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6년, 경기가평 운악산
나는 오늘도 새벽같이 산행에 나선다.
이 무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나만의 산행에 나선 것이다.
혹자 어떤 사람은 왜 그리 혼자 가까운 곳도 아닌 위험한 먼 산행을 하느냐고 묻는다.
아마 그것은 심신의 안정도 안정이지만 왠지 모르게 산에 오르노라면 세상살이 모두가 편해지기 때문이다.
자칫 좋아서 하는 산행이 후회가 되지 않도록, 항상 안전한 산행을 위한 경각심을 놓치지 않고 있다.
경기도 가평에 있는 해발 935m의 운악산은,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과 함께 경기 5악으로 불린다.
운악산은 경기 5악 중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경치가 가장 수려한 산이다.
운악산이란 이름은,
망경대를 중심으로 한 암봉들이,
마치 구름을 뚫은 듯 솟구쳐 보인다 해서 붙여졌다 한다.
운악산은,
100대 명산으로 한북정맥에 속해 있다.
산 중턱에는 신라시대 법흥왕이 창건한 현등사가 있으며,
동쪽 능선으로 망경대, 미륵바위, 눈썹바위 등의 기암절벽과 병풍바위가 있다.
백련폭포, 무우폭포, 무지개폭포를 품은 아름다운 계곡과 더불어, 봄에는 산목련과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이 단연 으뜸이다.
운악산 등산코스는,
안내소-현등사-코끼리바위-절고개-남근석-동봉정상으로 오르는 3.35km의 1코스와,
안내소-눈썹바위-병풍바위-미륵바위-망경대-동봉정상의 3.08km의 만경대로 청룡능선 2코스,
그리고 안내소-백년폭포-절고개-동봉정상의 4.05km 백호능선 3코스로,
산행경험이 많은 전문가코스라 할 수 있다.
총 6.43km의 1코스 2코스 공히,
등산에는 약 3시간, 하산에는 약 2시간, 총 5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1코스를 거쳐 2코스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호하나,
1코스는 비탈진 돌곽산 계곡길이라 그리 볼거리가 없으므로 현등사를 들릴 것이 아니라면,
다소 험하고 멀더라도 오르면서 볼거리가 많고 스릴 넘치는 2코스나 3코스로의 산행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이번 내가 선택한 2코스로 등산하여 3코스로 하산하는 길은 비록 험하나,
암벽클라이밍을 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운악교를 건너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상가너머 보이는 운악산이다.
화장실이 있는 좌측으로 안내소가 있고,
그 옆으로 간이주차장과 더 가면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료를 받는다고 한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간이주차장 텅 비어 있어 차를 주차한 후 곧바로 산행에 나섰다.
맞은 편 상가를 따라 약 2~3분 정도 가면,
상가가 끝나는 곳에 운악산 안내도와 삼충탑에 이어 현등사일주문이 보인다.
일주문을 지나 약 300m 정도 가면 우측으로 2코스 들머리가 나온다.
어느 쪽으로 가도 정상으로 가지만, 산행 시 포장도로를 유난히 싫어하는 나인지라 2코로 향했다.
처음 나무계단으로 시작된 오르막길이 한 숨 쉬어갈 수 있는 언덕까지 약 20여분 이어진다.
잠시 숨을 고르고 땀을 닦은 뒤 우측으로 보이는 정상을 바라보며 약 15여분을 가자,
암석에 삿갓을 씌운 듯한 눈썹바위가 보인다.
이 눈썹바위에도 선녀와 나무꾼 같은 전설이 내려오는데,
그 전설인 즉, 목욕하려 내려온 선녀의 치마를 훔친 총각이, 치마가 없어
총각을 따라갈 수 없다는 선녀의 말을 믿고 덜컥 치마를 내준 뒤,
그 치마를 입고 하늘로 올라가면서 곧 돌아오겠다는 선녀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이 바위가 되었다는 뭐 그런 얘기다.
연이어 강철로프가 설치된 이 바위 밑을 지나 비탈진 바위오르막을 오르면 안부가 나타난다.
이 안부에서,
우측은 592봉, 좌측은 625봉이다.
우측 592봉에 오르면 마치 하판리 마을이 푸른 초원처럼 펼쳐져 보인다.
다시 내려와 강철로프와 손잡이모양 파이프를 디딤돌 삼아 오르면,
작은 나무토막 쉼터가 있는데 이곳이 625봉이다.
여기서 5분 정도 걸어 작은 돌이 쌓여진 고인돌 모양의 암석을 지나면 이내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다 우측으로 잠시 돌아 회백색 슬랩지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쾌 큰 즐거움일 것이다.
이 바위 길을 오르다보면,
다소 모호한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가야 전망바위로 갈 수 있다.
로프조차 없어 오르기가 쉽지 않으나 오르면서 보는 건너편 암봉들로 이어진 능선은,
너무나 커다란 즐거움과 행복감을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암봉자락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의 시원함은 더 말할 나위 없다.
나도 모르게 <야~호!>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테크계단을 내려서니 다가서는 풍경이 압권이다.
정면으로는 운악산 정상이, 우측으로는 수직절리를 이룬 병풍바위가 조화롭다.
그리고 수직절벽의 압봉들이 군락을 이루고, 괴석들 사이로 자란 노송들이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그야말로 대자연의 향연이 벌어지는 연회장이다.
마치 한편의 파노라마다.
병풍바위를 내려와 안부에서 조금 오르면 미륵바위를 볼 수 있다.
미륵바위표지석이 있는 이곳에서 지난 온 안부 위쪽으로 보이는 바위가 미륵바위다.
두 개의 기암이 마치 형제처럼 서 있는데, 우측에 보이는 암봉이 미륵모양이라 해서 미륵바위라 불린다.
좌측의 철 난간대를 붙잡고 돌아올라 가면 정상 260m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는 망경대까지 ∪자형 받침대와 쇠줄을 붙잡고 오르는 위험한 암벽등반이 이어진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암벽을 올라야 한다.
아래로는 수십 장 낭떠러지기라 때로는 아찔한 공포감도 든다.
그러나 이렇게 어렵게 올라온 뒤 구름다리에 서면 왜 그리 힘들게 산을 오르는지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망경대에 서면 마치 신선이 구름을 타고 노니는 듯 아름다운 암봉들과 풍경들이 발아래다.
사방이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망경대를 내려왔다,
다시 테크계단을 올라 참나무 숲을 헤치고 가면 동봉정상이다.
다소 평평하게 자리한 동봉정상에는 두 개의 정상표지석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해발 937.5m 가평군 운악산비로봉(雲嶽山毘盧奉)이고,
다른 하나는 포천시 운악산(雲嶽山)정상석이다.
동봉 정상에서 바로 건너보이는 곳에 서봉정상도 있다.
각자 쓰던지 아니면 함께 쓰면 좋을 터인데, 왜 한 곳에 두 개의 정상석을 설치했는지,
산도 정치색이 물든 탓이 아닌가 싶어 답답하다.
사람이 없어 정상에서 막걸리를 파시는 어르신께 인증샷을 부탁드리고 먹을거리를 나눠드리자,
멀리서 오신 분이니 이곳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서봉정상을 보고 가라고 권한다.
서둘러 서봉정상에 가니 포천에서 올라온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물어보니 동봉과 서봉을 두고 양 시군의 등산로도 다르다고 한다.
자신은 서봉을 돌아 하산한다고 한다.
동봉으로 다시 돌아와 하산에 나섰다.
정상에서 테크계단을 내려서자 야영하거나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직진하여 약 400m 정도 가자 전망대에서 좌측으로 남근 형상을 한 두 개의 바위를 볼 수 있다.
이어 약 200m 정도 내려가면 현등사와 백호능선 갈림길 절고개 안부가 있다.
여기서 현등사 쪽으로 내려서면 곧바로 옆모습이 코를 길게 늘어뜨린 코끼리형상의 코끼리바위를 볼 수 있다.
이어 현등사까지 약 1km 바위가 울퉁불퉁 솟아있는 내리막길을 내려가야 한다.
등산로는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이 역시 산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
현등사는 요즘 중창중인지 온갖 공사자재가 널려있어 다소 번잡하다.
보광보전과 만월보전을 본 뒤,
삼층석탑과 함허대사부도탑, 지진탑에 보고,
108계단을 내려가 불이문으로 나섰다.
잘 닦여진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구한말 나라의 운명을 한탄하며 민영환이 누워있던 바위에 <민영환>이라 새긴 민영환 암각서와,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안개비처럼 보인다 해서 지은 무우폭포,
45도 경사에서 흘러내리는 폭포가 백년을 두고 변함없이 흐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백년폭포가 연이어 있다.
그리고 백년폭포가 있는 곳에서,
철다리를 내려가 개울을 건너면 4.05km의 운악산 정상으로 가는 백로능선이 나온다.
여기서 하판리 안내소까지는 520에 불과하다.
6월 들어 약 2주 계속하여 생각했던 등산여정보다 많이 걸려,
오늘도 새벽같이 길을 나섰으나 제시간에 등산을 마칠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 개울로 내려가 얼굴과 손에 흐르는 땀을 씻어내고 쉬엄쉬엄 내려가도 좋을 것이다.
모처럼 멋진 등산을 마친 하루다.
○ 등산일지 : 2016년 06월 19일 일요일
○ 등산코스 : 하판리안내소-2코스등산들머리-눈썹바위-전망바위쉼터-병풍바위-
미륵바위-망경대-동봉정상-서봉정상-동봉정상-남근석-절고개-코끼리바위-현등사-
민영환암각서-무우폭포-백년폭포-하판리안내소
○ 소요시간 : 총 6.43km, 5시간 05분(사진촬영 및 휴게시간 포함)
○ 등산상세여정 -
04:00 강릉출발
06.55 운악교 한판리 안내소 간이주차장 도착 - 산행준비 및 등산로 파악
07:00 등산시작
07:03 삼충탑 및 현등사일주문 - 등산안내도, 운악산시비.
07:08 운악산 정상-2.61km 2코스 들머리 (0.47km, 08분)
07:27 언덕 - 잠시 휴식
07:30 갈림길이정표(0.71km, 22분, 좌-안내소 1.32km, 직-정상, 1.90km) - 직진
07:42 눈썹바위(0.17km, 12분)
07:55 안부이정표(1.18km, 13분, 좌-정상 1.55km, 우-592봉) - 우로 진행
07:57 592봉 - 조망이 탁월함, 조망 후 안부로 원점회귀
08:10 625봉 쉼터(0.15km, 13분)
08:35 전망바위 쉼터(0.32km, 25분) - 오른 쪽 슬랩지대 감상, 오를 때 조망이 탁월함
08:39 병풍바위표지석(0.1km, 4분) - 인도 승을 내친 바위
08:54 안부이정표(0.15km, 15분, 직-정상 0.53km, 안내소 2.55km) - 직진
09:06 미륵바위표지석(0.1km, 12분)
09:13 갈림길이정표(0.17km, 07분, 우-정상 0.26km, 좌-안내소 2.82km) - 우로 진행
09:44 망경대표지석90.16km, 31분) - 조망 탁월함
09:51 동봉정상(해발 937.5m, 0.1km, 07분) - 가평군정상석과 포천군정상석이 있음
10:03 서봉정상(해발 935.5m, 0.2km, 12분)
10:25 동봉정상(0.2km, 12분)으로 다시 돌아옴
10:33 남근석전망대(0.44km, 08분)
10:40 절고개갈림길이정표(0.2km, 07분, 직-백호능선 2.7km, 좌-현등사 1.0km) - 좌로 진행
10:44 코끼리바위표지석(0.02km, 04분)
11:13 현등사(0.98km, 29분) - 사찰 경내 관람 10분
11:30 민영환암각서표지판(0.2km, 17분)
11:37 목우폭포(0.58km, 07분)
11:45 백년폭포, 3코스갈림길(0.61km, 08분) - 우측으로 운악산 정상 4.07km
12:05 하판리안내소 도착(0.52km, 20분) - 총 6.43km, 5시간 05분소요
12:20 가평군 하판리안내소 출발
16:20 강릉도착 - 가평일대 차량정체와 통제로 춘천IC경유 우회도로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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