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3년, 소나기 속, 정선 두위산등산

소우(小愚) 2013. 7. 29. 11:27

 

 

 

    ▷ 2013년, 정선 두위산 등산

 

    해발 1,465.8m의 두위산은,

    산 모양새가 두툼하고 두리뭉실하여,

    주민들은 두리봉이라고도 부르는 산이다.

 

    6월 초순이면 두위산은 푸른 녹음의 치마를 두르고,

    정상 근처의 철쭉이 연분홍 꽃을 피워 마치 화장을 한 듯 화사한 치장을 하지만,

    이 산은 고도가 높아서인지 자주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

    만개한 철쭉과 정상의 자태를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여름소나기를 뚫고 어렵게 이 산을 찾은 나 역시,

    정상이 주는 확 트인 조망의 시원한 즐거움을 누리지 못했다.

 

 

 

    왜 소나기가 내리면 안개가 낀다는 사실을 망각했을까?

    5~6월이면 산을 찾을 때마다 항상 마주하는 꽃이 산철쭉이라,

    그저 여름산행에 적합한 계곡이 있고 등산시간이 길지 않으며,

    숲이 우거져 시원하고 조망이 뛰어난 산이라 찾았을 뿐인데 왜 안개를 간과했는지 모르겠다.

    이미 일기예보로 비가 예견되어 비를 맞을 생각은 했으면서 말이다.

 

    두위산 정상에 오르는 등산코스는,

    신동읍 방제리 코스와, 사북읍 도사곡,

    남면 자미원역과 증산역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대략 이 지역을 들머리 또는 날머리로 해도 무방하나 교통편을 고려한 산행이어야 할 것이다.

 

 

 

 

    그 중 비교적 정상에 오르기 쉬운,

    신동읍 방제리에서 단곡계곡을 끼고 정상에 올라,

    사북읍 도사곡으로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인 산행코스라고 한다.

    이 코스에서는 6월초면 철쭉제가 열리고 여름에는 단곡계곡에 피서객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정산에서 도사곡으로 하산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1800년 된 주목군락지도 볼 수 있으며,

    도사곡 계곡에 자리한 정원휴양지도 감상할 수 있다.

 

    신동읍 방제리에서 도사계곡을 따라 오르는 코스는 비교적 짧다.

    일반적으로 등산안내도에는 정상까지  편도 2.75km,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나,

    실재로는 제1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편도 4.1km 정도이고 소요시간도 더 많이 걸린다.  

 

 

 

 

    특히 여름산행은 무덥고 땀이 많이 나,

    중간 중간 쉬어가는 산행이 필요하기에 더욱 더 여유 있는 산행이 필요하다.

 

    단곡계곡을 따라 가는 등산로는,

    산세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시원한 물과 주변의 수목으로 시원함을 더해주는 그리 힘들지 않는 코스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외로 지그재그로 완만하게 올라가는 코스는 은근히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다.

 

    시원한 물소리가 정겹고  엄나무, 박달나무, 자작나무와

    산수국, 노루오줌, 이질풀꽃과 동자꽃 산나리, 여로와 같은 야생화와,

    정상 못 미쳐 군락을 이룬 철쭉나무가 만든 터널을 지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이 등산코스에서는 주목군락지를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숲 사이로 내리는 빗줄기를 맞으며 정상에 올랐지만 주변은 온통 안개의 바다다.

    아예 희미한 산세의 형체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도 아쉬움에,

    정상주변에서 20여분을 머물었지만,

    안개는 점점 더 짙어질 뿐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다.

 

    정상 주변의 장군바위 등의 기암과,

    희귀목인 아름드리 주목은 결국 구경조차 못하고 하산할 수밖에 없어 무척이나 아쉽다.

    그러나 어쩌랴!  허락한 자에게만이 그 산의 속살을 보여주는 것을.

 

    하산하다 샘터에 이르러,

    라면을 끓여 막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얼마나 세차게 내리던지 라면이 끓는 물이 퐁당퐁당 마치 개울에 돌을 던져넣은 듯 요란스럽다.

    서둘려 면발을 건져 입에 우겨넣지만 낭만이라하기엔 다소 을씬년스럽다.

 

    이렇게 오늘 산행은,

    시시때때로 내리는 여름소나기와 함께 한 하루다.

 

  

 

 

    

 

  

    ○ 등산 코스 : 신동읍 방제리(09:40)→가로수샘터(2.4km,11:00)→철쭉군락지(1.0km)→

                    정상(0.7km, 12:30)- 방제리(14::20)

    ○ 총소요시간 : 4시간 40분(점심 및 휴게시간포함)

    ◐ 문의/안내 :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546,  정선군 신동읍사무소 033-560-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