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3년, 홍천 공작산등산

소우(小愚) 2013. 9. 16. 17:18

 

 

    ○ 등 산 일 시 : 2013년 09월 15일(일)    

    ○ 등 산 코 스 : 수타사주차장(08:50)-  공작산수련원펜션(공작골, 09:32, 택시이동:2만원)-

       공작산정상(2.69km, 11:47)- 지방도444호(4.32km, 15:41)- 약수봉(0.4km, 16:07)-

       궝소출렁다리(1.5km, 16:57)- 수타사(2km, 17:51)- 수타사주차장(18:10)

    ○ 총소요시간 : 총 10.91km, 09시간 20분소요  (택시이동, 점심, 사진촬영 및 휴게시간포함) 

 

 

 

             ◆◇  2013년, 홍천 공작산등산


     지난 주 팔봉산을 시작으로 두 번째 홍천지역의 산을 찾았다.

     인터넷으로 홍천군청 홈페이지에서 산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보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산이 공작산이다.

     이미 팔봉산은 널리 알려진 산이라 제외하고  내 취향에 맞게 선택된 산은 공작산, 가리산이다.

     두 곳 모두 휴양림을 품고 있을 정도로 볼거리와 산행의 묘미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게 한다.

 

 

 

 

   

     오늘 찾은 공작산은,

     골짜기가 깊고 기암절벽으로 된 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르듯,

     겹겹이 솟아있는 모습이 공작새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공작산은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우거진 푸른 숲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공작산은 천년고찰인 수타사를 품고 있으며 세조의 비(妃) 정희황후의 태(台)를 봉안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 등산코스는,

     공작골에서 출발 공작산 정상과 약수봉을 거쳐 수타사로 하산하는 코스다.

     일반적으로 등산에만 7시간 30분 정도 반대로 등산할 경우는 8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등산도 공작골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비교적 쉽고,

     공작산 정상에서 수타사로의 하산길이 비교적 쉬운 점도 고려했다.

 

     수타사에서 탄 콜택시 기사분께서

     공작현에서의 산행보다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작골펜션에서 출발하여 안골을 따라 등산하는 것이,

     등산로도 확보하고 산행도 용이하다고 권하여 공작골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공작골에 도착하자 이미 도착한 산악회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들보다 먼저 정상에 서야 정상에서의 조망도 쉬울 것 같아,

     그들을 지나쳐 출발했으나 이내 몇 개의 산악회 회원들과 뒤섞여 등산을 해야만 했다.

     공작산 정상까지는 2.69km에 불과하나 비교적 경사가 급하고 육산이라 미끄러워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몇 번이나 숨을 몰아쉬며 오르지만,

     뒤엉켜버린 산악회 때문에 페이스조절도 쉽지 않다.

     앞서면 뒤 쫒아오고 뒤서면 휴식시간에 마주쳐 여간 성가시지 않다.

     결국 이 페이스는 정상에서도 이어졌다.

 

     정상에서 인증사진이라도 찍을까 싶어 거의 20여분을

     맞은 편 봉우리에서 지체했으나 그들은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다.

     좁은 정상에서 소리치는 것은 예사이고 모여 음식에다 음주까지 이어지니 정말 가관이다.  

 

 

 

      결국 개별로 온 등산객과 싸움이 난 뒤,

     그들이 떠나고서야 정상을 돌아볼 수 있었다.

     공작산 정상은 표지석이 놓인 곳과 표찰이 놓인 곳이 다르다.

     원래의 정상은 표찰이 놓인 곳이라 한다.

     정상의 조망은 오른쪽으로 홍천시가지를 희미하게 바라 볼 정도일 뿐 그리 뛰어나지는 않다.

 

     그러나 암벽을 타듯 올라오는 재미는 그리 나쁘지 않다.    

     정상에서 이렇게 희미하게 조망된 풍경이 산행 내내 이어진다.

 

 

   

     공작산 정상에서 수리봉을 거쳐,

     약수봉 바로 밑 신봉로와 굴운로로 가는 지방도 444호 까지는,

     참나무가 주종을 이룬 절벽과 능선 사이사이로 노송들이 보이나 대체적으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단조롬게 같은 풍경이 이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간간히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결과 위험천만한 길도 많아 그리 지루하지는 않다.

 

 

   

     지방도에 도착하자  0.4km 떨어진 곳에 약수봉이 있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시간도 이미 4시를 향하고 있어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출발했지만,

     얼마 못가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는 산이 나타났다.

 

     기가 찬 마음에,

      숨 가쁘게 올라가는 산행은,

      마치 4km를 걷는 듯 힘들고 심신을 지치게 한다.

     하지만 그렇게 오른 약수봉은 나에게 그저 실망스러움만 남겨준다.

     소문과는 다르게 약수봉은 사방이 숲으로 조망할 곳도 없는 그저 어느 산에나 있는 산 정상일 뿐이다.

 

 

 

     허탈한 마음에 빨리 하산이라도 하고 싶어 이정표를 보니 수타사까지는 아직 3.5km나 남아 있다.

     2.8km의 용담으로 가면 조금 빨리 가겠다 싶었지만,

     흔들리는 마음을 누르고 원래 목적했던 궝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궝소로 돌아가는 1.5km의 길은 의외로 신선한 산행이 이어진다.

     호젓한 숲길도 있고 스릴 넘치는 낭떠러지기도 있고,

     거기다 궝소의 출렁다리와 시원한 계곡은 오늘 산행의 모든 피로를 한방에 해소시켜주는 듯 하다.  

 

 

 

     그리고 궝소에서 수타사에 이르는 2km의 계곡 길은  오늘 산행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걸어가는 내내 우렁차게 들려오는 물소리와 잘 정돈된 숲 길,

     그리고 궝소와 용담으로 이어지는 거친 물살, 깎여진 바위들,

     한 폭의 수채화속에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