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4년, 충북괴산 조령산등산

소우(小愚) 2014. 4. 21. 15:04

 

 

 

 

 

 

 

  

   ▶▷▷2014년, 충북괴산 조령산등산

 

   오랜만에 정말 산다운 산을 다녀온 것 같다.

   이번 신풍리절골마을에서 출발하여 조령산 정상을 돌아 신선암봉에 올랐다가,

   다시 원점 회귀하는 조령산 절골코스는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스릴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등산객으로부터 각광받을만한 명품코스가 아닐까 싶다.

 

   해발 1,017m의 조령산은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 사이에 있는 산이다.

   문경새재의 새재로 널리 알려진 조령은 조령산에서 나온 것이다.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의 긴 회랑이 새재로 이어져서 영남에서 중부지역으로 나오는 관문역할을 했던 조령은,

   천혜의 험을 가지고 있어서 임진란 때 왜군을 이곳에서 저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되씹는 곳이다.

 

 

 

 

    조령산의 북쪽은 화강암 슬랩지대가 많고,

    송림이 군데군데 우거져 원경으로 보면 그림 같이 아름답게 보인다.

    주흘산과의 사이에 조령천이 흐르고 이 골짜기를 따라 조령으로 올라가는 길이 이어진다.

    등산로는 조령제1관문인 주흘관에서 개울을 따라 서쪽 계곡으로 들어가는 코스,

    이화령에서 산복을 통과한 뒤 능선으로 올라가는 코스,

    신풍리 절골 골짜기로 올라가 안부에서 암릉지대를 따라 정상으로 가는 코스가 있다.

 

 

 

 

   조령산은 쉬운 코스와 어려운 코스가 확연히 나뉘므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코스로 산행을 할 수 있다.

   록 클라이밍을 하고 싶으면 촛대바위 방향보다 신선암봉 방향으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신풍리에서 올라가기 30,4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신선암이 있는데,

   이곳은 록 클라이밍의 보고로, 슬랩과 직벽도 있어서 암벽을 익히는 암장으로,

   산악인들 뿐 아니라 암벽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조령산 암봉은 절골마을에 도착하면 한 눈에 보인다.

   찾기 어려울 거라는 예상을 깨고 네비게이션에 에바다기도원을 입력하면 쉽게 이곳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절골마을에 도착해도 산행을 알리는 등산안내 표지판이 없어 조금은 당황스럽다.

   그러나 에바다기도원 왼쪽 길을 따라 오르면 등산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이내 촛대바위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어느 방향으로 산행을 해도 관계없으나,

   이번 산행의 경험상 촛대바위 방향이 더 쉽고 묘미가 더하지 않을까 싶다.

 

 

 

 

   봄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는 봄에 피는 야생화를 보는 즐거움일 것이다.

   마을길을 따라 금낭화와 애기똥풀 그리고 조팝나무의 꽃향기에 벌써 취했는데,

   촛대바위 방향 참나무 숲에 들어서자마자 그 귀하디귀한 파란색 각시붓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그리고 산철쭉이 막 피기 시작한 비탈길을,

   나무와 밧줄을 붙잡고 약 1시간 30여분을 오르면 촛대바위를 만나게 된다.

   촛대바위 위에 오르면 비로소 암릉 길이 이어진다.

 

 

 

 

 

   솔밭사이로 난 길 따라 이루어진 계속 이어진 암릉지대를,

   밧줄 한 가닥에 의지하여 오르내리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이어진다.

   더러는 위험한 곳도 있으므로 반드시 위험한 구간은 한 템포 줄이는 여유와 신중함은 필수다.

   사실 초보자나 노약자에게는 좀 위험한 코스이지만 주의하면 조령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암릉지대를 지나면 이화령 갈림길과 헬기장이 나타나고,

   이내 전나무 숲을 지나 비탈길을 올라가면 정상을 만나게 된다.

   정상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리지만 조령산의 참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코스라 할 것이다.

   조령산에서 빼놓지 않아야 할 풍경중의 하나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신선봉과 월악산 풍경이라고 한다.

 

 

 

 

   특히 신선암에서 조령쪽으로 이어지는 암릉은,

   슬랩의 흰빛 화강암 사면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그리고 오늘 봄 계절의 조령산 여정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꼽으라면,

   암릉과 암릉, 봉우리와 봉우리, 골짜기와 골짜기를 이어주는 곳마다 핀 진달래의 붉은 물결이 아닌가 싶다.

   비록 사진에는 잘 안타나지만 노랗고 붉고 파란 봄 야생화의 아름다움도 있을 것이다.

 

 

 

 

 

   조령산 정상은 그리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대로 확 트인 곳이라 주변의 조망이 좋다.

   특히 정상 바로 밑 조망지에서 신선암봉 방향의 풍경은 말문을 막히게 할 정도로 뛰어나다.

   아마 이 등산여정의 백미는, 이곳 조령산 정상에서 신선암봉에 이르는 코스에서,

   만나게 되는 암봉들의 자태가 아닐까 싶다.

 

   급격한 낭떠러지기를 밧줄과 나무를 붙잡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서도 경치의 아름다움에 피곤조차 느낄 수 없다.

 

 

 

 

   낭떠러지를 내려가면서 또는 오르면서 눈은 온통 경치에 빠져 있다.

   그러다 봉우리에 올라 전체를 굽어보는 느낌은 시원함을 넘어 감탄 그 자체다.

   정말 설악산의 그 명성에 버금갈 정도로 이 곳 조령산의 등산은 단지 밧줄 하나 이외에는,

   인공이 가미된 그 흔한 철계단이나 돌계단조차 없는 자연 그대로의 산행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산이다.

 

   오랜만에 혼자 하는 산행이지만,

   외로움이나 번잡함조차 잊을 정도로 흠뻑 취했던 하루의 여정이 아니었나 싶다.

   신선암봉에 오르면 한마디로 정상의 의미를 알게 해준다.

   확 트인 시야, 웅장하면서도 올망졸망한 수많은 봉우리와 산맥,

   그리고 비단 회백색 옷자락처럼 늘어진 바위 면을 따라 생명을 이어가는 기기묘묘한 나무들,

   연분홍 진달래 꽃봉오리 사이로 비춰지는 햇살의 따사로움과 시원한 바람줄기들,  

 

 

 

   그저 나는 가슴과 입을 크게 벌리고,

   그들이 주는 달콤한 생명력을 그저 들이마시기만 하면 그만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정표표지판이다.

   갈 길의 방향을 알려줘야 할 이정표가 부서진 채로 바닥에 누워 갈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사소함이 등산객들의 인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음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충북이든 아니면 경북이든 유관기관에서 급히 보수했으면 싶다.

 

 

 

 

   신선암봉에서 왼쪽 신풍리절골 방향으로 내려가다 공기돌바위에 이르면 신선암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후 경사긴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바위 위 숲 속에 자리한 청암사와,

   웅장한 바위 위에 쫄쫄 흘러내리는 마당폭포를 볼 수 있는데, 웅장한 폭포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곧 이어 만나는 계곡에서 간단하게 세수를 곁들인 뒤,

   평탄한 길을 따라가면 오늘 산행을 마치게 된다.

 

 

 

 

  ● 등산여정

 

   07:56  절골 입구 느티나무공터 - 08:09 에바다기도원(13분)/좌 -

   09:15  갈림길이정표(8분)/좌, 신선암봉. 우, 촛대바위능선/ 우

   09:32  촛대바위(75분) -

   11:00  백두대간등산로합류(88분)/이화령갈림길/직진 -

   11:02  1006봉/헬기장 -

   11:12  조령산(1062)정상(10분, 구간 3시간 16분))/정상석/ 휴식 및 조망 -

   11:30  안부사거리(18분)/좌, 신풍리(상암사터)/우, 마당바위/직진

   11:51  안부사거리(21분)/좌, 절골 합수부/우, 문경새재 마당바위 2.4km/직진 -

   12:42  신선암봉(939m)정상(41분, 구간 1시간 30분))/정상석, 20분 점심/우, 조령3관문/ 좌 절골방향으로 하산행 -

   13:13  공기돌바위(31분, 실재로는 7~10분) -

   13:21  갈림길이정표(8분)/우, 원풍리(수옥폭포)/좌 절골방향으로 진행 -

   13:51  마당바위 폭포(30분)/폭포 밑 계곡에서 간단한 세면 가능

   14:21  갈림길이정표(30분)/합류지점       

   14:38  절골 입구 느티나무공터(17분, 구간 1시간56분)/ 산행종료(7시간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