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서민의 시선

분쟁의 진리

소우(小愚) 2012. 6. 23. 09:13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분쟁은,

  누가 분쟁의 원인을 제공했느냐와 상관없이, 항상 가진 자의 승리로 끝나야 뒤탈이 없다.

  아니면 가진 자가 그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을 경우나,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가진 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망가졌던지 말이다.

  혹여 일어날 불씨를 지녔다면 차라리 못 가진 자가 차라리 져 주는 것이 좋다.

 

  못 가진 자는 싸우면 분명 이기지만,

  문제는 그 싸움을 지속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령 이긴다 한들 남아있는 건 상처뿐인 영광이 전부다.

  그리고 가진 자가 혹시 분쟁에서 패했다 해도,

  가진 자는 얼마든지 다른 수단을 강구하여 못 가진 자를 괴롭힐 수 있다.

 

  즉, 못 가진 자는,

  이런저런 상처가 많기 때문에,

  약한 매에도 그 충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못 가진 자일수록 이기려는 마음보다 차라리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하다.

 

  흔히 이러한 처신을 두고 비겁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불장군 격 일방통행은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삶이란 늘 피하거나 맞서 극복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때로는 거칠기보다는 유연하게 돌아갈 줄 아는 것도 나름대로의 삶의 방법일 뿐이다.

 

  나의 능력이,

  모자라고 못 가져서 분쟁에 졌음이 정답이듯이,

  이기기 위해서는 나 역시 가진 자의 위치에 선 뒤에야 가능하다.

 

<아는 것이 힘이다.>란 말이 있다. 

  그러면 왜 아는 것이 힘이 될까?

  길을 걸어보면 처음 가는 길은 왠지 험하고 길게 느껴지지만,

  두세 번 반복될수록 점점 가깝게 느껴진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모르는 사람은 두렵지만 안면을 익히고 나면 왠지 만만하게 보인다.

  정작 분쟁으로 다투고 자신에게 큰 손해나 상처를 주는 사람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평소 가까이에서 나와 삶을 같이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분쟁은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사귈 때는,

  이해관계보다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친한 사람일수록 돈은 빌려주지 말라.>는 것은,

  어쩌면 애당초 분쟁의 소지를 만들지 말라는 말이다.

 

  사람은,

  늘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 

  따라서 누군가가 나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일생을 희생하여 키운 자식도,

  나중에 잘 되면 부모덕이라고 하기 보다는 제가 잘라서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이처럼 분쟁 역시 역사는 승리자에 의해 쓰여 지는 것처럼 그 결과 역시 살아남는 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