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경험은 두려움을 이기는 힘이다.

소우(小愚) 2010. 6. 14. 13:20

 

 

대학 새내기 때의 일일 것이다.

처음 대학에 입학하고 얼떨결에 미팅을 위해 호텔식당에서 스테이크를 먹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스테이크라고는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레어나 미디움이란 말은 알지 못했다.

 또한 메뉴판은 온통 영어로 쓰여 있어,

무슨 말인지 조차 낯설어 무척이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고기는 그저 익혀 먹으면 그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스테이크는 구워진 정도에 따라 육즙이 흐를 정도로 익으면 레어(rare).

겉만 익으면 미디움(medium),속까지 익으면 웰-돈(well-done)이라고 부른다는 것조차 몰랐으니,

보기에 얼마나 한심했을까 싶다.

 촌놈이 달리 촌놈이 아니라는 걸 실감한 하루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모르면 두려움조차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모르는 것이 가장 두렵다.

 길을 갈 때 아는 길만 갈 수 없는 것처럼,

,의도하지 않아도 모르는 길이 불현듯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인생이다.

 

연애도,

해 본 사람이 더 잘하고,,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더 잘 먹듯이, 한 번 경험한 것은 익숙하기 마련이다.

 

우리의 놀이기구 중에 시소라는 것을 알 것이다.

시소의 균형을 맞추려면 한 곳의 무게를 더하거나 빼야 되는 것처럼,

경험과 두려움은 바로 시소와 같다.

 

경험이란 것은,

성장과 창조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같은 고기라도,

먹고 배만 부르면 되지,

질긴 고기나 연한 고기나, 익은 고기나 덜 익은 고기나,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는 사람과,

옷은 어차피 몸에 가리는 물건인데, 아름다운 옷이나 그렇지 않은 옷이나,

비싼 옷이나 싸구려 옷이면 어떠냐는 사람,

 

신발도 발이 편하면 그만이지,

구두나 운동화나, 소가죽이나 양가죽이나,

재질을 따지는 것이 무슨 필요가 있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면서 안하는 것과 ,

몰라서 못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알면서 안하는 것은,

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선택이지만,

몰라서 못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두려움일 것이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그 두려움 속으로 다가가 그 두려움을 경험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에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상식으로 통하는 것들에 대해서 가능하면 많이 알고 직접 경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