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3년, 봉화 청량산 등산

소우(小愚) 2013. 8. 5. 15:31

 

 

     ○ 등산일시 : 2013년 08월 04일

     ○ 등산코스 : 입석(09:00)-응진전(10:00)-김생굴(10:30)-자소봉(11:00)-탁필봉-

              연적봉(11:20)-뒷실고개(11:40)-하늘다리(12:00)-장인봉-전망대(12:20, 점심 후 13:00 출발)-

              뒷실고개(13:30)-청량사(14:00도착 04:20출발)-입석(14:45)

     ○ 소요시간 : 5시간 45분(점심 및 사진촬영 휴게시간 포함)

 

 

 

    ▶▷ 이제는 익숙해진 여름소나기 속 청량산 등산

 

 

    지지난 주 정선 백석봉을 등산했을 때,

    동행한 친구가 <경북 봉화에 있는 청량산에 가봤느냐?>고 물어봤다.

    순간, 경북이라면 인터넷 검색도 해봤을 터인데 그런 산도 있었나 싶어 <어떤 산인데?>라고 되물었었다.

    그 친구 설명인 즉, TV에서도 봤고, 1박2일에도 나 온 산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하늘다리가 놓여있다고 한다.

 

 

 

    다음날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경북도립공원으로 청량사 유리보전과  같은 명승지와,   

    김생과 이황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기암절벽과 경관이 빼어난 산이었다.

 

    그래서 오늘 청량산을 찾게 되었다.   

    강릉에서 이 곳 청량산 입석 들머리까지는 동해고속도로를 지나 삼척, 태백을 경유하는,     

    시속 60km의 국도라 대략 3시간 20여분이 소요되는 조금 먼 거리다.

 

 

 

   

      그래서 새벽 5시에 출발하여 9시쯤 산행을 시작,

      오후3시에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기로 일정을 계획했다.

      사전 전화통화로 이 곳 청량산 도립공원 직원의 안내에 따라,

      등산 코스는 입석-김생굴-자소봉-장인봉-하늘다리-청량사-입석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강릉에서 청량산 입석에 도착하니 8시 40분이었다.

      산행에 앞서 등산 장비를 점검하니 챙긴 후 9시 정각에 등산을 시작했다.

      처음 입석에서 나무계단을 올라 잠시 완만한 코스를 접하는가 싶더니 급격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산행을 막 시작했는가 싶은데,

      벌써 온몸에 땀이 흐르고 바지 가랑이가 치적거리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숨이 가빠온다.

      이렇게 자소봉(840m)에 오를 때까지 약 2시간 정도 급경사 오르막길을 가야 한다.

 

 

   

 

    그러나 백년해로한다는 바위틈이나

    응진전을 지나 김생굴과 김생폭포 총명수를 걸쳐가면서,

    기와 장에 써진 아기자기한 동화 속 전설을 듣는 듯한 재미에 빠져 오르다보면 언제 힘이 들었는지 싶다.

 

    특히 산행이 힘들 즈음,

    절벽 틈 사이로 생긴 사랑의 미로를 지나면 백년해로한다고 하니,

    연인이라면 한번쯤 지나봄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서서히 안개가 짙어지기 시작한다.

    안개에가리원진 풍경은 언뜻언뜻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산세나 기암절벽의 신비경을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이렇게 안개 속을 지나 자소봉 정상에 오르자,

    올라갔던 등산로는 오리무중이지만  다행히 반대편은 그런대로 풍경의 식별이 가능할 정도다.

 

 

 

 

     이웃한 탁필봉과 자소봉은,

     그 이름처럼 마치 붓을 세워놓은 듯하다.

     연적봉은 이 두 봉우리에 비해 다소 밋밋한 봉우리라,

     그냥 지나칠까 싶을 정도로 그리 기대 없이 올랐는데 안개에 둘러싸인 여기서 보는 탁필봉과,

     자소봉의 신비로움은 산행의 또 다른 즐거운 선물이 아닐까 싶다.

 

     자소봉에서 뒷실고개까지는,

     능선을 따라가는 그리 힘들지 않는 코스다.

     그러나 뒷실고개에서 하늘다리, 하늘다리에서 장인봉에 이르는 코스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는 그리 녹녹치 않는 코스다.

 

 

 

 

    능선을 지나 뒷실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뒷실고개를 지나 하늘다리가 있는 자란봉으로 가려하자,

    그 신비를 보여주기 싫은 듯 서서히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결국 하늘다리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쏟아지고 안개로 휩싸여 하늘다리 밑 깎아질 듯한 절벽은 볼 수 없다.

    물론 마치 선녀가 되어 구름을 걸어가는 느낌은 들지만 절벽을 건너는 스릴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장인봉을 돌아오면 안개가 걷히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오늘 산행의 여정인 마지막 정상인 장인봉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어렵게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장인봉에 도착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 드는 실망감은 감출 수 없다.

    비록 안개로 시야가 흐리지만 그래도 사방이 확 트인 정상다운 정상을 기대해서 그랬는지 모른다.

    그리고 장인봉 조금 밑의 전망대에서 조차 안개가 짙어 청량산의 아름다음을 조망하기 어렵다.

 

 

 


    다행스럽게 소나기도 그쳤는지라,

    이 곳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점심을 거의 먹을 무렵부터 해가 나기 시작하더니,

    안개가 지나간 사이사이로 청량산 계곡과 강과 마을 풍경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서둘러 몇 장의 사진을 촬영했지만 이내 안개로 가려져 버렸다.

    아마 멀리서 온 우리들을 위해 자신의 속살을 보여준 산신령의 보살핌이 아닌가 싶다.

 

 

 

 

    이 때쯤이면 선명한 하늘다리를 볼까 싶어,

    오후 1시 10분쯤 하늘다리에 다시 돌아왔지만 여전히 안개에 휩싸여 있다.

 

    결국 안개가 걷히기를 포기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하는 코스는 뒷실고개에서 청량사를 거쳐 입석으로 다시 회귀하는 코스다.

    뒷실고개에서 청량사까지는 0.8km의 거리지만 가파른 나무계단과 돌계단을 내려가야 하는 힘든 코스다.

    그러나 이 코스는 하늘다리를 보기 위한 최단코스여서 그런지,

    의외로 오후인데도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침내 오늘 산행의 백미인 청량사 유리보전에 도착했다. 

    조선 후기의 불전건물인 청량사유리보전(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7호)은,

    청량산 높은 절벽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 전체적인 건물 배치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올라가면서 보았던 조화로움이 직접 와서 감상하는 느낌 그대로원효대사의 불심이

    고스란히 내 마음에 느껴지는 것 같다.

 

    이곳저곳 둘러봐도,

    사찰 주변의 기암절벽과 풍경의 멋스러움이,

    한순간도 눈에서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조화롭다.

 

    해발은 그리 높지 않지만 청량산은,

    산의 모든 아름다운 조건을 다 품고 있는 산이 아닌가 싶다.

    수량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폭포도 있고, 우뚝 솟은 조망이 좋은 정상도 있고,

    기암절벽이나 굴까지 있다.

 

    거기다 이황이나 최치원 김생, 공민왕에 이르기 까지 전설도 품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촤장의 하늘다리와 1박2일이라는 인기프로그램의 촬영지로 명성도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선물은 청량사 유리보전과 같은,

    불교문화명승지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일 것이다.

 

 

 

 

    1) 코스 내 주요 명승 소개(산행사진집 참조)

 

    ① 사랑의 미로 : 절벽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틈 사이를 지나가면 백년해로 한다는 미로.

    ② 응진전 : 현재는 청량사 부속 건물의 하나다.   

    ③ 풍혈대 : 최치원이 머물렀다는 층암 절벽에 나 있는 바람이 통하는 바위 굴.

    ④ 총명수 : 최치원이 이물을 마시고 더욱 똑똑해졌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천길 절벽 사이에서 솟는 물,

    ⑤ 어풍대 : 금탑봉 중간 쯤 청량사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조망이 용이한 장소

    ⑥ 김생굴, 김생폭포 : 김생굴은 통일신라시대의 명필 김생이 10여 동안 머물었다는 굴이며,

       굴 옆으로 천길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뤄 폭포를 이룬 곳이 김생폭포다.

    ⑦ 자소봉 : 청량산에서 세 번 째 높은 봉우리로 9층의 층암을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11개의 암자가 각 층마다 나열되어 있었다고 전해지며 청량산 불교 유적지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⑧ 탁필봉 : 생긴 모습이 마치 붓끝을 모아 놓은 것과 같다하여 필봉이라 하였는데,

       주세붕이 중국 여산의 탁필봉과 비교하여 붙인 이름이다.

    ⑨ 연적봉 : 탁필봉에서 서쪽으로 약 6m 떨어진 곳에 있으며 형상이 마치 연적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⑩ 하늘다리 : 청량산 해발 800m에 위치한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하는,

       길이 90m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산악현수교량이다.

    ⑪ 장인봉과 전망대 : 원래는 대봉(大峯)으로 불리던 청량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870m)이다.

       장인봉 전망대는 정상에서 굽어보면 산 아래는 빼어난 기암절벽들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병풍처럼 늘어선 바위는 물론, 눈앞에 펼쳐지는 수 백리의 크고 작은 산맥과 하천들이 연출하는 풍경은,

       예부터 선인들의 아낌을 받아 왔고 현재까지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 중의 명소다.

    ⑫ 청량정사 : 퇴계 이황이 청량산에 머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사림들이 건립한 학문수양의 장소

 

 

    2) 코스 내 관련 인물 소개

 

    ① 김생 : 통일신라 시대의 서예가로 해동서성으로 불렸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한미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어려서부터 서도에 정진해 예서·행서·초서에 따를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② 원효 : 신라 십성(十聖)의 한 사람(617~686).

       해동종을 제창하여 불교 대중화에 힘썼으며, 불교 사상의 융합과 실천에 노력한 정토종의 선구자이다.      

    ③ 최치원 : 통일 신라 말기의 학자․문장가(857~?).

       황소의 난이 일어났을 때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지었으며, 저서에 계원필경(桂苑筆耕) 등이 전한다.

    ④ 공민왕 : 고려 제31대 왕이다.

       즉위한 후 쌍성총관부를 폐지하여 영토를 수복하는 등,

       중국 원(元)나라의 간섭을 벗어나 고려의 자주적 전통을 회복하려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⑤ 이황 : 조선 중기의 학자․로. 호가 퇴계(退溪)이다.

       주자 성리학의 대가로. 도산 서원을 설립, 후진 양성과 학문 연구에 힘썼다.

       작품에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저서에 퇴계전서(退溪全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