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소우(小愚) 2013. 1. 24. 09:12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라는 말이 있다.

 

이 격언이 뜻하는 것은,

들어온 사람은 티가 안 나지만,

나간 사람의 빈자리는 크다. 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나간 사람보다 들어온 사람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나간 사람이야,

경우에 따라 인연의 끝일 수도 있지만,

들어 온 사람은 지금부터 인연의 시작이기에 좋은 인상을 줄 필요가 있다.

이렇든 우린 항상 새로운 것에 취해 인연의 소중함을 잊게 된다.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있다.

이 격언은 <예전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상대적으로 지금 그 자리에 있는 사람보다 났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한 자리에 너무 오래 있으면
,

고인 물이 썩듯이 부정부패의 대명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나이 들면 모두 보수다.라는 말처럼,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다는 의미도 중요하다.

 

요즘은,

워낙 급변하는 세상이라,

경험이 그리 각광을 받지 못하지만,

중요한 일이나 의사경정일수록 경험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인생이 그렇듯 기회라는 것은,

반복되는 것이 아니기에 선택은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보이는 것만큼 볼 수 있다.>란 말이 있다.

물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고들 하지만 그것은 여건이 뒷받침 될 경우다.

때때로 자리는 시간이나 경험으로 생긴 자리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간 자리는 언제나 쓸쓸하다.

아니 쓸쓸함을 넘어서 씁쓸하기까지 하다.

자의에 의해 떠난 자리도 그런데 ,

하물며 타의에 의해 억지로 떠밀린 자리는 오죽하랴?

도통 요즘 사람들은 떠난 사람에 대한 배려가 너무 모자란 것 같다.

언젠가는 자신도 지금 자리에서 떠나야 할 터인데 말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자리라는 것은 자신만 잘해서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리란 주어진 일이나 역할을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 만들어진다

일의 성격에 따라 주()의 자리도 종()인 자리도 있기에,

각자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의 자리에 있는 사람을 보살피고,

()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주()의 자리에 있는 사람을

최선을 다해 보좌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

누구나 위를 쳐다보고 산다.

그래서 그 일을 감당할 능력이 모자람에도,

죽기 살기로 ()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주()의 자리는 늘 한정되어 있고 주어진 여건도 맞아야 한다.

 

정말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면,

먼저 그 자리에 어울리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그러므로 잘했거나 못했거나 자리라는 것은,

그 자리에 알맞은 사람들에 의해 채워져야 더 빛나고 값어치 있는 것이다.

 

흔히들,

<자리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고들 하지만,

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옳다.

자기 자리임에도 그 자리가 가진 무게를 몰라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감당하지 못할 자리라면,

어차피 자신이 아무리 용을 써도,

3자에 의해 떠나야 하는 것이 순리다.

 

요즘은 자리가 너무 귀하고,

그 자리를 감당할 인재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어

기존의 자리조차 지키기 버겁다.

따라서 경쟁에서 밀려 어쩔 수없이 자리를 떠나야 하는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따뜻한 위로와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