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내 것과 남의 것

소우(小愚) 2011. 10. 6. 14:46

 

 내 것과 남의 것을 간단히 정의한다면,

 현재 내가 가지고 있거나, 필요하거나 원하면 언제든지 가능한 것이 <내 것>일 것이고,

 반대로 그렇지 못한 것이 <남의 것>일 것이다.

 

 언제든지 내가 필요하고 원하는 것에 쓸 수 있도록,

 내 것이 많아야 그만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음도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산다는 것은 내 것을 더 확보하기 위한 다른 사람과의 전쟁이라 할 수 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치열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삶은 공정한 게임은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는 자가 승리자다.

 우리가 알다시피, 이런 아귀다툼과 같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사회를 만들고 법을 만들었지만, 그것을 다 지키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오히려 성실하고 착한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하거나 추켜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나 싶다.

 

 정말 내 것이라 생각하면,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진다.

 내 것은 하루에도 몇 번씩 닦고 어루만지고,

 아끼고 안전하고 환경 좋은 곳에 보관할 것이다.

 

 하지만,

 남의 것이나 공동의 것은,

 서로 먼저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다 동원한다.

 정말 자기 것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무엇이든 함부로 사용하거나 취급하지 않고,

 스스로 아끼게 되어 있다.

 

 오래되고,

 조금 고장 났다고 해서 함부로 버리기보다는,

 몇 번이라도 수선하여 조심스럽게 아껴 사용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요즘 결혼 시즌이라 예식장 뷔페에 가보면, 

 내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과, 남의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고스란히 알게 될 것이다.

 내 것이라 여기는 사람은 자기가 먹을 만큼만 가져와 말끔히 접시를 비울 것이고,

 반면 남의 것이라 여기는 사람은, 다 먹지도 못할 정도로 접시에 넘치도록 가져와서는, 

 맛있는 것만 대충 먹고 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공공시설이나 직장에서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조차 없이 수돗물이나 전기를  넘치도록  펑펑 쓰다가,

 집에 돌아오면 돌연히 구두쇠가 되는 이중적 생활을 하는 것이다.

 

 내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남의 것도 소중히 여길 줄 안다.

 사랑이나 돈처럼 지금 내가 가졌다고 해서 완전히 내 것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것들도 있다.

 

 가질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살다보면 남의 것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나의 필요에 의해 남의 것을 빌려왔을 경우,

 그것을 내 것처럼 소중히 사용하고 돌려줘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남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바로 신뢰와 직결된다.

 

 단지 그렇게 믿을 뿐이지,

 내 것이라 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세상에 단 하나도 없다.

 분명 내 몸은 내 것이지만 내가 하는 생각이나 행동조차 내 의지대로 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내가 벌어온 돈으로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 키워온 자식일지라도,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는 게 세상이치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내 것은 내가 살아있는 동안 잠시 내 곁에 머물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린 마땅히 남의 것을 탐하기보다는, 

 <내 영혼에 깃들 수 있는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데 더 한층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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