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3년, 강릉 석병산등산

소우(小愚) 2013. 11. 4. 10:10

 

 

 

        ◆◇ 2013년, 강릉 석병산등산

 

        늦가을의 석병산 암봉은 마치 소금 산인 듯, 눈이 내린 듯 하얗다.

        어찌 오늘은 흐린 날씨여서인지 더 그렇다.

 

 

 

   

    2009년 가을에 단풍산행을 할 때만해도,

    그렇게 곱게 피었던 단풍이 오늘은 서리가 녹아 아직 질척이는 등산로에, 계곡에, 

    산자락에 떨어져 서로의 서러움을 달래며 함께 누워있다.

    그리고 그 때만 해도 등산로나 표지판이 없었는데, 

    오늘은 명확하게 잘 정돈되어 있어 산행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백두대간을 가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다수 등산객에게 있어 석병산 산행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석병산 정상을 제외하고는, 산죽(조릿대)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산을 오르내리며 걷는,

    다소 평범하고 단순히 걷는 산행여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에는,

     이 석병산 산행만큼 단풍을 즐기기에 적격인 산도 없다.

     삽당령 도로 따라 펼쳐지는 단풍바다도 그렇지만,

     능선 양쪽으로 곱게 물든 단풍이나,

     석병산 정상에서 조망하는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 산의 풍광은 단연 일품이다.

 

     특히 둥글게 뚫린 석병산 일월문에서,

     마치 문을 열고 밖을 내려다보는 절경은 차라리 신비롭기까지 하다.

 

 

 

 

     석병산 정상에 서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노라면, 난 늘 살아있는 듯한 생생함을 맛보곤 한다.

     정상에 있는 돌들이 워낙 빼족해 여간 조심스럽지 않지만,

     암봉마다 오르내리며 그 암봉 사이로 나타나는 하늘과 구름과 빛과 경치는 끝내준다.

 

     그러니 그 어찌 저절로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이 없을까?

     이처럼 석병산은 평범속에 비범함이 숨어있는 명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