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3년, 소백산 비로봉-국망봉 등산

소우(小愚) 2013. 6. 10. 15:02

 

 

  등산코스 : 삼가주차장(08:13)-비로사(1.8km,09:00)-비로봉(3.7km, 10:47, 30분 조망)-

     국망봉(3.1km, 12: 20, 점심)-초암사(4.1km,14:10)- 자락길(0.3km,14:20)-                        

     비로사(3.1km, 15:20, 막걸리 및 비로사탐방 50분소요)- 삼가주차장(1.8km, 16:57)

 

 ○ 총소요시간 : 17.9km, 8시간44분

   

 

 

 

   ▶▷ 철쭉의 산 소백산 삼가초암코스 등산

 

    역시 먼 곳까지의 등산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 곳 강릉에서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경유하여,

    강원, 충북, 경북의 세 개의 도를 넘나들며 소백산 비로사까지는 약 3시간이 소요 될 정도로 먼 거리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등산채비를 하고

    동행자와 함께 김밥을 산 뒤 출발한 시간이 5시 20분,

    가다가 단양휴게소에 들려 아침을 먹고,삼가초암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시간이 7시 57분경이었다.

    등산장비를 검점하고 화장실에 다녀온 뒤, 등산을 시작한 시간이 8시 13분,  

 

 

 

    먼 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이동시간과 등산시간의 고려가 필수다.

    그렇기에 사전에 등산하고자 하는 산의 특징을, 샅샅이 검토하여 숙지해야 한다.

    그러나 막상 산행을 해보면등산하는 사람의 그 날 상태에 따라

    소요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여유시간은 필수다.

    특히 이 곳 소백산 삼가초암코스의 등산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산행하기에는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었으나

    의외로 구간별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산행이었다.

    오늘 우리 일행은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 구간마다 정해진 시간을 넘지 않을 정도였음에도

    구간별 거리가 너무 멀고 걷는 시간이 길어 돌아올 시간을 고려해 항상 서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구간은,

    숲이 우겨져서인지 의외로 선선할 정도였고,

    비로봉에 이르자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계곡의 수량도 비교적 적당하고 맑고 시원하여 피서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휴식처가 아닐까 싶다. 

 

    삼가동주차장에서 비로사까지는,

    1.8km에 이르는 포장도로로 걸어가야 하기에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든다.

 

 

  

    비로사에서 부터는

    비로봉으로 가는 3.7km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이 구간은 내륙산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고무를 덮은 계단과 돌계단이 연이어 놓여있는

    비교적 오르기 쉬운 완만한 등산로를 가지고 있다.

 

    비로봉(1,439.5m)은,

    희방사나 죽령에서 올라오는 제1연화봉(1,394.4m)과,

    앞으로 가야 할 국망봉(1,420.8m)으로 이어진 능선 중간에 자리한,

    그저 다소 높은 봉우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곳에서 연화봉과 국망봉은,

    물론 마치 빗줄을 치듯 연이어진 크고 작은 봉우리와,   

    능선을 바라보는 기분은 한마디로 모든 세상이 다 내 품에 소유한 기분을 갖게 한다. 

 

 

     

    이미 잎이 져 다소 붉게 채색된,

    끝없이 펼쳐진 철쭉나무와, 새순의 성장이 만든 푸르름은,

    마치 대관령 선자령에 초원에 선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푸른 초록의 바다와, 그 바다에 파도를 만들 듯  바람은  모자가 날릴 정도로 다소 거칠지만,

    그 또한 상쾌한 기분을 갖게 한다.

 

    비로봉에서 국망봉에 이르는 3.1km는

    마치 터널을 걷는 듯, 크고 작은 교목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터널이 사라진 곳마다, 큰앵초, 감자란, 은방울꽃과 같은,

    야생화가 곳곳에서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다.

 

 

   

    또한 가는 곳곳마다

    그런대로 볼만한 풍경과 꽤 괜찮은 바위도 있어,

    능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멋진 산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 역시 야생화를 볼 때마다 그 멋과 자태에 취하다,

    일행과 뒤쳐져 홀로 산행할 수밖에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게 이 구간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국망봉은 옹기종기 바위들이 모여 만들어진 정상이다.

    정상 바위 가운데 있는 형상은 마치 어린아이의 성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바위를 끼고 주변으로 온통 철쭉나무가 지천으로 늘어서 만개한 철쭉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삼가동 등산로 초입에서 만난 이 곳에 사는 산행인의,

   “5월 31일쯤 올랐었는데 올 해의 철쭉은 그리 예쁘지 않았습니다.”

    라는 말을 되새이며 다소 아쉬움을 삭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채 피지 않고 꽃망울을 머금고 있는 철쭉이나,

    이미 퇴색된 꽃잎을 품고 있는 철쭉 또한 그 나름대로의 시간을 지고 살아가는 것처럼,

    오늘 보지 못한 철쭉에 대한 아쉬움 역시 나의 인연이 아니겠는가?

 

 

    국망봉에서부터 초암사에 이르는 길은,

    돼지바위가 있는 0.6km 까지는 급경사의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그 후 이어지는 3.6km는 계곡을 따라 이어진 바위 길을 내려가는 길이다.

 

    그러나 이 길은 하산할 때는 쉬울지 모르지만 올라가기에는 다소 버거운 구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완만하게 이어지지만 계속 올라가기만 하는 길이라 은근히 사람의 진을 빼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

    하지만 국망봉 바로 밑 봉바위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낙동강의 발원지라니,

    이 곳은 그 나름대로 의미를 간직한 곳일 게다.

 

    

 

 

 

    삼가동에 차를 주차했을 경우,    

    초암사를 0.3km을 앞두고 자락길을 이용해 비로사로 넘어가야 한다.

    이 자락길은 비로사와 초암사를 이어지는 달밭골을 걷는 생태문화탐방로다.

 

    달발골이라는 이름은,

    이 골짜기에 달뙈기만한 밭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생겼다 한다.

    이 곳은 화랑들이 유오산수(游娛山水)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산나물 채취로 살아가는 오지 마을이다.

 

    하지만 초암사에서 비로사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간은

    맑고 시원한 원시계곡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막바지 산행으로 체력이 방전될 즈음에 맞이하는 구간이라 무척이나 힘들다.  

 

 

 

     어쨌거나 이 자락길 구간이 끝날 즈음,

     비로사 인근 주막집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피로를 푼 뒤,

     비로사를 들렸다가 삼가동주차장에 도착함으로써  산행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백산삼가동탐방소 직원들의 친절한 안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