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쉬어갈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소우(小愚) 2010. 11. 20. 11:25

 

인생은 자신이 원한다고,

쉬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이 시간 속에 속해 있으면서,

시간의 존재를 자각하지 못하고 사는 것처럼 인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쉬어갈수만 있다면,

조금 힘들고 지칠 때 재충전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을 터인데 말입니다.   

 

몸이 병들고 아프면,

완치될 때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일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인생은 아무리 제힘에 버거워도 내 앞에 놓여진 짐을 벗어놓을 수 없습니다. 

살다보면 만사가 다 부질 없고 헛되이 보일 때가 왜 없겠습니까?  

 

매일 하는 일이 지겹고,

매일 만나는 사람이 몹시 귀찮아질 때가 왜 없겠습니까?  

 

잠을 자도 마치  악몽을 꾼 것처럼 몸은 천근만근이고,

피로와 스트레스가 몸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듯 몸이 착 가라앉아,  

무슨 일을 하든지 소기의 성과는 고사하고 의욕조차 일어나지 않음에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더라도,

정말 때때로 쉬어가고 싶습니다.   

절제하지 못하고 술을 많이 먹은 날은 더 그렇습니다.  

감기가 걸린 듯 으슬으슬 춥거나 몸살이 든 듯 오한이 겹치는 날이면 더 그렇습니다.  

전날 장례식장에서 친척이나 지인의 문상을 다녀온 날은 더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런 날들은 원인이나 있지만,

정말 간절히 쉬고 싶은 날은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이 만사가 귀찮은 날입니다.  

아예 사람들과 만나거나 대화조차 나누기 실은 날 말입니다.     

 

이런 타령을 하면,

누군가는 그럴 겁니다.

그렇게 힘들면 잠시 쉬면되지 않느냐고요.  

하지만 잠시 손을 놓으면 마음이 편해야 하는데,

그 일이 해결되지 않는 한 오히려 머리만 더 아플 뿐이라는 겁니다.  

 

머리에 가슴에 남아있는 일을,

외면하면 할수록 해야 할 일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지기 쉽습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격언처럼,

미뤄서 될 일과 그렇지 않을 일이 있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인생이 힘든 건,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은 희한하리만치 힘들 때 겹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도 태어나면서부터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동안 원하는 꿈이 모여 인생의 목표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부족함이,

어떤 사람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들이,

또 어떤 사람은 꿈을 이루는 것이 목표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생의 목표들은,

항상 내가 원하는 크기만큼의 어려움도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래 살았다고 반드시 현명한 사람일 수 없는 것처럼,

인생 역시 원한다고 해서 늘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 모두가 어쩌면,

스스로의 욕심 탓인지도 모릅니다.  

분명 물러나거나 놓아버릴 시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나의 욕심 때문에 선택의 시기를 놓쳐버린 탓입니다.  

 

원하는 것이 많거나,

욕심이 없는 사람이 없기에,

사람은 결코 잠시라도 쉬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린 그것을 운명이나 숙명이니 하면서 경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후회를 등에 지고 살더라도, 

결코 멈추거나 다시 돌아 갈 수 없음은,

바로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이란 벽이니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