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시간을 이겨낸 사람

소우(小愚) 2010. 12. 13. 13:35

◆  시간을 이겨낸 사람

 

요즘 나는 마음 놓고 먹지도 못합니다.

딱히 병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니고 그저 살 때문이죠.

조금이라도 덜 먹기 위해 애쓰지만 맛있는 음식만 보면 참지 못합니다.

 

음식을 눈앞에 놓고도 먹을 수 없음은,

정말 큰 고통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그러니 체중조절을 해야 하는 운동선수나,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의 노력이나 인내가 그저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맛있는 요리는,

재료나 정성에 달려있다 하지만,

아마 최고의 요리비법은 시간일 겁니다.

 

<시장이 반찬이다.> 라는 말처럼,

배가 고프면 모든 음식이 맛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보기 좋고 맛있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배가 부르면 그만입니다.

 

이처럼 요리에 있어서 정성은 필수 조건인데,

정성을 다하기 위해서는 재료의 선별에서부터 손질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리고  튀기고, 볶고, 또 삶아서 무치고 비비는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이 첨가되지 않으면  맛있는 요리는 결코 맛볼 수없을 것입니다.

 

시간은 소리 소문 없이,

홀로 흐르는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때로는 음식을 부패하게도 하지만,

그 음식의 맛이 더 깊이가 있도록 숙성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이 시간은 사람 역시 보다 더 지혜롭고 성숙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사람도 요리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진가를 올바로 알게 합니다.

만날 때마다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려울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인연도,

시간이란 숙성의 과정을 통과하지 않고는,

진정한 인연이 될 수 없습니다. 

 

서로가 오래 묵은 장 맛처럼 변함없이,

삶의 벗이 되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좋은 사람에게 은연 중 좋은 향기가 나듯이,

오래묵은 장맛과 같은 벗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서 더 짙은 향기가 남은 당연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를 만드는 마음처럼,

조화로운 마음을 지녀야  비로소 자신만의 향기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늙어갈수록 현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기란 더더욱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다른 사람에게 멋있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비춰져야 하는데,

오히려 갈수록 고집만 늘어갑니다.

 

셀 수 없을 만큼의,

고통과 시련의 시간을 견딘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삶의 지혜를 갖게 된다 했습니다.

 

시간을 이겨낸 사람은,

바로 숙성된 요리의 맛처럼,

지혜로운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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