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기억이 추억이 될 때

소우(小愚) 2020. 6. 16. 16:14

    

      

   ◆◇ 모든 것이 다 추억이 되지는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자신이 겪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 미쳐버릴 런지도 모른다.

   좋은 것일수록 오래 기억하고 싶고, 나쁜 것일수록 하루 속히 잊혀지기를 누구나 바란다.

   그러나 좋은 기억은 쉽게 잊기 쉽고, 나쁜 기억은 잊고 싶어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은 손가락을 곱을 정도다.

 

   나쁜 추억을 가진 사람에게는 하루 속히 잊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쁜 추억일수록 잊혀지기보다는 도리어 그 상처가 덧나기 쉽다.

   아니,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자라나 결국 나를 찌르는 가시로 변하기도 한다.

   이처럼 좋은 기억은 추억이 되지만, 나쁜 기억은 미움이나 원망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나쁜 기억일수록 극복해야 한다.

 

   내가 기억하는 고향집은 초가다.

   특히 억새로 이엉을 만들어 얹은 둥그런 초가지붕을 좋아했다.

   초가를 감싸고 있는 참나무 울타리와, 그 주변을 돌아다니던 노란 병아리,

   그리고 빨래 줄에 앉아 있던 고추잠자리, 어둠을 쫒던 모깃불 아래 춤추던 반딧불,

   산허리에 얹혀있던 커다란 보름달과, 비탈진 화전마다 달빛처럼 부서져 내리던 새하얗게 핀 메밀꽃들........

 

   추억은 기억함으로 생긴다.

   그러나 늘 새로운 인연과 더불어 새로운 추억 역시 만들어지기 마련이고,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 위주로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이익에 편승하게 된다.

   단지 이것을 세상인심이라 쫒다보면 정작 진정한 친구를 망각하거나 멀리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기 쉽다.

   좋은 기억일수록 곁에 두고 보살피고 키워나가야 좋은 추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흔히 좋은 친구사이를,

   우린 막역지우니 수어지교니 하는 말로 미화하곤 한다.

   그러나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는 그리 많지 않다.

   아니 그런 친구가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사람은 성공한 삶을 살았다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단지 한 사람만의 추억이 아닌 서로의 추억이 될 때 비로소 그들만의 진정한 우정으로 승화될 수 있음이다.

 

   사람은 경험한 만큼 보인다고 한다.

   추억 역시 마찬가지로 경험의 결과물인 것이다.

   선한 행동이 많을수록 좋은 기억이 많아질 것이고 반대 역시 그럴 것이다.

   나쁜 기억이 많은 사람은 부정적이기 쉽고,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긍정적이기 쉽다.

   추억은 내가 만든 내 인생의 열매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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