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 때의 일일 것이다. 처음 대학에 입학하고 얼떨결에 미팅을 위해 호텔식당에서 스테이크를 먹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스테이크라고는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레어나 미디움이란 말은 알지 못했다. 또한 메뉴판은 온통 영어로 쓰여 있어, 무슨 말인지 조차 낯설어 무척이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고기는 그저 익혀 먹으면 그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스테이크는 구워진 정도에 따라 육즙이 흐를 정도로 익으면 레어(rare). 겉만 익으면 미디움(medium),속까지 익으면 웰-돈(well-done)이라고 부른다는 것조차 몰랐으니, 보기에 얼마나 한심했을까 싶다. 촌놈이 달리 촌놈이 아니라는 걸 실감한 하루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모르면 두려움조차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모르는 것이 가장 두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