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 1291

병아리 가족

사무실 옆 공터에, 오골계 잡종인 닭을 몇마리 기르고 있다. 그런데 그 중 암탉 한마리가 10개 정도의 알을 품기 시작했는데, 며칠전에 그 중 5마리가 부화에 성공했다. 어미를 따라, 종종 걸음을 하는 병아리가 너무나 귀여워, 점심을 먹은 후 모두들 한참이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털을 고르고 주목나무 밑에서 졸린 눈을 깜빡거리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어릴적에는, 계란 하나가 유일한 용돈이였으며, 학용품을 살 수 있는 화폐 대용이었다. 계란이 골면 사지않아 조심스럽게 손에 쥐고 걷다보면, 혹여 떨어뜨러 깨지않을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였었다. 그래도 15리 황토먼지나던 시골길을 걷던 추억을 떠올리면 절로 가슴이 포근해진다.

강릉단오 상농정기전

강릉단오제가 열리는 매년 5월, 강릉에는 고교축구의 양댜라이벌인 상농정기전이 열린다. 개최고등학교가 어디냐에 따라 명칭의 우선순위가 정해지나, 출신에 따라 상농정기전, 혹은 농상정기전이라 하여 서로 옥신각신했다. 오죽했으면 작은 연고(고연)대정기전이라 하였겠는가. 우리 때는 서승만 수학선생이, 응원을 가르쳤는데 단오가 오기 한 달 전부터 응원연습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응원 대부분이 몸을 움직여 하는 응원이지만, 그 때만 해도 응원도구는 수술이나 카드섹션, 그리고 검은색 교복을 이용한 응원이 대부분이었다. 5월이면 더위가 시작되는 때라, 황토 먼지 나는 운동장에서 서너 시간씩, 연습하느라 움직이고 나면 온 몸이 땀투성이 되었다. 그래도 수업을 안 한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신났고 행복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