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로움 나누기
외로움 중에 가장 큰 외로움은 사람 속에서의 외로움일 것이다.
무리에 속해 있을 때 어쩌면 사람은 가장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군계일학(群鷄一鶴)과 같이 특출하면 오히려 주변 사람으로부터 시샘을 받거나 소외되기 싶다.
뛰어난 사람에게는 도움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이 꼬이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정말 좋아서 다가서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도 괜한 자격지심(自激之心)에 홀로 가슴 아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음을 확 터놓고 대화를 나누면 속이 확 풀릴 것 같은데,
혹여 자신의 말이 오해나 다툼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꺼려지게 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란 격언처럼, 홀로 끙끙대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내게 있어 등산이 그렇다.
어쩌다보니 나의 등산 파트너는 거의 대부분 초, 중 여자동창들이다.
2002년인가. 중학교 동창회의 활성화를 위해 만든 77산악회가 이젠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산촌 태생이지만 유난히 등산을 좋아하는 나는,
어차피 운동을 위해서라도 산을 찾아야했기에 지금 이렇게 여자동창들만 남아버렸다.
물론 이따금씩 여건에 따라 남자 한두 명씩 더해지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함께 하는 일행은 언제나 지금이 전부다.
늘 같이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말들로 속을 뒤집어놓지만, 그렇다고 좋아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는가.
내게 있어 산은 그 자체만으로도 외로움을 덜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인데 말이다.
산은 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나 풍경도 아름답지만,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빠지면, 몸에서 나오는 땀 냄새마저도 유쾌한 곳이다.
사실 여자동창들과 산을 찾지만, 풍경과 야생의 꽃들을 렌즈에 담다보면 어느새 혼자가 되곤 한다.
하지만 말은 안 해도 일행이란 의미는, 산에 오르는 내내 좋은 의지가 되기도 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외로움도 어쩌면 일종의 스트레스일 것이다.
무엇인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같은 것이다.
아무리 친구가 많고 아는 사람이 많아도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자신이 못나고 가난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자신이 만든 덫에 갇혀 외로움에 빠져 살지 말고,
때때로 제 멋에 겨워 사는 것 역시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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