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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결혼 33주년 백담사-영시암 단풍산행

소우(小愚) 2022. 10. 18. 09:33

          ◇ 일시 : 2022년 10월 15일

          ◇ 코스 : 백담사 - 영시암(3.5km) - 백담사(3.5km)

          ◇ 소요시간 : 왕복 7.0km, 단풍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 4시간30분소요

 

 

 

  오늘은 우리 부부의 결혼 33주년이다.

  그래서 지난주엔 가족여행으로 제주도를 다녀왔고,

  결혼기념일 당일인 오늘은 평소가보고 싶다던 이곳 백담사계곡을 찾았다.

  아침 8에 출발, 한계령단풍을 구경하며 천천히 달려 용대리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 30분경이다.

  주차장은 만원이라 임시주차장에 주차 후 서틀버스로 백담사에 10시 30분경에 도착했다.

 

  백담사는 신라 진덕여왕 1년(647) 창건 이래,

  7차래 실화를 겪으면서 그 때마다 터전을 바꾸고 절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래서 절 이름에 못 담(潭)을 넣어 백담사(百潭寺)라 지었다는 설과,

  백담사계곡에서 흘러내는 물이 백 개의 담을 만들고 흐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대청에서 봉정암과 영시암, 그리고 백담사로 이어진 계곡이 깊게 이어진다.

 

  이 계곡의 단풍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단풍계절인 가을이 오면 난 주말 거의 대부분 산을 찾는다.

  그 중에서도 빼놓지 않는 산이 바로 설악산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봉우리와 능선뿐만 아니라 수많은 설악의 계곡에서 단풍을 즐기곤 했다.

  그럼에도 오늘 다시 찾은 백담사계곡은 거의 십몇 년은 넘은 것 같다.

 

  백담사를 돌아 나와 본격적으로 산행에 나섰다.

  사람들이 많은 등산로를 벗어나 자연관찰로를 택해 걸어갔다.

  등산로에 접어들자 초입부터 마치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축복해주는 듯 단풍이 곱고 화려하다.

  마치 가을하늘이 담긴 듯, 푸른 물이 담긴 백담에는 단풍이 오색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혹여 서리라도 맞았을까 걱정했는데 걸어가는 내내 화려한 카펫 길을 걷는 것 같다.

 

  곳곳에 물든 단풍을 보느라 사람들이 멈추고,

  단풍을 쳐다보며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들에게 섞여 연신 셔터를 누르고,

  멋진 배경을 찾으려 단풍이 물든 나무사이를 헤매듯 오간다.

  예쁘고 고운 단풍을 만날 때마다 마치 웨딩촬영이라도 하려는 듯 아내를 이곳저곳 세우곤 한다.

  게다가 이런저런 포즈도 요구하니 마치 신혼여행이라도 온 듯하다.

 

  사실 우리나이 때는 관절이 문제다.

  마음 같아서야 수렵동계곡을 거쳐 봉정암, 또는 오세암이나 대청봉에라도 가고 싶은데,

  경사진 길을 오르내리거나 오래 걸으면 오금과 발이 아파와,

  잘 걷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아쉽지만 영시암에서 돌아서기로 했다.   

 

  서틀버스를 타려하니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니다.

  서틀버스로 용대리주차장으로 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다리를 건너 백담사 경내까지 길게 이어졌다.

  대략 7~8백여 명에 이를 정도라 승차인원 37명 정원이라 꽤 오래 기다려야 할 듯싶다.

  그렇다고 주차장까지 약 7km를 걸어가기에는 공사 중인 협소한 길이 위험하고,

  결국 1시간 40여분을 기다려 돌아왔다.

 

◇ 이미 만차된 용대리백담사 주차장
◇ 백담사 단풍
◇ 자연관찰로 산행시작
◇ 단풍 옷을 갈아입은 소나무
◇ 개울가에서 잠시 휴식
◇ 영시암
◇ 서틀버스를 기다리며 길게 이어선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