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청송 주산지-주왕산등산
강릉단오로 임시휴일이라 오랜만에 아내와 산행에 나섰다.
늘 주산지를 보고 싶다던 아내의 기원을 들어 경북청송의 주산지와 주왕산을 등산하기로 했다.
새벽 3시 30분에 가상하여 준비 후 김밥을 사서 4시 20분쯤 강릉을 빠져나왔다.
7번 국도를 약 2시간 40여분을 달려 주산지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7시, 한껏 주산지의 신비로움이 궁금하다.
매점과 화장실이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 후 서둘러 주산지로 향했다.
우측도로를 따라 상가를 지나고 입구를 지나고,
낙엽송 숲을 지나 15분 정도 가자 마침내 주산지가 보인다.
순간 놀람은커녕 왠지 모를 실망감이 가득 밀려온다.
그동안 사진에서 보던 안개 자욱한 저수지 속에 능수버들과 왕버들이 자라는 신비는 그 어디에도 볼 수 없다.
흔히 우리가 마을 어디선가 보던, 약 200m 정도의 아담한 그저 그런 수많은 저수지에 불과하다.
그래도 돌아가면 다를까 싶어 탐방로를 따라 전망대로 향했다.
그러나 봄철 가뭄에 모내기를 위해 물을 빼서인지 20여수의 나무들은 저수지 가에 덩그러니 서 있다.
김기덕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그 신비는 볼 수 없다.
내려오는 길에 매점 아주머니에 “언제 와야 주산지를 제대로 볼 수 있느냐?”라고 묻자,
4월 이전이라고 알려준다.
나의 잘못이지만,
때를 잘 못 선택한 아쉬움이 크다.
주왕산(周王山)은 해발 720.6m이다.
주왕산은 고려말의 고승인 나옹화상(1320~1376)이,
이 산에서 수도하면서 주왕산이라고 부르면 이 마을이 번성할 것이라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달리 산의 모습이 병풍을 친 것 같다고 해서 석병이라고도 불리며,
신라왕족 김주원이 머물렀다고 주방산이라고 한다.
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산세가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기암절벽이 곳곳에 솟아 있어 경북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기반암은 화강암 편마암이다.
요곡운동을 받은 고생대의 조선계지층이 곳곳에 있으며,
주왕계곡을 따라 기암, 아들바위, 학소대, 급수대, 망월대 등의 기암괴봉이 늘어서 있다.
특히 대전사 뒤로 보이는,
입구 3m지점의 기암(旗岩)은 정면에 200m가 넘는 7개의 봉우리 가운다 최고봉이다.
주왕이 대장기를 세웠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한가운데는 두 조각으로 갈라놓은 듯 금이 가 있는데,
고려 마일성장군이 쏜 화살에 맞아서 생긴 것이라 전해진다.
이어 계곡을 따라,
제1, 2, 3폭포와 구룡소는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주왕이 숨어살던 주왕굴과 무기를 저장해두었던 무장굴이 있으며,
노루용추, 절골 내원 등의 계곡이 있다.
등산로는 주왕계곡을 따라 오르며
오른편으로는 주왕산(720.6)-가매봉(882.7)코스가,
왼편으로는 장군봉(686.8)-금은광이(812.4)코스가 있다.
그중 오늘 나의 등산은,
상의주차장-대전사-자하교-주왕암-숲속도서관-용추폭포-절구폭포-
후르메기갈림길-용연폭포에서 후르매기갈림길로 다시 돌아와 후르메기삼거리에서,
우측 가메봉에 올랐다가 주왕산을 거쳐 대전사-상의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약 18km 7시간 정도로 예정했으나 아내와의 오랜만의 산행이라,
쉬엄쉬엄 걷다보니 10시간이 넘게 걸렸다.
주왕산은,
비록 높은 산은 아닐지라도,
많은 시간을 걸어야 하는 산이다.
8시 20분 경,
주왕산국립공원 상의주차장에 도착했지만 등산입구를 찾지 못해 잠시 방황했다.
기암이 웅장하게 보이는 상가가 늘어선 계곡을 따라 10여분 올라가자 담장너머로 대전사가 보인다.
산행후기마다 보광전 뒤의 기암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단연 돋보였던지라,
교인이 아내를 뒤로하고 사찰 경내를 한바퀴 돌며 감상했다.
그리고 경내를 벗어나 오늘 산행할 등산로를 찾았다.
장군봉 갈림길을 지나 주왕산 용연폭포 갈림길에서 용연폭포 방향으로 향했다.
약 100m 정도 가자 <바위를 등지고 다리가랑이 사이로 돌을 던져 바위에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을 품은 아들바위를 볼 수 있다.
등산로 좌측으로,
자하산성의 흔적을 뒤로하고 약 1km 정도 가면,
우측으로 주왕의 전설이 깃든 주왕굴로 가는 자하교가 숲 그늘에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다.
안내지도에는,
갈림길로 돌아와 다시 용연폭포방향으로 진행해야 할 듯싶어,
자하교를 건너자 이내 오르막계단이 시작된다.
처음 맞는 오르막이라,
다소 숨이 차 쉬엄쉬엄 오르자,
주왕암이 아래 화장실 근처에 용연폭포, 주왕굴, 무장굴로 안내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촛대봉을 배경으로 양 사면이 절벽을 이룬 곳에 제비집처럼 날렵하게 지은 주왕암이 자리하고 있다.
이내 작은 협곡을 지나면 좌측으로 주왕이 재기를 꿈꾸었던 주왕굴이 보인다.
주왕골을 내려오면,
우측으로 0.9km의 용추폭포로 가는 등산로가 나타난다.
이 길을 잠시 걷다 마주치는 전망대에서,
좌로부터 연화봉 병풍바위 급수대로 명명된 커다란 암봉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잘 정돈된 테크길을 따라가면,
급수대 아래를 걷게 되고, 이 곳에서 급수대주상절리를 만나게 된다.
이 곳을 지나면 숲 속의 도서관이 있고 그곳에는,
측면에서 마치 사람의 옆모습처럼 보이는 시루봉과, 청학 백학 한 쌍이 살았다는 학소대가 있다.
학소대 밑 어여쁜 다리를 건너면,
주왕계곡의 백미인 용추협곡과 용추폭포를 볼 수 있다.
속세와 천상을 가르는 침식협곡인 용추협곡에 자리한 용추폭포는 총 3단 폭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1단 폭포는 선녀탕, 2단 폭포는 구룡소라 불린다.
이 협곡에 들어서면,
마치 천상세계에 들어서는 듯한 착각을 불러올 정도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담한 용추폭포는 그림 같다.
이 등산로를 따라 대략 30~40분 사이,
용추폭포를 보는 그 즐거움이 채 가시기 전에 절구폭포와 용연폭포를 연이어 만날 수 있다.
등산로 우측계곡에 자리한 절구폭포는 응회암의 수직절리에 의해 생긴 폭포이고,
2단 폭포인 용연폭포는 주왕산 폭포 중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폭포로,
쌍용추폭포라고 불리기도 한다.
용연폭포는,
등산로로 진행하다,
좌측계단을 통해 계곡으로 내려가,
다시 올라오는 코스로 계곡의 시원함이 단연 으뜸이다.
용연폭포를 지나면,
좌측으로 금은광이-장군봉코스가 이어지고,
우측으로 내원마을-가메봉 코스가 이어진다.
내원마을을 지나 가메봉으로 가는 코스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이미 지나온 0.3km 아래인 후리매기입구에서 계단을 오르자,
이내 물이 바닥을 들어내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여기서 약 1km를 가다,
가메봉 주왕산 갈림길에서 다시 좌측으로 1.3km 가면,
급경사가 나오는데 아마 이곳이 오늘 등산에 있어 가장 힘든 구간이 아닌가 싶다.
약 0.6km에 불과한,
비교적 짧은 구간이지만,
아내와 이 비탈길을 오르는데 무려 1시간이 걸렸다.
경사도 경사지만 자갈이 깔리고 나무뿌리를 돌아 오르는 길이라,
아내에게는 무척이나 힘들고 험난한 길이 아니었나 싶다.
쉬기를 반복하면서 능선에 오르자,
좌측으로 가메봉 0.7km, 우측으로 주왕산 3.7km의 능선길이 이어진다.
여기서 좌측으로 약 0.4km 가면 오르막 나무계단이 나오고 15여분을 더 가면 가메봉정상이다.
가메봉정상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정상이다.
약 20여 미터의 암릉이 이어진 정상은 사방이 확 트여 시원하게 주변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송림에 둘러싸인 암봉과 시원하게 쭉쭉 뻗어나간 산줄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어렵고 힘들면서 왜 정상을 올라와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주는 정상이다.
고생한 보상을 받은 느낌이다.
이곳 가메봉에서 주왕산까지는 대략 4.4km이다.
이 구간은 약 200m마다 이정표가 있고,
일반적으로 능선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등산로가 이어지나,
이 구간은 능선봉우리를 비켜 옆으로 등산로가 나있어 비교적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약하게 오르내리는 그 길이지만 참나무 숲이 우거져 무덥고 지루하다.
그래서인지 거의 2시간이 지나 후리매기삼거리에 도착했다.
칼등고개에 오르면 주왕산 정상이다.
사방이 막혀있는 정상이지만 주왕산에는 수달래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나라를 잃고 주왕굴에 숨어 재기를 꿈구던 주왕이,
촛대봉에서 신라장군 마일성이 쏜 화살에 맞아 최후를 마쳤는데,
이 때 주왕의 신하와 그의 식솔들이 흘린 피가 주방천으로 흐르면서 붉은 수달래가 되었다고 한다.
겨울에는 굴 앞의 폭포가 빙폭이 되어 주왕산 9경 중 하나인 <주왕산 빙하>를 이룬다
잠깐 휴식하면서 목을 축이고 이내 대전사로 하산했다.
정상에서 대전사까지는 대략 2.6km 나무계단과 자갈이 즐비한 내리막길이다.
내려가는 곳곳이 모두 다 조망지라 할 정도로 요소요소에 전망대가 있어,
등산 시 보던 풍경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특히 하산하면서 지압하기에 좋은 작은 나무를 연이어 붙인 길과,
그 길 사이에 자리한 조망대에서 보는 암봉의 아름다움은,
단연 주왕산의 군계일학 격이라 할만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늘 주왕산을 내려오다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자갈에 미끄러져 두 바퀴나 도는 사고였지만, 다행히 약간의 타박상이외에는 입지 않았다.
자신의 체력은 생각 않고 어렵게 온 곳이라 가메봉까지의 무리한 산행이 문제였다.
공연히 나를 위한답시고 가메봉으로 돌아오다 너무 체력을 많이 소모한 탓이라, 아내에게 미안했다.
어쨌든 하늘이 도운 하루다.
○ 등산일시 : 2016년, 6월 11일
○ 등산코스 : 상의주차장-대전사(1.0km, 14분)-주왕굴갈림길(1.3km, 28분)-
주왕암(0.3km, 15분)-숲속도서관(1.3km, 43분)-용추폭포(0.2km,10분)-절구폭포(1.0km, 22분)-
후리매기입구(0.5km,10분)-용연폭포(0.3km, 9분)-후리매기입구(0.3km, 13분)-
후리매기삼거리(1.0km, 39분)-가메봉능선삼거리(1.9km, 1시간47분)-가메봉(0.7km, 28분)-
가메봉능선삼거리(0.7km, 50분)-후리매기삼거리갈림길(3.1km, 1시간21분)-
주왕산(0.6km, 22분)-대전사(2.6km, 1시간30분)-상의주차장(1.0km, 18분)
○ 소요시간 : 총 17.8km, 10시간 14분소요(사진촬영 및 휴게시간 포함)
○ 등산상세여정
04:20 강릉출발
07:00 경북청송 주산지주차장도착
07:03 주산지탐방시작
07:54 주산지 탐방종료 및 주왕산으로 이동
08:20 경북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상의주차장 도착 - 소형주차료 5,000원
08:24 등산시작
08:38 대전사입구(약1.0km, 14분, 탐방 10여분) - 문화관람료 : 어른 1인 2,800원
08:48 백련암, 장군봉갈림길(0.2km, 10분, 좌-장군봉 2.3km) - 직진
08:50 주왕산, 용연폭포 갈림길(0.1km, 2분, 좌-용연폭포 3.1km, 직-주왕산 2.0km) - 좌로 진행
08:53 아들바위(0.1㎦, 3분)
09:06 주왕암갈림길(0.9km, 13분, 직-용추폭포 0.9km, 우-주왕암 0.3km) - 우로 진행
09:21 무장굴,용추폭포갈림길(0.3km, 15분, 직-주왕굴, 좌-용추폭포 0.9km, 우-무장굴 0.4km) - 직진
09:25 주왕굴(0.2km, 4분) - 관람 후 돌아섬
09:31 무장굴,용추폭포갈림길(0.2km, 4분, 직-대전사 2.0km, 우-용추폭포 ) - 우로 진행
09:35 전망대(0.2km, 4분) - 좌로부터 연화봉, 병풍바위, 급수대 10여분 조망
09:50 급수대주상절리(0.1km, 15분)
10:04 숲 속의 도서관(0.6km, 14분, 좌-대전사 2.0km, 우-용추폭포) 시루봉, 학소대, 관람 후 우로 진행
10:14 용추폭포와 용추협곡 0.2km. 10분)
10:33 절구폭포갈림길(0.8km, 19분, 좌-용연폭포 0.4km, 우-절구폭포 0.2km) - 좌로 진행
10:36 절구폭포(0.2km, 3분) - 관람 후 돌아섬
10:44 절구폭포갈림길(0.2km, 8분, 좌-대전사 3.0km, 우-용연폭포 0.4km) - 우로 진행
10:46 후리매기입구(0.1km, 2분, 좌-용연폭포 0.3km, 우-후리매기삼거리 1km) - 좌로 진행
10:55 용연폭포(0.3km, 9분 좌-용연폭포계단, 직-내원마을) - 좌측 계단으로 내려가 관람 후 돌아섬
11:08 후리매기입구(0.3km, 13분, 직-대전사 3.1km, 좌-후리매기삼거리 1km) - 좌로 진행
11:47 후리매기삼거리(1.0km, 39분, 좌-가메봉 2.6km, 우-주왕산 2.5km) - 좌로 진행
12:26 가메봉1.3km이정표(1.3km, 39분) - 급경사 시작
13:34 가메봉능선삼거리(0.6km, 1시간 8분, 좌-가메봉 0.7km, 우-주왕산 3.7km) - 좌로 진행
13:46 가메봉 0.3km푯말(0.4km, 12분) 가파른 나무계단
14:00 가메봉20m갈림길(0.28km, 14분, 직-내연마을, 좌-가매봉) - 좌로 진행
14:02 가메봉(해발 882 정상표지석, 0.02km 2분) - 사방의 조망이 뛰어나 15분 정도 관람 및 휴식함
14:52 가메봉능선삼거리(0.7km, 50분, 우-대전사 6.0km, 직-주왕산 3.7km) - 직진
16:13 후리매기삼거리갈림길(3.1km, 1시간 21분, 좌-주왕산, 우-후리매기삼거리 1.9km) - 좌로 진행
16:35 주왕산(해발 720.6m, 0.6km, 22분) - 사방이 막힘
17:17 대전사 1.5km이정표(1.1km, 42분) - 좌로 진행
17:25 전망대(0.1km, 8분)
17:45 전망대(0.1km, 20분) - 지압용 통나무계단
18:05 주왕산, 용연폭포갈림길(0.6km, 20분)
18:20 대전사입구(0.3km, 15분) - 7~8분 세안 및 휴식
18:38 상의주차장 도착(1.0km, 18분)
18:50 강릉으로 출발
21:50 강릉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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