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나의 명상록

지천명.

소우(小愚) 2011. 3. 30. 10:44

 

나이 50세를 우리는지천명이라 부른다.

은유적으로 하늘의 뜻을 알 수 있는 나이라는 의미이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계획을 세우고 매일매일 실천의지를 다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미루거나 포기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사라진 것들이 책꽂이어딘가에 놓여진일기장처럼 그저 지난 과거로 남겨져 있다.

 

지금까지는 그로 인해,

특별하게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지금부터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천명을 넘어버린 사람에게 있어 시간은 항상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패 역시 겪어서는 안 되는 나이기기도 하다.

그렇기에 지천명의 계획은 어쩔 수없이 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또 조금은 억지스럽고 힘들더라도,

나뿐만 아니라 가족의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친구들끼리 모이면 <50이면 언제 죽어도 호상이야.>라는 농담 삼아 하는 말에서 보듯이,

건강 역시 자신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다.

 

주변에서 지인들이,

하나둘 씩 죽음으로 곁을 떠나가는 모습에서,

또 어쩔 수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무리 아니라고 하고 싶어도, 달라지는 자신의 건강을 느끼기에,

죽음으로 인한 불안은 너무나 당연하다.

 

더러 모임에서,

<넌 어찌 그리 나이가 들지 않아. 너무 젊은 것 아냐.>라는 말을,

마냥 농담이나 덕담으로 넘길 수 없음은,

자신의 초라해진 건강을 자신할 수없기 때문일 것이다.

 

염색으로 감추지 않으면,

창피할 정도로 백발로 변해버린 머리카락과,

손등이나 얼굴에 슬며시 나버린 검버섯과 주름살들,

밋밋해져버린 가슴살과 불쑥 솟아난 똥배,

그리고 아무리 화장을 해도 감출 수없는 거치러진 피부,

이렇게 세월이 만든 흔적을 <동안의 위로>만으로 감출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나이가 들수록,

<경험經驗)과 여유(餘裕)>를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 세월의 실패의 경험뿐만 아니라 성공의 경험을 밑거름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

 

경험은,

단지 내가 살아온 과정이 아니라,

현실과 미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활용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여유는 단지,

넉넉함에서 생기는 것뿐만 아니라,

경험에서 오는 마음의 준비이기도 하다.

서두르지 않음은 기다릴 줄 아는 것이며, 기다릴 줄 안다는 것은,

결국 성공의 기회를 담보할 수 여력을 확보한 것과 같다.

 

늘 같은 날인 것처럼 살아도 같은 날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조급하면 오히려 악수를 두게 되고 뜻하지 않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때문에 <늦을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시간이 급해질수록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강박관념은 없는 병도 만들 수 있으므로 항상 안전운전을 하듯 주변을 돌아보며 가야 한다.

 

하고 싶은 일 조금 못하면 어떠랴? 

지금처럼 <동안의 위로>일지라도 착각하며 살아가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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