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13년 4월, 드디어 월악산에 오르다.

소우(小愚) 2013. 4. 29. 14:46

 

 

 

 

 

 ◆ 산행 상세정보    

 ● 일시 : 2013년 4월 28일          

 ● 등산코스 : 동창교(8:50)-덕주사(9:45)-마애불-헬기장- 

    송계삼거리(갈림길)-영봉(14:45)-송계삼거리-동창교 (17:20)

 ● 총소요시간 : 8시간 30분(점심,휴식시간포함)

 ● 동행자 : 박용한, 김동근, 최종림, 정순교

 

 

 

 

 

    ◇◇ 월악산 산행기

 

     2013년 4월 28일 마침내 월악산으로 출발했다.

     그동안 너무 인근주변만 돌면서 산행을 이어온 이유로 작년부터 유명산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러나 일요일이나 등산이 가능한 직종에서 일하는지라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산은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편도 3시간 거리에 있고 등산시간도 6시 정도 걸리는 산을 주로 찾았다.

 

 

      결국 거리상으로 강원도 이내와,    

      경상북도, 충청북도 일부분이 가능한 지역으로 구분되었고,

      거기에 포함된 가보지 못한 유명산으로는 국립공원인 월악산과 소백산이 등산 가능한 곳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등산준비를 해왔으나 동행자를 구하지 못해 무산되었었다.

      그러다 지난 달 3월 17일 안인 해파랑길을 등산하면서 의견을 조율하여,         

      오늘 마침내 월악산을 등정하게 되었다.

 

 

      강릉에서 월악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음 길찾기를 보면 편도 약 3시간 3분이 필요하다.

      강릉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님원주까지 가서 거기서 국도로 제천시를 지나야         

      목적지인 한수면 들머리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산행시행을 고려할 때 가급적 일찍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새벽 5시에 출발하여 목적지인 동창교 인근에 도착한 시간이 8시 10분,

      인근 식당에 주차여부를 문의한 뒤 그 식당에서 버섯사브사브로 아침식사를 마친 후,

      8시 50분 월악산  여정을 시작했다.

 

      오늘 등산 코스는 동창교(8:50)-덕주사(9:45)-마애불-헬기장-

      송계삼거리(갈림길)-영봉-송계삼거리-동창교로 내려오는 예상시간 7시간 정도의코스다.

 

 

         

 

     게다가 구름도 다소 있고,

     하늘은 뿌옇게 운무가 끼어 먼 거리의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동창교 날머리에서 덕주사까지는 1.1km 정도다.

     생각하기에는 얼마 안 걸릴 것 같지만 막상 걸어오면 막상 많이 걸린다.

 

 

 

      물이 많지 않은 4월이어서 그런지,

      이 길을 따라 덕주골로 가는 계곡은 의외로 평이하다.

 

      덕주골에 들어서자 만나게 되는 수경대의 물줄기도 그렇고,

      덕주사도 아직 증축중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저 왠지 모르게 어수선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봄을 맞아 피어난 가로수의 벚꽃이나 개울 곳곳에 피어난 조팝나무,   

      애기똥풀, 괴불주머니와 같은 야생화를 즐기며 걷다보면 의외로 지루함이 가실 것이다. 

    

 

 

       

     4월이 주는 자연은 부조화다.

     새싹도 잎을 내밀고는 있으나 아직 그 색을 드러내기는 어렵고,

     벚꽃이나 진달래, 생강나무로 이어지는 봄꽃도 겨울 산의 여백을 메우기란 아직 무리다.

     덩그러니 바위로 채워진 계곡도 시원한 물소리를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인지 산은 아직 회백색이 더 강하고 나무도 그렇다.          

 

 

 

 

 

  

      월악산 등산은

      등산로에 놓인 울퉁불퉁한 바위나 자갈,

      그리고 무성의하게 만들어진 나무계단과 수많은 철계단으로 집약된다.

 

      덕주사를 지나 1.5km정도

      크고 작은 자갈이 깔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암벽화인 마애불을 만나게 된다.

      마애불을 지나 절벽을 향해 올라가노라면,

      강릉에서 삼형제봉을 등산한 사람이라면 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다.        

      왜냐하면 이 곳 풍경이 마치 삼형제봉을 닮아서이다.

 

      이 곳에서 잠시 숨을 가다듬고,

      절벽과 철계단과 지루한 싸움을 하며 영봉에 이르는 3.3km의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여기서 헬기장까지는 대략 1.2km에 불과하지만, 깎아질 듯한 절벽을 오르는 길이라 곳곳이 위험천만하다.   

 

 

 

      헬기장은 영봉의 위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송계삼거리에서는 바로 코 닿을 듯 한 곳에 영봉이 보이나 영봉은 이 곳에서 1.5km을 더 가야 한다.

 

 

 

      왜냐하면 영봉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뒤로 돌아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영봉 바로 밑에서 다시 700m 정도 내려가서  800m 정도 걸리는 정상까지는 40여분 정도 걸리는데,

      철계단이 워낙 가파르게 놓여있어 쉬엄쉬엄 오르다보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이 구간은 이 계절쯤이면 봄 야생화의 보고다.

 

      노루귀는 물론,

      하늘색의 현호색과 흰꽃의 별꽃들,

      그리고 노랑제비꽃과 양지꽃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리고 마지막 정상을 앞둔 지점에서는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이 곳을 오르는 동안은 결코 방심하거나 한눈을 팔 수 없다.

      오로지 오르는데 집중해야 한다.

       

      맞은 편 산이 주는 경치는 내려오면서 감상해도 충분하다.

      그리고 철계단이 가파르고 좁으므로 다른 등산객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이 필수다.

 

  

 

   

      정상 바로 아래에는,

      마치 힘들게 찾아온 등산객을 반기는 듯이,

      간단히 휴식을 취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꽤 넓은 공터가 있다.

      여기서 우리 일행은 점심을 먹으면서 그동안의 피로를 풀고 마지막 정상도전을 시작했다.

 

      오후 2시 45분, 마침내 정상을 정복했다.

      무려 6시간이라는 엉금엉금 기기도 하고 쥐가 나려는 다리를 마사지하는 악전고투를 이겨내고 정상에 섰다.

      오르면서 기면서 올라온다고 해서 주변 등산객으로부터 <58년 개띠>라는 비앙거림성 농담도 들었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상에 선 우린 모두가 승리자다.

 

 

       

     정상에 서는 순간 우린,

     서로 마침내 해냈다는 뿌듯함에 서로의 손을 잡고,

     <수도했다.>라는 말과 함께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너무나 큰 기쁨에 정상의 경치는 뒷전이고

     <올 한 해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만 있을 거야.>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기에 바빴다.

 

     해발1,097m의 월악산의 영봉은 역시 정상다운 정상이다.

     군계일학처럼 오롯이 서 주변의 모든 봉우리를 다스린다.

     정상에서 보는 충주호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아득히 충주호가 보이고 골짜기를 끼고 형성된 마을 풍경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철 난간대를 붙잡고 바람이 가져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정상에 선 자만이 누리는 특권일 것이다.

 

      송계삼거리에서 동창교날머리까지는 2.8km로 1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오늘 우리 일행은 여자 일행들이 너무 무리해서인지,

      다리가 아파 절룩거리며 하산하느라 거의 2시간 넘게 걸렸다.

 

      왜냐하면 이 코스는 국립공원이라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나무로 계단을 만들었으나,

      계단사이에 놓인 흙이 사라져 오히려 나무계단이 거추장스러웠고,

      돌을 놓아 만든 계단도 오히려 무릎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최악의 코스가 아닐까 싶었다.

      이렇게 식당 주차장의 차로 돌아온 시간이 오후 5시 20분,

      총 8시간 30분이 걸렸다.

 

 

         

      잠시 남은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이곳에서 5시 50분에 출발, 강릉에 도착하니 저녁 8시 20분이다.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힘든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정도로 힘든 산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리고 이 산을 함께 해준 분들께 진심으로 <함께 해줘 고맙고 감사하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