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 1291

2009년, 평창 백일평 화전마을

◆ 장군바위산 아래 백일평은, 우리 부모의 삶의 애환이 묻어있는 산촌마을이었다. 그 당시 맥주 원료인 호프농장이 이곳에 있어 부모님은 여기서 일하셨다고 한다. 그러다 어머님은 호프꽃을 따기 위해 설치된 고가의자가 떨어져 크게 다쳐, 평생 그 휴유증으로 고생하셨다. 평소 부모님으로부터, 장군바위와 백일평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궁금했었는데, 겨울산행지를 찾던 중 불현듯 장군바위산이 떠올라 단독산행에 나섰다. 하지만 높은다리를 들머리로 하여 백일평 가는 길로 진입했으나, 아직 채 개발되지 않은 등산로라 장군바위산으로 꺽어지는 등산로를 찾지 못했다. 또한 워낙 외진 곳이라, 무서움을 잘 타지 않는 시골 출신이지만, 아직 눈이 녹지 않은 등산로 주변으로 온갖 야생동물 발자국이 있어, 산행은 그만 포기하고 우리 부..

2009년, 억새의 산, 정선민둥산

◁ 억새의 산 , 민둥산 정선 민둥산은, 가을이면 바람에 날리는 억새의 고운 자태를 만날 수 있는, 우니나라 대표적인 억새산행지이다. 민둥산은 해발 1,118.8m로, 억새 산이라고 할 만큼 온통 억새로 뒤덮여 있다. 산 7부 능선까지는 관목과 잡목이 우거져 있고, 정상부분은 나무가 거의 없다. 산세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산 정상에서 사방으로 끝없이 둘러친 억새 군락지는,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를 보기위해 많은 등산객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민둥산 억새는, 거의 한 길이 넘고 또 매우 짙어서, 길이 아닌 일부 지역은 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오르기 쉽다. 하지만 민둥산은 너무 잘 알려져서인지 가을이면,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 조용한 산행의 즐거움을 ..

2009년, 낯선 동반자와의 대관령 산행

대관령은 언제 찾아도 항상 볼거리가 있어 좋다. 그리고 대관령 산행은 한걸음씩 올라갈 때마다 강릉시가지의 풍경과' 고만고만한 산봉우리와 능선들이 점차 한 눈에 들어오게 된다. 늘 같은 산을 찾아도 산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때 보여준다. 때로는 구름에 가리고, 때로는 안개에 가려, 혹은 비바람이 불러와 시야를 가리기도 하고, 먼지가 덮인 듯이 온 산이 뿌옇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산은 인연을 만드는 곳이다. 이란 말이 있듯이 누구나 산을 찾으면 선해진다. 낯선 사람이라도 힘들게 오르는 사람이 있으면,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면서 함께 동반자가 되어준다. 또 누구나 쉽게 일행이 된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도 모르지만 기꺼이 동반자가 되어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명예를..

자주쓴풀

※ 자주쓴풀 용담과의 두해살이풀로 높이는 15~30cm이다. 잎은 마주나고 피침 모양으로 양 끝이 좁다. 10월에 자주 빛 꽃이 취산꽃차례로 위에서 피고, 열매는 넓은 피침모양의 삭과다. 잎이 달린 줄기는 건위제, 지사제로 쓴다. -> 이 꽃은 석병산을 하산하면서 촬영한 것이다. 처음에는 용담인 줄 알고 지나치려 했으나 꽃 모양이 달라 촬영해 왔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자주쓴풀인 것 같은데 가운데부분의 색이 차이가 나 확신할 수 없다.

2009년, 아들과의 강릉 어명정산행

내가 원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다. 란 생각은 잘못이다. 그래서 요즘은 주로 홀로 산행을 즐긴다. 모처럼 휴일인 일요일에 애써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다. 전날 모임에도 편안하게 갈 수 있고 늦도록 좋아하는 독서도 한다. 때때로 책을 읽다 생각나면 메모도 하고, tv를 보다 불을 켜놓은 채 잠들어, 아내로부터 꾸지람도 듣지만 자유로움에 흠뻑 젖어 산다. 산이 궁금하면 새벽에도, 점심나절에도, 돌아올 때 해가 어둑어둑 지는 늦은 오후에도 산행을 한다. 사람에게 매이지 않으니 장소에 대한 망설임도 없다. 발길 닿는 대로 때로는 계곡으로, 바다로, 인근 마을 너머로도 걷다 힘들면 돌아오고는 한다. 자연의 정취는 내 눈이 머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존재한다. 아파트 정원 뜰에는 요즈음 벚나무 잎사귀가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