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 1291

2007년, 평창 오대산 적멸보궁

◆◇ 중학교동창들과 다시 찾은 오대산 누가 나 보고 오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고르라 하면, 난 서슴없이 오대산 일주문에서 부도 까지의 전나무 숲이라고 말하고 싶다. 신과 가끼이 하고픈 인간의 욕망 때문에 바벨탑을 세웠다고 하지만, 하늘의 찌를 듯이 끝이 없는 전나무에 오를 수만 있다면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열사람이 안아도 안을 수 없는 수백년을 살아 온 전나무의 숲... 단 일분이라도 이 숲을 거닐어 본 사람이라면 대자연이 주는 무게앞에 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고, 잣나무의 향기에 취해 저절로 가슴 깊은 곳 까지 청량한 기운이 맴도는 것을 절로 느끼게 되고, 태고의 자연의 신비 앞에 초라 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오대산은 중국 산서성에 있는 청량산의 별칭..

그리운 고향산야 대관령

오늘 바라본 대관령은 유난히 붉다. 아스라이 보이는 산자락이 서서히 어둠에 묻히고, 구름과 어둠에 가리워진 석양은 이미 싸늘한 바람자락에 떨어져 버린 단풍잎새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늦가을 하늘을 온통 붉은 옷으로 갈아 입히고 있어 여간 신비롭지 않다. 그곳에 사는 국사 서낭당 산신령께서, 독야청청한 금강송이 우거진 산골짜기 폭포에 앉아 인간세상을 돌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복을 입은 곱디고운 여인네의 소매자락 같은 산줄기가 유난히 가까이 내려 앉는다. 가볍게 조깅하는 나의 발걸음 따라 대관령의 바람소리가 머리카락을 흐트리고, 하나 둘 나타나는 동해바다의 고깃배의 조어등 불빛과, 빌딩숲 사이로 도망치듯 달아나는 헤드라이트와 가로등 불빛이, 찬바람에 으스러지듯 늦가을의 정취로 깨어난다. 대관령은 강릉..

돌과 소엽란

^^ 취미 삼아, 산과 들에서 예쁜 돌들을 모으고, 화원에서 소엽란 등 소품을 사서 돌에 붙여, 만들다 보니 사무실 안에 가득 찼다. 거의 10년이 된 것도 있어 매년 6월 부터 소엽란이 피어나는데, 가느다란 줄기에서 피어난 란은 향이 그윽 하고, 석곡란에서 피어난 란은 꼬깔 모양으로 피어나는데 돌과 어우러져 정말 보기 좋다. 돌은 가급적이면, 석회석 쪽은 피하고 화강암 쪽이 좋은데, 이 란들은 잎 보다는 뿌리가 돌에 착상하는 모습이 일품이라, 적당하게 물을 머금지 않으면 뿌리가 곱슬머리 모양으로 보기가 안좋고, 오래 못 가 말라 비틀어 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