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우(小愚) 2011. 6. 30. 09:13

 

아내라는 그 이름하나로

 

몇 번이나 핸드폰에 손을 올렸다 놨다 합니다. 

특별히 잘못한 것이 아니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으로 미안함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마음조차 헤아리지 못하면서,

왜 나라는 입장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미안함을 표현하기보다는,

당신에 대한 나의 답답함이나 마음속의 안쓰러움과 혼돈이 더 아픕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적당히라는 것을 알 법도 한데,

그러지 못하고 더 쉽게 자극받아 버리는 나도,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정말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진정 내가 바라는 것을 당당히 말 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공연히 내 욕심에 치우치지거나 차일피일 의미 없는 시간만 낭비하지 말고,

서로에게 유익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사람은 조금만 친해지면,

왠지 나를 이해해 줄 거란 믿음때문에,

자기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서 생긴 잘못입니다.

그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그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변명에 익숙해 졌습니다.

그리고 나를 이해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다시는 안볼 것처럼 원망합니다.

나와 함께 있고, 친하다는 것이 족쇄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가까울수록 더 배려하고 존중해줘야 하는데,

요즘은 마치 내가 아닌 것처럼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인정합니다.

 

나의 어리석고 쓸데없는 고집과,

생각 없이 불쑥 던진 나의 말에 상처받고 마음 아파했음을 이해합니다.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모두가 나의 모자란 처신이었음도 인정합니다.

당신이 그동안 내게 베풀었던 수많은 손길을 기억하고,

당신이 내게 준 선물같은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마다 내가 그대에게 다짐했던 말과 마음속의 열정을 생각하겠습니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있어도,

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라는 걸 기억하겠습니다.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아닌 운명이라는 걸 믿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이해 해달라거나 용서를 구하진 않겠습니다.

아내라는 그 이름하나로 당신은 이미 나의 전부였음을 압니다.

그래도 이렇게 사과하는 것은 진정 아프게 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게 다음이란 기회가 주어진다면 차라리 용서보다는사랑의 약속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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