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08년, 두타산 마지막 정상 고적대에 오르다.

소우(小愚) 2008. 7. 7. 11:07

 

     두타산 고적대에 이르는 등산은 이 곳 무릉계곡 문간재를 넘으면서 시작된다.

     두타산(1,352m), 청옥산(1,403.7m)은 2005년 6월 5일 이미 등산하였기에,

     이번에 고적대(1,353.9m)를 오르면 무릉삼봉을 다 등정하게 되는 셈이다.  


 

     문간재를 넘자 너무나 맑은 계곡의 물이 시원스럽게 흘러내린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땀이 쏟아져 벌써 얼거온 물은 녹아버려 갈증을 달래주지 못한다.

 

 

     결국 우린 계곡물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맑아 벌건 얼굴이 투영될 듯하고, 손이 시린듯한 찬 기운에 땀이 쏘옥 들어간다.

     산행을 그만두고 계곡의 너른 바위에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하다 하산하고 싶다.

     돌 틈 사이로 피어난 야생화의 아름다운 자태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계곡을 가르는 절묘한 바위들...

  

 

     문간재에서 액 20여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청옥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오고,

     잠시 오르면 너덜바위가 넓게 펼쳐진 계곡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계곡에는 은색의 물보라를 이루는 소와 폭포가 널려있고, 참나무, 단풍나무 등 짙은 녹음이 시원한 물과 어우려져 춤을 춘다.

     또 물에는 버들치 등 물고기가 노릴고 있어 잠시 더위를 �기에는 그만이다.

     야생화에 취해 사진을 촬영하다 바삐 일행을 쫓아가다 그만 더위를 먹어버렸는지 속이 메스껍고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사원터 대피소를 지나 연칠성령에 접어들자 오랫만에 일행에 합류한 향월이는 이내 힘에 겨워 허덕이고,

     나 역시 오버했는지 더이상 산행이 무리일정도로 힘에 겨웁다.

 

     하산하는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약 3시간정도 소요된다는데 등산로 초입 부터 이렇게 헤메고 있으니 걱정이 태산이다.

     결국 잠시 쉬면서 하산이냐 등산이냐를 결정하기로 하고

     바람이 부는 능선에 앉아 약 10여분을 푹 쉬면서 피로를 달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이 곳을 기약하기엔 지금까지의 고생이 너무 안타까웠기에 조금 무리를 하기로 했다.

     10분을 걷고 5분을 쉬는 산행을 4시간에 걸쳐 하자

     비로서 청옥산(1,403.7m)과 고적대(1,353.9m) 중간부분에 있는 연칠성령계곡 이정표에 이를 수 있었다.

     아마 난 이 계곡의 능선을 오르며, 곳곳에 피어난 아름다운 야생화 무리가 없었다면 오르지 못했으리라.

     마주치는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다보니 어느새 피곤할 사이도 없이 급경사의 마지막 포인트인 이곳까지 오를 수 있었다.

 

 

     등산로에서 만난 박달나무의 우람한 모습.

 

 

     연칠성령 돌탑에서 잠시 머물며 가쁜 숨을 달랬다.

     이 곳에서 고적대까지는 약 1km 정도의 능선길이다.

 

 

 

 

     고적대는 두타산의 수많은 봉우리 중 군계일학이다.

     유일하게 정상만의 특징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봉우리다.

     시야가 확트일정도의 주변 풍경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발아래 펼쳐진 푸른 녹음의 바다.

     하지만 되돌아 내려오는 길은 너무도 멀다.

     끝임없이 이어지는 참나무 숲 길들 너무나 무덥고 지루하다.



 

 

     참나무가 둘러쌓여 한사람이 겨우 헤쳐나올 수 있을 정도의 좁은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은 너무나 멀다.

     이미 준비한 물은 떨어져 갈증이 목에 차오르는데, 계곡의 물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려올 때는 조금 쉬우리라는 생각을 비웃듯 너무나 지루하고 힘들다.

     아마 오늘 우리가 먹은 물은 각자  PT병 큰 걸로 두 개씩은 비웠으리라.

     그렇게 힘들면서도 산행을 하는 것은 정상에 올랐을 때의 만족감과 그것을 이루고 돌아갈 때의 뿌뜻함이 아닐까 싶다.

     이 계곡이 조금만 도로와 인접했다면 아마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리라.

     오늘 이 무더위를 이기고 산행을 마친 우리들 자신에게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 하루가 되었다.

 

   * 일          시 : 2008. 7. 6

   * 총 소요시간 : 7 : 30 ~ 18 : 00 (11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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