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말라.

소우(小愚) 2013. 5. 29. 11:20

     ▶▷ 나의 잣대는 공정성을 담보하지 않는다.

 

     자식은 부모의 도움으로 교육받고 성장한다.

     그럼에도 어른이 되면 마치 자신 혼자 자라고 자신 혼자 모든 것은 습득한 양 부모의 말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도 어려울 때는 도와주지 않는 부모를 원망한다.

     부모의 못난 과거는 부끄러워하면서 그 손으로 해준 밥이나 음식은 맛있게 먹는다.

     그들의 도움으로 화려한 옷을 입고 고운 화장을 하면서도 그들이 주는 돈은 거부하는 법이 없다.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한번쯤 도움을 받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비난하는 행동이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현 상황에서의 자신의 모자람이 내 탓이 아닌 남의 탓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것도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과 삶을 함께 하는 사람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공연히 트집과 짜증을 부리고 뒤에서 험담이나 비난조차 서슴치 않는다.

     그 사람이 준 그동안의 도움일랑 깡그리 잊어버리고 말이다.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살다보면 아주 남의 얘기를 안 할 수는 없겠지만, 가급적이면 그것들이 습관화되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처럼, 입 밖으로 한번 나온 말은 결코 다시 주워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앞에서 하지 못하는 말일수록 좋은 말이기 보다는 대부분 험담이나 비난의 말일 것이다.

     그것도 모르는 사람의 것이 아닌, 아는 사람의 행동을 나의 잣대로 말이다.


     어쩌면 험담의 대상이 되는 대부분의 사람은 나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요즘 현실에서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살다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물이 아래로 흐르듯 가진 자의 몫을 나누며 살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놓고 말하면 혹여 불이익을 받을까봐 염려하면서도, 어쨌거나 현실에서는 그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작금의 불편한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나도 나 나름대로는 그 도움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고 여기지만,

     사람에게 있어 정당한 대가라는 게 얼마만큼 큰 모순인지, 삶의 깊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 대가라는 것은,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늘 크게 보이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늘 작게 보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도움처럼, 일방적으로 주고 받는 관계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도움이라기보다는 배품이라 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물론 도움을 줄 때 대가를 바라고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방적인 도움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결코 대등한 인간관계일 수 없음이 바로 현실이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자긍심으로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스스로 누군가에게 뒤진다는 기분을 참기는 쉽지 않다.

     특히 그것은 형제자매나 친분이 돈독한 친구사이일수록 마음의 상처는 더 깊다.

     왜냐하면 이들 모두는 늘 나와 비교대상이라서 그렇다.


     하지만 역지사지라고,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하고 싶은 말일수록, 뒤에서 하지 말고 당당하게 앞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쨌거나 나와 삶을 함께 하기에, 나만 싫다고 해서 단절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뒤돌아 욕하고 앞으로 칭찬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그럴수록 실없어지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자신뿐이다.

     비록 생각이나 마음으로만 하는 것일지라도 때로는 얼굴에 묻어나는 법이다.

     얼굴은 바로 내 마음의 거울이요 대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