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 1291

2008년, 꿈의 능선 설악산공룡능선

새벽 5시 50분. 소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밖을 나서자 주위는 온통 어둠에 휩싸였다. 매표소에는 입장하려는 등산객 대여섯 명이 있을 뿐, 날이 밝아지기를 기다리는 듯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다. 소공원내로 진입하였으나 소공원은 어둠에 묻혀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갈 정도였다. 만남의 광장에서 등산화를 조이고 배냥을 정리한 다음 신선대를 향해 길을 나섰다. 그 아름답던 숲도, 계곡도, 산봉우리도 어둠에 잠겨버리고, 오롯이 숲 사이로 하얀 자갈이 깔린 등산로만이, 내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무섭다. 중학교 때 십오리 등하교길을 걸어다닐 때를 제외하고는, 홀로 숲에 남겨진 것은 처음이다. 바스락거리는 나의 발자국소리나 나뭇가지의 흔들림에서 조차 흠칫 놀라게 된다. 이상스럽게 생긴 바위나 고목들도..

2008년, 강릉 노추산 등산

오늘은 느긋한 마음으로 한가로운 산행을 즐기기로 했다.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편안한 기분으로 가을의 정취에 한껏 빠져보리라는 마음으로 산행에 나섰다. 노추산은, 2005년 5월, 구절리를 통한 6시간 산행을 한 경험이 있는 터라 조금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왕산면 대기리 비호재 아래 늘막골을 들머리로 2.9km의 등산코스를 선택하여 산행을 계획했으나 들머리를 찾을 수 없어 밭에서 일하시는 인근 할아버지의 도움을 얻어 간신히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람이 불고 다소 차가운 날씨라 조금은 춥다. 빨간 지붕이 아름다운 들머리에는 서낭당이 고목아래 고적하게 자리하고, 서낭당 처마끝에 매달린 풍경은 고운 풍경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들머리를 지나면 낙엽송림을 지나게 되..

설악산 신흥사

◆ 설악산 신흥사 신흥사는 신라 진덕여왕 6년(652)에 자장이, 향성사 라는 이름으로 세웠으나, 698년 화재로 불타버렸다고 한다. 그 뒤 의상이 선정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워 1000여 년간 번창하다가, 조선 인조 20년(1642) 화재로 또 다시 소실되었다. 2년 후인 1644년경, 영서, 혜원, 연옥 세 스님이, 선정사 아래쪽에 절을 세웠는데, 이 절이 지금의 신흥사이다. 1947년 대웅전을 시작으로 여러 건물들을 차례로 다시 세움으로써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극락보전, 명부전, 영산전, 보제루 등을 비롯하여 3개의 문과 여러 부속 암자가 있다. 신흥사 극락보전(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4호)은, 현종 5년(1664)년에 세운 건물로 앞면 3칸·옆면 3칸 규모이며, 지붕은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