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서민의 시선

눈물만 흐른다.

소우(小愚) 2011. 7. 9. 09:20

 

 

 

 오늘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을 보면서 참 많이 울었다.

  물론 슬퍼서 울었다기보다 감동이 벅차 올라서이다.

  그냥 청춘합창단에 나오는 사람들의 노래를 듣노라면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러 나왔을 뿐이다.

  각자의 사연과 매치되는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그 사람의 인생역정이 말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눈앞에 선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곧 나의 아버지의 모습이었고, 어머니의 모습이었으며, 나의 늙어가는 또다른 모습이었다.

 

 <청춘합창단>을 보면서,

 <사람이 늙어가는 모습이 저렇게 아름답게도 보이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를 잘 부르고 못 부르고나, 박자가 맞고 안 맞고는 내게 있어 애당초 문제거리도 아니었다.

   출연자의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그냥 마음이 뭉클해지는 느낌에,

   어느새 눈물이 두 볼이 촉촉해질 정도로 흐르고 있음도 모를 정도다.

   사람이 <감동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싶다.

 

   물론 참가자 대부분,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참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자랑하고 싶어나 도움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마주서서 당당히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아들을 먼저 보내고 죽어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어느 참가자가 부른,

 <노사연의 만남>이 그렇게 슬픈 곡인지 난 오늘 처음 알았다.

   그리고 아내와 사별하고 부른 <현재명의 고향생각><눈물만 흐른다.>라는 가사가,

   그렇게 가슴에 와 닿을 줄 몰랐다.

 

   늙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그 모습 뒤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늙어간다는 건 세상과 삶의 단절을 언제든지 맞이할 수 있음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공연히 내게 남은 시간들이 빨라지고 바빠지기에, 자신도 모르게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심사를 하는 사람들조차,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자신과 자신의 부모의 모습을 감정적으로나마 함께 공유함으로써,

   눈물이 강물처럼 흘러나와 더 이상 심사를 하지 못할 정도가 되는 것이다.

 

<뭐 그 정도로>, 할지는 모르지,

  때때로 난 이런 감정이 있어 좋다.

  사람은 세상에 휘둘릴수록 감정이 메말라가기 쉽다. 

  감정이 없다는 것은 곧 살아가는 의미가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기쁘면 웃어야 한다. 

  또 슬프면 눈물을 흘리고 마음 아파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 가족이나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서도 눈물 흘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코 옳은 일이 될 수 없다.

  아파할 때 함께 아파하고 웃을 때 함께 웃어주는 것이 바로 인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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