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3년, 정선 취적봉 등산

소우(小愚) 2013. 8. 29. 16:49

 

 

 

    ▶▷▷2013년, 정선 취적봉 등산 - 오지 마을의 향기에 취하다.

 

 

 

 

   정선읍 덕우리 마을 건너편엔 피리를 부는 산이란 뜻의 취적봉(729.3m)이 있다.

   산 이름의 유래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오른다. 연산군의 네 아들이 이곳에 유배됐다.

   그들은 감자로 목숨을 연명하고 피리를 불며 고향 생각을 달래다가,

   중종이 내린 사약을 받고 결국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마을 건너편 석벽이 덕우8경 중 하나로, 그들이 피리를 불었다던 취적대이고 그 뒷산이 바로 취적봉이다.

 

 

 

   취적대를 뺀 나머지 7경은 다음과 같다.

   낙모암은 덕우리 백평마을 삼합수 강변에 모자 모양을 한 기암절벽이고,

   제월대는 백평마을 강변에 암봉 사이로 달이 건너다니는 깎아지른 석봉이다.

   구운병은 대촌마을 강변에 아홉 폭 병풍을 세워 놓은 듯한 기암이고,

   옥순봉은 대촌마을 강변에 상투를 틀어 올린 듯한 석봉이다.

 

   반선정은 대촌마을 강변에 있는 정자 터로 주변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운금장은 유천마을에 있는 산으로 구름이 이 산봉우리 위로 피어오르는 모습이 아름답다.

   유천마을 중앙에 있는 백오담은 연못이 있던 자리로 옛날 연못에 흰 까마귀가 서식했다고 한다.

 

 

 

 

   오늘 정선 취적봉에 올라 덕산기계곡으로 하산하는 등산하려는 계획은,

   산행들머리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강릉에서 5시에 출발하여 정선 덕우삼거리에 7시쯤 도착했으나 산행기점을 찾지 못해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간 헤매다 문을 연 가게에 들려 취적봉 가는 길을 물었더니,

   퉁명스럽게 하시는 말씀이 너무 내려왔으니 다리가 보이는 곳까지 다시 올라가란다.

   그래서 차를 돌려 천천히 올라가자 인터넷에서 본 석공예단지가 보이고,

   근처에 하돌목교다리와 취적봉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 석공예단지

 

 

 

   석공예단지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하돌목교를 건너 옥수수밭을 지나 취적봉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 이 등산로에 들어서면 등산객이 별로 찾지 않는 곳인가 싶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다.

   하지만 입새를 지나면서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될 즈음부터는 산행하는 맛이 넘칠 정도로 아기자기함에 놀라게 된다.

 

   20여분을 가파르게 오르면 처음으로 영월 한반도지형을 닮은 모양의 풍경을 마주 보게 된다.

   이 풍경은 취적봉을 오르는 내내 조망지마다 새로운 형태로 만나게 된다.

   그렇게 취적봉표지석이 있는 곳에 오르면 사면이 확 트일 정도로 조망이 아름답다.

   취적봉표지석에서 실재정상에 가기 위해서는 깎아질 듯한 낭떠러지기를 밧줄에 의지하여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20여분을 비탈길을 타고 오르면 된다.

 

 

 

 

   여기서부터 오늘 산행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지도상에 나와 있듯 덕산기계곡으로 가기 위해서는,

   실재정상에서 12시 방향이고 실재로도 등산흔적이 선명히 나 있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내리막길에 흔적마저 희미해 간다.

   그래서 잠시 멈추고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유씨묘까지는 흔적이 희미한 길은 가야한다고 나와 있다.

   차라리 검색하지 않고 돌아섰다면 좋았을 것을,

 

    

 

 

   어떻게든 계획된 산행을 포기하지 않는 고집 때문에,

   40여분을 비탈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온 후에야 강릉유씨묘를 발견했으나,

   여기서부터 어느 쪽으로 가야 덕산기계곡으로 가는 길인지 찾을 수 없다.

   결국 내려오면서 보았던 마을로 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이 마을은 덕산기마을은 아닌 것 같고,

   지도상으로도 물을 거슬러 올라가야 할 듯 해 물 따라 올라갔지만,

   이내 도로가 끊겨 할 수없이 물에 빠지면서 인근 농가에 들려야만 했다.

 

   오지마을의 어르신의 말씀인즉,

   이 곳에서는 덕산기마을로 갈 수 없다고 하신다.  

   순간 너무나 당황해 어찌하지 못하자, 우리가 딱해보였는지 차가 있는 석공예단지까지 태워주신단다.

 

 

 

   어르신이 태워준,

   오랜만에 시골에서 농사지을 때 몰던 세레스를 타고  차를 세워둔 석공예단지로 돌아올 수 있었다.

   비록 10여분 밖에 안 걸리는 얼마 되지 않는 거리였지만 어르신의 도움이 너무나 고마웠다.

   여기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 기왕이면 덕산기계곡에서 놀다갈까 싶어 다시 덕산기마을로 출발했다.

 

 

 

 

   덕산기 마을에 도착하자,

   바로 이 곳으로 하산하는 등산객을 만나 산행코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유씨묘를 경유하는 코스는 사람이 그리 다니지 않아 등산로를 찾기 힘들기에,

   취적봉까지 갖다가 다시 되돌아 갈림길에서 덕산기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무난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 일행과 어울러 하산지점 계곡에서 점심을 먹으며 잠시 머물다,

   오후 2시가 거의 되서야 강릉으로 출발했다.

 

 

 

  

  ● 등산상세일정

  ○ 일 시 : 2013년 8월 25일

  ○ 코 스 : 석공예단지(07:30)- 덕우삼거리표지판(09:10)-사모바위(08:300)- 취적봉(09:23)-

             실재취적봉정상(09:25)-강릉유씨묘(11:07)- 오지마을(11:16~12:00)- 덕산기계곡(12:30~13:40)

  ○ 소요시간 : 5시간(사진촬영 및 휴게시간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