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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닭목령-고루포기산등산

소우(小愚) 2015. 6. 30. 11:26

 

 

 

 

   ◆◆ 2015년 닭목령-고루포기산등산

 

   해발 1,238m 고루포기산은,

   백두대간인 닭목령-대관령 코스 중 가장 높은 산이다.

   하지만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화강암지형으로, 울창한 숲과 다양한 야생화가 서식하고 있다.

 

   나는 대부분 나 홀로 등산이라 차량관계 상,

   닭목령에서 대관령까지는 총 14.1km, 6시간정도 걸리는 완주코스지만,

   2009년 대관령-고루포기산을 이미 다녀온지라, 닭목령-고루포기산-닭목령을 왕복하기로 했다.

   이 코스 역시 왕복 12.6km 6시간정도 소요된다.

 

 

 

 

    백두대간 길은,

    산과, 숲과, 나무와, 꽃과, 사람과 이야기하는 길이다.

    그렇기에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길마다 펼쳐진 수많은 군상들과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스스로를 가다듬기도 하고,

    때로는 자연이 주는 모습과, 아름다움과, 전설을 들어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촬영하거나 메모하노라면,

    어느새 지루함보다는 산행의 즐거움에 빠져있는 자신과 만나게 될 것이다.

 

 

◇ 터리풀

 

                                                                                                                                                     

   산행은,

   닭목령에서 대관령방향으로 10여분 가다 마지막 밭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산돼지방지용 전기철조망이 쳐진 마지막 밭에 이르면 등산로가 보이지 않아 다소 당황할 것이다.

 

    그러나 밭을 빙 돌아 맞은편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등산꼬리표가 나타난다.

    산죽 밭을 지나 곳곳에 자리한 참나무고목과 아름드리 울창한 송림을 감상하며 가야 한다.

    등산로 관리가 어려운 우거진 숲길, 백두대간을 산행할 때는,

    가급적이면 긴 옷을 입어야 벌래와 긁힘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다.

 

 

 

 

    약 40분 정도 가다보면,

    불현듯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100m정도 가면, 왼쪽으로 등산로와 도로가 끝나는 곳에,

    그림 같은 맹때기마을이 나타난다.

 

    아랑봉 팻말을 단 소나무 고목을 지나면, 나무계단을 오르면 이정표가 나타나고,

    참조팝나무가 군락을 이룬 이 곳 언덕에서, 마을전경과 고루포기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정표를 지나면 낮은 내리막과 참나무 능선이 나타나고,

    왼쪽으로 수묵화인양 안개에 휩싸인 푸른 삼림의 바다가 넘실거린다.

 

 

 

 

    닭목령에서 3.4km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왕산제1쉼터가 있다.

    여기서부터 다소 급한 오르막을 올랐다가 얕은 내리막을 내려가면,

    불현듯 단풍나무숲과 화강암 암석지대가 나타난다.

 

    박달나무가 서 있는 암석지대를 따라 오르면,

    바람이 잘 드는 곳에 왕산제2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철탑이 있는 곳까지는 다소 경사가 급한 돌계단 오르막길이다.

    그러나 의외로 이 경사면을 따라 다양한 종의 야생화가 피어 힘든 줄 모르고 올랐다. 

 

 

 

 

    철탑1에 이르자 서서히 안개가 걷히기 시작한다.

    철탑사이로 보이는 가뭄에 시달린 안반데기 고랭지 채소밭이 아직도 황토색이다.

    여기서부터 철탑2 한곳을 더 지나서 고루포기산 정상까지 고위평탄면을 이룬 지형이라,

    산책하듯 걸으면 된다.

 

    길옆으로 호장근이 자란,

    넓은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이르자,

    대관령에서 출발한 산악회원들이 모여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래서 한 분에게 부탁해 정상인증 사진 한 장을 담을 수 있었다.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때우고 되돌아오다,

    철탑1 부근에 이르러 올라오는 젊은 등산객 한분을 만났는데,

    제1쉼터 부근에 산돼지3가족이 있으니 조심하라 알려줬다.

 

    그래서 내려오면서,

    연신 스틱을 부딪쳐 소리를 내며 서둘러 내려왔지만,

    산돼지는커녕 산새들의 작은 움직임조차 없다.

 

    안개가 걷힌 뒤의 하산길이어서,

    시야가 확트인 곳곳마다, 안반데기 풍차가 아스라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깜빡 경치를 감상하느라

     산돼지생각을 잊고, 맹때기 마을언덕에서 구름 위의 고루포기산을 촬영하다,

     산돼지의 화들짝거림에 그만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 일시 : 2015년 6월 28일

     ○ 코스 : 닭목령-고루포기산-닭목령 (총 12.6km, 6시간 소요)       

     ○ 여정 :

         09:25 닭목령

         09:37 마지막 밭(12분)

         10:04 사유지 맹때기마을(27분)

         10:33 이정표(29분, 닭목령 2.3km, 제1쉼터 1.1km)

         11:00 왕산 제1쉼터(27분, 닭목령 3.4km, 제2쉼터 1.7km)

         11:30 화강암 암석지대(30분)

         11:54 왕산 제2쉼터(24분, 닭목령 5.1km, 고루포기산 1.3km)

         12:20 고압선철탑1(26분)

         12:42 고압선철탑2(22분)

         12:50 고루포기산 정상(12분, 1,238.3m, 닭목령 6.3km, 대관령 7.8km)

         15.25 닭목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