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서민의 시선

이번 대선 기권합니다.

소우(小愚) 2012. 11. 26. 14:39

 

 어제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뉴스를 시청하기 위해 TV를 켰다가 안철수의 대선후보 사퇴 소식을 보았다.

 순간 <결국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하는 씁쓸하고 안쓰러운 기분이 들었다.

 남들 보기에는 아무리 아름다운 퇴장일지라도 본인에게는 슬픈 일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물론,

 파트너였던 통합민주당후보를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민주당의 그간의 행태를 볼 때 마음으로 돕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 역시 어쩌면 안철수씨의 잠재적인 지지자였기에 마찬가지다.

 

 요즘은 안철수를 비난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언제는 정치개혁의 적임자라고 출마하라더니 이제는 사퇴할거면 왜 출마했느냐고 야단이다.

 심지어 안철수 관련 테마주들이 폭락하고 민주정치를 후퇴시켰느니 하면서 성토한다.

 그러나 신드름이라 한 정도의 안철수현상은,

 바로 우리가 만든 너와 나의 마음속에 있는 기존정치에 대한 불만이었음은 틀림없다.

 

 그리고,

 솔직히 그러한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결집된 지지로 이어지지 못했음은,

 다름 아닌 우리의 탓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길이라도 가본 길과 가보지 못한 길은 엄연히 다르다.

 그래서 경험을 가진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 대해 존중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안철수씨의 대선도전실패도 그의 생각이나 공약이 나빠서가 아니라 경험부재의 탓이 아닐까 싶다.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는 현실정치의 비장함을 잊어버린 탓이다.

 그래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그의 정책과 비전이 채 가다듬어 빛을 내기도 전에 좌절된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것이다.

 

 안철수가 후보 사퇴를 했음에도,

 TV에서는 연일 양자대결에서의 그의 사퇴 후의  여론동향을 파악하고 싶어 한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여론 전문가들은 향후 대선 구도가 결코  통합민주당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그 의견을 같이 한다.

 

 오히려 젊은층의 투표율이 저조해지고,

 안철수를 지지하던 중도성향의 표가 여권지지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나 역시 야권에 의해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통합민주당의 대북관에 대해서는 염려스럽다.

 그리고 단일화 국면에서 보여준 문재인의 모순적인 통 큰 행동이 무척이나 실망스럽다.

 

 토론회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은 마치 굶주린 짐승이 먹이를 노리는 것과 한 치 다를 바 없었다.

 또한 정권교체를 이루려는 의지보다 단일화에 너무 집착하는 모습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도 이번 안철수의 사퇴가 통합민주당에서의 단일화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그렇다고 박근혜 대선후보를 지지하기에는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고.......

 그래서 차라리 이번 대선에서 기권하려 한다.

 

 흔히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의 시도는 새로운 꿈을 꾸는 자들의 몫인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사람들이 머물러있는 사람들을 이끌고 가든지 떠밀고 가든지 해야 한다.

 물론 안철수씨에 의한 새로운 정치개혁이 정답일수는 없지만,

 그래도 난 그의 생각이 그동안 국민들의 의지를 대변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의 마지막 사퇴의 변처럼,

 새로운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이기를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