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부모란 나이가 먹을수록 무겁다.

소우(小愚) 2011. 12. 19. 09:37

 

 

 

 부모란,

  나이가 먹을수록 무겁다.

 

  아마 이 말을 이해하려면,

  늦어도 지천명은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누구나 결혼하여 자식을 낳으면 부모라도 여기지만,

  부모란 자식을 낳아서 부모가 아니라 길러서 부모다.

  아마 낳는 것으로 끝난다면 사람보다 동물들이 훨씬 더 유능할 것이다.

 

  부모는 바로,

  자신이 낳은 자식을 올바르게 길러,

  사회의 일원으로 홀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진정한 부모라 할 수 있음이다.

 

  요즘은 부모가 되기도 어렵지만,

  진정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돈도 많아야 되고, 지식이나 지혜도 높아야 하고, 육신도 건강해야 하고,
  교양도 높아야 하며, 예능도 잘해야 한다.

  한마디로 아이들에게는 팔방미인처럼 만능의 인간이어야 한다,

 

  비단 자식뿐만 아니다. 

  아내도 그렇고, 부모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온통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뿐이다.

  말로야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내팽개치고 싶지만,

  삶이란 이처럼 단 한순간도 자신이 져야할 짐을 벗어놓고 쉴 수 없는 것이다.

 

 

  무게는 바로 삶의 짐이다.

  나로 인해 나뿐만 아니라 나와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에 대한 책임이고 의무인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시간이 지나 아는 것이 늘어가는 만큼 ,

  자신이 져야 할 짐도 같이 늘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이 지나면,

  이 일이 끝나면, 잠시라도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의무이든 우연이든 한 번 진 짐은 죽음이 아니고서는 결코 내려놓을 수 없다.

  죽음을 초월할 만큼 심지가 굳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그만큼 죽음도 가까이 있지만 타인의 죽음을 보면서도 진정으로 슬퍼할 줄 알게 된다.

  그래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친구가 죽은 자리에서도 웃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이거나, 아니면 지위나 명예가 높든 그렇지 않든,

  누구에게나 죽음은 공평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자신의 무게를 무겁게 한다.

 

  삶이란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방식인 것이다.

  옳고 그름의 판다는 결국 내가 살아가는 목적을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느냐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사회적 규범이나 정의를 지키는 것 역시도 그것을 지킴으로써 스스로 더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질서들이 지켜져야만 외부요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진 짐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란 자식에게 주는 걸 즐기는 존재다.

  즉 자식이 잘 되는 것을 유일한 소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마저 줄 수 있는 사람인데 자식들은 그것을 모른다.

  그래서 부모가 가지지 못한 것, 해 줄 수 없는 것조차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요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일뿐만 아니라,

  자식의 일까지 가슴에 품고 살았으니,

  부모가 진 그 짐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새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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