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서민의 시선

차라리 눈을 감고...

소우(小愚) 2010. 9. 7. 11:59

   나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그런 곳에서 살았다는 흔적조차 지우고 싶다.

   나 이외에 다른 의지가 개입할 여지가 있는 곳이라면 삶조차 주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는 동안,

   너무도 많은 생각과 원하는 것들에 쌓여,

   그것을 못 이뤄 번민하고, 좌절하고  후회하고,

   그러다 내 삶조차 부정하는 세상이라면,

   차라리 욕망에 좌우되는 야생의 삶이 더 진솔하다 할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이,

   혼돈스럽게 얼켜 돌아가는 번잡한 삶은, 나를 언제나 혼란스럽게 한다.

   아무리 목표를 세워도 늘 부족함으로 넘치는 정답이 없는 삶은,

   한 순간도 멈출 수 없는 레일 위의 기관차와 같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삶과 죽음의 순간들이 너무나 나를 슬프게 한다.

 

   목표가 없는 삶은 공허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목표나 꿈이나 희망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말들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 제약일 뿐이다.

   그래서 목표가 있는 사람, 가치관을 가진 사람, 도덕적인 사람과 같은 이성을 지닌 사람은,

   많은 제약을 갖고 살기 마련이다.

 

   법, 규범, 예절,

   그리고 일과 사랑, 바라고 원하는 것들이 많은 사람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역설적으로 꿈이 적을수록 행복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꿈이 크면 클수록,

   원하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보통사람보다 더 많은 고민과 생각과 노력을 기울리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군가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반드시 행복한 것이 아님에도, 

   이겨야 더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하는 것이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목표를 이룬 뒤에 따라오는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월등히 더 크리라는 보장도 없다.

 

   일등만 치켜세우고,

   승자에 의해 새로운 질서와 규칙이 쓰여지는 한,

   약자가 설 자리는 그만큼 줄어든다.

 

   좋은 환경에서 엘리트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사람은,

   이미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이 그만큼 앞서갈 수밖에 없다.

   가난한 사람은 뒤쳐진 부분 하나를 채우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려도 힘들다.

  

   행안부에서 실시하는 공무원 특채는,

   힘있는 자, 능력 있는 자, 부유한 자와 같은 소수의 특권층에 대한 배려일 뿐이다.

   힘있는 자가 더 많은 것을 가질려고 하면, 약자는 딱히 그것을 말릴 뚜렷한 방법이 없다.

   작금의 사회는 노력만으로 정상에 설 수 있는 환경이 아님은 약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나 역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중의 하나지만, 요즘은 매일 투덜거리는 것이 일상이다.

   물론 마음을 내 의지로 다스리지 못하는 탓도 크지만, 한마디로 그저 불만스럽다.

   관공서에 들려도, 거리를 걸어도, 심지어 산행을 가도, 어느 곳에도 약자를 위한 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정한 사회,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등을 강조한다.

 

   하지만 우린 이미 봐 왔지 않은가?

   국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진 소위 사회지도층의 부도덕함은 차치하고라도,

   이젠 일자리마저 끼리끼리 나눠먹을려고 하는 행태를 말이다.

   정상적인 생각과 가치관으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이 어찌 자식에게 말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차라리 눈을 감고  모른 척 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