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상처가 난다.

소우(小愚) 2013. 5. 31. 10:22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상처가 난다.

    꼭 누군가가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아도 ,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이런저런 잡스러운 사념에 빠져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것이다.

    그만큼 부동심을 일관되지 유지하기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만큼 변덕스러운 것도 없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하지 않아도 될 걱정과 아직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에 대해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어느 정도 스스로의 삶을 살아 온 사람치고 상처 하나 안 가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몸이든 마음이든 어느 한구석엔가 남들에게 들어내 놓고 말할 수 없는 자신만의 상처를 품고 있지는 않을까?

    그리고 그 상처를 달랠 길 없어 밤마다 남몰래 베게 깃에 눈물을 훔치는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말 못할 상처는, 나이가 들수록 덜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이만큼 더해만 가는 것 같다.

    그래서 가슴에 남은 추억의 그리움만큼이나 그 상처도 깊어만 간다.


    세상에 고통 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는 것조차 어머니의 고통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것이다.

    지식을 얻으려면 배움이란 고통을, 식견을 높이려면 경험이라는 고통을, 의식주를 얻기 위해서는 일이라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고통은 아픔만 주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지울 수 없는 상처도 준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 뒤에는 달콤한 열매뿐만 아니라, 상처라는 반대급부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흔히들 마음의 상처는 화가 쌓여서 만든다고 한다.

    그만큼 화는 남을 향하든 자신을 향하든, 가급적 풀고 살아야 만수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화는 풀어야하는데 푸는 방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일 것이다.

    무턱대고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풀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친한 사람에게 풀기에는 내속을 들어내보이는 것같아 꺼림직 할 것이다.

    그래서 자기합리화나 긍정적인 마인드와 같은 자가 치유를 하지만, 그조차 마음의 상처를 완벽하게 치유하기란 힘들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결코 누가 화를 많이 낸다고 해서 입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화를 당하는 사람의 마음으로부터의 수용여부일 것이다.

    내가 저지른 잘못이 상대방으로부터 화를 먹을 만큼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라면 그 어찌  마음의 상처가 되겠는가?

    마음의 상처는 상대방의 화가 부당하다는 인식이 마음 저변에 존재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쩌다 누군가에게 화를 냈으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난 뒤, 반드시 화를 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현재의 자신의 삶에 대하여 만족하고 사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것만 있으면 좋을 텐데, 저것만 가졌으면 원이 없을 텐데.>하고 늘 자신의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한계에 부닥치는 회수가 늘어가고 그로 인하여 점차 자신감도 잃어가게 된다.

    이러한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자책과 실망이 고스란히 마음의 상처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마음의 상처는 남에 의해서보다 자신에 의해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마음의 상처는 때때로 가만히 놔두는 것이 더 좋을 경우도 있다.

    왜냐하면 마음의 상처는 남이 아닌 바로 자신의 문제이기에 그렇다.

    그리고 안 되는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는 것이 좋다.

    가급적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고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욕심내지 않아야 한다.

    남에게 인정받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