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서민의 시선

갑을관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소우(小愚) 2013. 6. 5. 08:18

   ▶▷ 자격이 있는 갑이 있는 사회가 건강하다.

 

    요즘 갑과 을의 싸움이 한창이다.

    싸움의 원인은 두말 할 것 없이 갑의 을에 대한 부당한 횡포 때문이다.

    그것은 비단 오늘내일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을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SNS와 같은 부당함을 알릴 수 있는 수단도 향상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싸움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비참하게도 을은 결코 갑을 이길 수 없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설에 가깝다.

    물론 혹여 로또에나 맞아 갑자기 갑의 위치에 설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갑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누구는 <사람위에 사람 없다.>라고 강변할 런지는 모르지만, 갑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백그라운드 필요한 법이다.

    혼자서 아무리 갑이라 외쳐도 누군가 을이 되어 받들어주지 않으면 도로나무아미타불이다.

    왕은 하늘이 점지하듯이 갑 또한 어느 정도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갑에게 부(富)가 대물림되고,

    각종 지식과 정보가 선점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을이 갑을 따라갈 수단이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갑은 을에게도 기회는 동등하다고 강변할 것이다.

    그러나 을은 설령 기회가 주어졌다고 해도 그 기회를 잡을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을이 왜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갑은 단지 기회에 불과하지만, 을에게 있어서는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열세를 보완하고 해결해 주는 역할을, 정부가 담당해주기를 을은 간절하게 기대하는 것이다.

 

    지금 정치권이나 검경에서는 을의 부당함을 금방이라도 해결할 것처럼 난리다.

    그러나 알다시피 사건이 일어난 지 이미 몇 달이 지났지만, 그저 계속 수사만 할 뿐 가시적인 조치는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다 여론이 시들해지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중재의 역할을 해 줄 정부나 정치권도 모두 갑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작금의 부당한 갑을관계를 만들어놓은 장본인들이 아닌가?

 

    아마 갑을 관계가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이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이슈화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갖은 노력을 다하다, 더 이상 어쩔 수 없어 마지막 보류인 생명을 담보로 하소연 한 것 아닌가?

    사장이 다 사장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것처럼, 을에서도 갑이 존재하고 갑에서도 분명 을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갑의 관계에서는 이해에 따라 그 관계가 순환되지만, 을에게는 주어진 기회조차 외면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그렇기에 정부는 갑과 을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었으니까 됐다고 방암해서는 안 된다.

 

    을은 언제나 갑의 손바닥 안에 존재한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노력해도 갑의 작은 도움 하나 감당 못한다.

    그래서 을은 갑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아부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슬프게도 갑의 도움은 탈이 없지만, 을의 노력에 따른 이득은 잘못하면 갑의 노여움을 사기 때문이다.

    을의 영역은 대부분 갑의 영역에 속해 있어 을이 얻은 이득일지라도 갑과 공유해야 뒤탈이 없다.

 

    이제 박근혜 정부가 탄생한지도 한달이 되었다.

    그동안 늦은 인사와 정부조직구성으로,

    원만하게 정국운영을 못했다손 치더라도 지금부터는 국민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

    갑을관계도 동전의 양면과 마찬가지로, 을이 잘 되어야 갑 역시 잘 될 수 있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정부는 갑이 공정하게 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단속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하나의 몸체인 동전의 값이 같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