴은, 늘 남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어머니에게 젖을 먹고 자란 사랑의 회귀일수도 있을 것이다. 꼭 유방과 같이 이성에 대한 성적인 본능일수도 있을 것이지만, 아름다운 가슴을 보면 왠지 더듬고 싶어지고, 가슴이 주는 포근함과 안식을 그리워한다. 만일 거리에서, 가슴이 훤히 들어나 보이는 예쁜 여자를 만났을 때 남자는, 결혼의 유무와 관계없이 인간성에 따라 다음 네 가지 유형으로 가슴을 쳐다본다고 한다. 첫째는, 아예 시선을 피하는 자로, 이 사람은 신사적으로 예의는 바르지만 소극적인 사람의 표본이며, 둘째는, 마치 모욕이라도 당한 듯 화를 내거나 꾸짖는 자로, 거만한 사람이다. 셋째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하여 은근슬쩍 흘끔거리는 자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며, 넷째는, 대놓고 쳐다보는..

일귀하처(一歸何處)

◇ 일귀하처(一歸何處) 불교에서, 일귀하처(一歸何處)란 말이 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라는 뜻이다. 물론 불교에서 이 말이 의미하는 는, 부처에의 귀일이겠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죽음일 것이다. 죽음에 가까이 가 본 사람만이 운명을 볼 수 있다. 사람은 아는 것만큼 행동한다. 참새가 황새를 쫒으면 다리가 찢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이 듣거나 보지도 않고 좋은 것만 쫒으려하면 미쳐 쫒아가기도 전에 스스로 지쳐버린다.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것 역시, 자신이 아는 한도에서 세우는 것이기에, 위험을 안고 있음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릇에 물을 채우다, 넘치면 보다 큰 그릇으로 바꾸면 된다. 그릇에 물이 넘쳐도 그릇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물만 자꾸 쏟아 붙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없다. 모르면 아는 사..

이름의 진정한 가치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름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 엄마 뱃속에서 하고 이 세상에 태어나면 일반적으로 아가라고 부른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태어나도 먹을거리가 부족하고 잔병치레가 많아, 대부분 1년을 잘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기에 1년이 지난 뒤에야 호적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 이유로, 등, 다소 천한 아명을 지어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한다. 또한 탄샌년도나 띠는 같아도, 호적나이와 주민등록 나이가 다르고, 입학년도가 달라, 같은 동네에 살던 동갑내기 친구라 할지라도 선후배가 갈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름은 단순히 호칭이 아니다. 군가에게 이름이 정해져야 비로소 그 사람의 운명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이름에 의해 책임과 의무가 부여되는 것이며, 행복이나 사람과 같은 감정들이 그 이름위에 쌓여..

대등한 인간관계는 없다.

▶ 대등한 인간관계는 없다. 사람 사이에는 대등한 인간관계란 없다. 그동안 서로 친하게 관계를 유지해 왔으므로, 서로 대등한 관계에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만일 스스로 대등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철부지 생각일 뿐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내가 주는 것은 크고, 남이 주는 것은 작다란 인식이 밑바탕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인식은 항상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것이 적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친구나 가족이 어려운 일에 닥치면,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웃긴 얘기지만, 돈 문제만큼은 결과를 장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한두 번은 그간의 정 때문에 도와주게 된다. 하지만 ..

불가능은 없다.

◆ 불가능은 없다. 인간의 역사는, 소수의 용기 있는 도전자에 의해 발전해 왔다. 물론 역사는 승리자의 관점에서 평가되고 기록되는 것은 필연일 것이다. 하지만 역사도 인간의 욕망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다. 스스로 좌절하고 주저앉지 않을 용기와 인내심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결코 불가능은 없다. 인간은 가장 큰 장점은, 지식과 사상들이 대물림할 수 있는 교육일 것이다. 이렇게 교육을 통해 대물림되어 전승된 지식은, 새로운 사고와 도전을 낳게 된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는 도전이지만 욕망에 다름 아닐 것이다. 개개인으로 따지면 포기하는 사람도 생겨나겠지만 인간의 욕망은 불가능이 없다. 그래서 하늘에 닿기 위해 바벨탑을 짓다 하나님의 노여움을 불러왔지만, 시간과 열정만 있다면 언제든지 가능할 것이다. 당대에 이루..

자극은 사람을 젊게 한다.

▶자극은 사람을 젊게 한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마 자극 때문일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든가 상처나 고통과 같은 육체적 정신적인 자극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이다. 먹을거리가 풍부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온순하지만 왠지 게으르고 방만한 생활을 하고, 생존경쟁이 치열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날렵하고 사납다. 이처럼 사람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육체 역시 자극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동력을 얻을 것이다. 사람의 머리는, 환타지 소설에 나오는 무한대의 저장 능력을 가진 마법 주어니(infinity-bag)다. 일생동안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배운 것을 저장해도 탈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행복은 가까이 있다.

▶ 행복은 가까이 있다. 행복이라 하면, 무슨 거창한 성공의 산물인 것처럼 말하지만,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주변의 작은 것들이다. 아침저녁 변함없이, 나를 반기는 가족의 미소와, 공부 열심히 하는 자식들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이따금 함께 어울려 웃고 떠드는 일상의 삶이 바로 행복이다. 젊은 시절에는, 늘 거창 것들만 눈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왠지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아이와, 아내와, 어머니와 장모님, 그리고 내 삶을 떠받쳐주는 직장에서의 내가 하는 일들... 한 때는 왠지 거추장스럽고 고생의 대상처럼 여겨졌던 것들이, 이젠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하는 대상임을 자각하게 된다. 물론 능력이 줄어든 만큼, 꿈이 작아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살면서 얼마나 허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