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20년, 충북제천 가은산등산

소우(小愚) 2020. 6. 8. 16:01

 

◆◇ 2020년, 충북제천 가은산등산

 

◇ 일시 :2020년 06월 07일

◇ 코스 : 옥순대교주차장 - 팔각정 - 새바위갈림길 - 새바위 - 번개 맞은 바위 -

    대슬랩 - 전망바위 - 둥지봉 - 둥지고개 - 상천갈림길 - 가은산 - 상천갈림길 -

    둥지고개 -새길갈림길 - 주차장

◇ 소요시간 : 총 8시간 25분 (알바시간, 휴식시간 포함)

 

 

충북 제천에 있는 가은산(575m)은,

충주호를 배경으로 기암괴석의 자태가 빛나는 보배같은 산이다.

정상은 비록 보잘 것 없지만 날개를 활짝 편 모습의 새봉과,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는 대슬랩구간, 그리고 둥지봉 아래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청풍호와 충주호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하지만 빼어난 자연경관과,

아찔감과 스릴감을 느낄 수 있는 암벽구간은,

정작 비탐방로 구간으로 묶여 있어 등산이 쉽지 않은 산이다.

이렇게 안전과 위험이 상존하는 구간이지만 비탐방 구간으로 묶기보다는,

대자연의 신비를 즐길 수 있도록 안전로프와 발지지대 등,

안전보완시설을 설치하여 가은산의 절경을 보다 즐기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

 

◇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충주호와 옥순봉

 

이곳 토박이들은,

이 산을 <가는산>이라고 부른다.

산 이름을 이렇게 부르는 것은 마고할미에 얽힌 전설에서 연유하는데,

마고할미가 이 산에 놀러왔다가 반지를 잃어버려 아흔아홉 번째 골짜기에서 찾은 뒤,

“골짜기 하나가 모자라 한양(도읍)이 못돼 이곳에서는 살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는 전설에서 이 산을 <가는산>이라 붙었다고 한다.

 

오늘 산행은,

2014년 3월 23일 금수산을 하산하면서,

감상했던 편 이 산을 꼭 한번 산행하리라 다짐했던 산임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6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찾았다.

 

그동안 산행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건강을 이유로 동참하지 못해  이젠 주로 단독산행을 해왔기에,

가은산은 혼자 산행하기에는 위험한 등산로라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서야 찾았다.

그리고 더 산행을 미루다가는 체력문제로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적인 절박함에 이번 산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 옥순대교공영주차장

 

강릉에서 5시에 출발,

이곳 옥순대교공영주차장에 도착하니7시 30분이 넘었다.

잠시 옥순대교를 걸은 후 주차장 건너 편 나무계단을 올라 팔각정에서 조망 후 등산을 시작했다.

잠시 올라 삼각점이 있는 언덕에서 내리막을 내려섰다 오르면

1.4km지점에 가은산과 새바위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에는 새바위로 가는 길은 비탐방로라 안내표시도 없음으로 주의하여야 한다.

◇ 새바위를 지나 끝봉(아래)에서 좌측 내리막길로 호수변까지 내려가야 한다.

 

작은 현수막에,

비탐방로라 표시된 곳에서,

오르막을 올라 비스듬히 걷다보면,

새바위가 한눈에 보이는 바위를 지나 새바위로 내려갈 수 있다.

 

이곳에서 다시,

지도를 꼼꼼히 봤어야 하는데,

새바위가 위치한 곳이 호수와 맞닿은 곳이라.

난 당연히 다시 올라와 우측의 인적을 따라 진행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비탐방로라,

등로를 알려주는 이정표나 꼬리표가 없는 바위 위를,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 헤맨 끝에,

새바위 아래 좌측으로 나있는 내리막길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 호수변에 자리한 번개 맞은 바위(하)

 

가파른 비탈면을 내려와,

강변에서 난 또다시 등산로를 찾지 못해 헤맸다.

안내도상으로는 분명, 인근에 벼락 맞은 바위가 나오고 대슬랩으로 이어져야하는데,

사방으로 인적이 흩어져 있어 어디로 진행해야 할지 분별하기 어렵다.

한참을 헤맨끝에 강변을 따라 얼마간 가자 벼락맞은 바위가 나왔다.

 

두 쪽으로 갈라진 커다란 바위는,

바위 위쪽에 벼락 맞은 흔적이 완연했다.

이곳에서부터 등산로는 비교적 뚜렷해 다소 긴장했던 마음이 풀린다.

하지만 눈 앞으로 성큼 다다온 대슬랩을 마주하자 또다시 가슴이 쿵닥거린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암벽산행의 즐거움의 시작이다.

 

가은산 대슬랩구간은,

진정으로 위험천만한 산행이었다.

이 구간의 산행을 방지하고자 안전로프를 걷어낸 직벽은,

거의 직각에 가까운 가파른 암벽틈을 클라이밍(기어오름)하듯 오르다가,

손가락으로 바위틈이나 나무뿌리, 혹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밀착하여 올라가야 했다.

 

이마저 없는 곳에서는,

바위벽에 발과 등을 밀착하여 밀듯이 올라가야 했다.

이와 같이  산행의 스릴감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코스나,

단독산행이라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어,

긴장감으로 온 힘을 쥐어짜야 했다.

 

한 구간을 오른 뒤,

잠시 숨을 고르며 쉬기를 약 50여분을 반복하면서,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힐 정도로 힘겨운 사투끝에 우측의 전망바위에 이르니,

어느새 체력은 바닥이고 긴장감과 안도감으로 다리가 후들거린다.

 

슬랩구간산행의 묘미는,

위험 뒤에 찾아오는 성취감인 것 같다.

그리고 슬랩공간에서 돌아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거칠것 하나 없이 눈 앞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대자연의 향연은,

그 어떤 미사여구라도 그 경이롭고 신비한 풍경을 표현할 수 없다.

 

그저 황홀하다.

그야말로 몰아일체의 세상이 된다.

행복과 불행, 미움과 그리움, 미련과 잘못조차 사라진다.

비록 눈으로, 카메라 앵글로 보는 풍경이지만,

실바람처럼 온 몸으로 느끼는 대자연의 숨결은 그저 감미로울 뿐이다. 

 

 

힘든 것도 잠시뿐,

전망바위에 서자 모든 피로가 한방에 가신 느낌이다.

눈 앞으로 다가온 절경을 마주대하니 산행의 성취감 역시 배가 되는 느낌이다.

위험천만함에도 가은산산행은 왜 이 코스로 올라야하는지 알게 해준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산과 능선,

발밑으로 유유히 흐르는 청풍호와 충주호의 굽이진 물길,

그리고 그 위를 유영하듯 지나가는 유람선이 그 당위성을 증명하고 있다.

평생 이곳에 머물고 싶을 정도로 대자연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 그저 황홀할 뿐이다.

 

이어진 해발 430m 둥지봉은,

이 코스의 정상이지만 조망이 없어 조금은 실망스럽다.

돌아보고 비탈면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면,

새봉갈림길에서 가은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정규등산로와 만나게 된다.

 

여기서 가은산은,

약 1.1km에 불과하지만 실지로 걸어보면 그 배에 이를 정도로 멀고 험난하다.

대슬랩을 오르며 이미 체력을 다 써버린 나는 약 500m를 오르자,

긴장이 풀렸는지 다리에 근육마비가 왔다.

 

이 때부터,

난 거북이걸음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산행을 하면서 비상용으로 챙겨온 근육이완제를 먹었지만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다.

그래도 정상도전을 포기하기 싫어 몇 번인가 쉬기를 반복하면서,

어떻하든 정복하겠다는 일념으로 해발 575m 정상에 올랐다.

 

가은산 정상에는,

우거진 숲 사이에 옆으로 누워있는 듯한 정상표지석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인증 샷을 찍고,

조금 나아진듯 해 하산을 시작했다.

 

상천갈림길이정표에 이르렀지만,

내리막길이라 또다시 근육마비가 와서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원래 상천으로 내려가다 옥순대교로 회귀하려던 계획을 접고,

바로 하산하는 것으로 수정해야만 했다.

억지로 둥지고개갈림길까지 내려왔지만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여기서부터 ,

새길갈림길에 이르는 1.1km 구간은 비교적 무난하다.

가능하면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자주 충분히 쉬어가며 천천히 걸었다.

오늘 하루 비록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근육마비까지 온 힘든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즐산했기에 만족스럽다.

◇ 오순봉 가는 길에서의 풍경

 

 

◆ 상세여정

07:35  충북제천 옥순대교공영주차장도착

07:45  산행시작

07:48  팔각정 - 옥순봉 조망

08:12  새바위갈림길(1.4km) - 직, 가은산 0.7km, 우, 새바위(비탐방로) - 오르막 길

08:47  새바위 - 끝봉까지 진행 후 좌측 비탈면을 따라 호수 변까지 내려간다.

          약 30분 헤맴

09:47  번개 맞은 바위 - 호수 변까지 내려왔지만,

          바위를 찾느라 인적이 흩어진 관계로 또다시 헤맸다.

10:09  대슬랩구간 - 전망바위까지 약 50분 정도 안전로프 없이,

          바위틈이나 나무 혹은 나무뿌리를 붙잡고,

          클라이밍(기어오름)해야 하는 코스라 경험이 없으면 포기하는 것이 옳다.

          특히 가급적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 착용과 동행인은 필수다.

10:56  전망바위 - 대슬랩 우측에 있는 전망바위는 조망이 아름다운 가은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11:26  둥지봉(해발 430m)

11:45  둥지고개 - 미끄러지듯 둥지봉을 내려서면,

          가은산 정규코스와 합류하게 되는데 이곳은 둥지고개이다.

          이 곳에서 가은산까지는 약 1.1km에 불과하나 심리적 거리는 이보다 훨씬 길다.

13:17  상천휴게소갈림길 - 직 가은산 0.2km. 좌 상천휴게소 3.0km

13:26  가은산(해발 575m) - 사방이 막혀있는 숲 한가운데 누워있는 듯한 정상표지석이다.

14:29  둥지고개 - 새바위갈림길까지 1.1km는 비교적 걷기 쉬우나,

          갈림길에 다가오면 약한 오르막이다.

15:24  새바위갈림길

16:24  옥순대교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