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마음은 유리 잔과 같다.

소우(小愚) 2010. 6. 18. 13:12

 

 

 

 

 

     ▶ 마음은 유리잔과 같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의 마음은 유리잔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쉽게 상처받는 나의 마음이 그렇습니다.

딱히 무슨 마음 아픈 일도 없었는데,

살아가는 일, 지금 내가 하는 일 모두가 즐겁지 않습니다.

 

이 나이가 되면,

그래도 자신에게 닥치는 일은 초연해져야 하는 것인데,

난 아직도 철이 덜 들었나 봅니다.

물론 그동안 가슴에 남아있었던 것들이겠지만,

그냥 지나쳐도 좋을 작은 것들이 가슴에 남아 안식을 깨뜨려 버렸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했으면,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원한 것을 하기로 했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불평불만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자신이 원해서 선택한 일인데,

힘들고 짜증날 때마다 제3자에게 불만을 표시하면 제3자 역시 짜증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제3자는 제3자일 수밖에 없음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이 제3자의 마음까지 헤아리지는 않기에,

마음은 유리잔처럼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지기 마련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몸이 어디 아픈 곳이 있어도 홀로 견디고 삽니다.

누구를 위하여 일하는 것만큼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욕심을 줄이면 많은 부분을 절약할 수 있음에도,

모자란 부분은 자신의 몫으로 채우려고 하는 사람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살지는 못하지만,

내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힘과 노력이 덜 필요한 것도 사실일 겁니다.

채울 것이 많으면 그릇 역시 점점 더 커지는 이 당연한 이치임을 알아야 할 겁니다.

 

한번 깨진 유리잔은,

날카로운 조각이 되어 돌아오는 것처럼,

마음의 상처는 그냥 아물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처 난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히기 쉽습니다.

 

이미 상처 난 마음은,

절름발이가 되어버렸기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두가 마음에 차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별 것 아닌 일에도 버럭 화를 내거나, 마음의 문을 선뜻 열지 못하고,

늘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깨진 유리조각처럼,

그 누군가의 파편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