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09년, 강릉 석병산등산

소우(小愚) 2009. 7. 20. 14:54


 

  

   산행을 시작하면서,

   백두대간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급적이면 인근에 있는 백두대간 등산로에는 산행을 하기를 원했었다.

   하지만 삽당령~석두봉으로 가는 코스에 너무 실망하여

   차일피일 미루다 혼자 이제야 떠날 수 있었다.

   비가 내린 뒤이라 다소 미끄러울까 걱정을 하면서도

   도저히 산에 가고 싶은 욕망에 길을 나섰다.

 

   삽당령 들머리에 왔지만 한산하기만 하다.

 

 

 

   석병산은,

   두리봉 동남쪽을 시작으로 산 전체가 돌로 싸여있어

   바위가 마치 병풍을 두른 것 같아 붙여진 이름으로,

   석병산( 石屛山)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강릉에서 출발하여 석병산으로 가는 코스와,

   백복령에서 출발하는 석병산으로 가는 코스로 나누어진다.

   백복령에서 삽당령까지 도상 거리는 16.2㎞이고 소요시간은 8시간20분 정도이다.

   삽당령은 높이 670m의 고개로,

   생김새가 삼지창처럼 세 가닥으로 되어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백두대간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겸비된 산으로,

   산악인이라면 이곳을 종단하는 즐거움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삽당령 정상에서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조금 가다보면,

   오른편쪽으로 리본이 많이 붙어 있는 나무를 만난다.

 

   이 길로 조금 들어가면 급경사인 오르막이 나오는데,

   정상까지 나무로 만든 계단 159개를 오르는 데에는 10분정도 걸린다.

 

 

   여기서부터는 완만한 오르막길을 연이어져 있고

   활엽수림대가 끝없이 펼쳐져 가을 단풍 여행에 아주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석병산까지는 산죽(山竹)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어른 키만큼 자란 산죽 밭을 헤치고 가노라면 열대의 정글에 온 느낌이다.

   다행히 두리봉을 지나,

   석병산으로 가는 길에 산죽-꽃을 보게 되었지만,

   이미 꽃은 지고 열매화되어 있어 조금은 아쉽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활엽수림의 군락에 둘러 싸여 있는 한두 그루의 노송들은

   당당한 위세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이고 어딘지 처량하고 애처로운 모습이다.

 

   출발지에서 40분정도 가다보면,

   측량 삼각점이 나오는데 약 1시간정도 소요되며,

   이 정도에서 소나무 그늘을 벗 삼아 조금 쉬어 가도 좋을 것이다.

   계속해서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따라 산행을 하다보면, 

   1,033m의 두리봉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까지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두리봉에서 다시 20분정도 걸으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여기서 건너 보이는 석병산은 아름답고 신비하다.

 

   산에 병풍을 쳐 놓은 듯한,

   기암괴석의 다양한 모습과 바위사이로 자생하고 있고,   

   회양목의 건강한 생명력.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의 조화,

   산이 주는 감동이 바로 신비함이 그득하다.

   출발지에서 석병산 정상까지는 2시간 50분정도 걸린다.


   석병산에 오르면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사방이 확 트인 산봉우리는

   오묘한 바위로 둘러싸여 있으며 또한 웅장하다.

   자연을 마주하며 웅장함을 느낀다는 것이 어디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니다.

   봉우리를 돌아가면 제단이 나온다.

   이 곳에서 소망을 비는 산악인들을 만나는 일 또한 어렵지 않다.

 

   

 

 

   제단 밑으로 조금 내려가면,

   바위 한 가운데 둥근 구멍이 뚫린 일월문(日月門)이 나오는데,  

   건너편에서 떠오른 달빛이 일월문의 둥근 문을 비추면 장관이라고 한다.

   일월문 주위에는 활엽수림대와 철쭉꽃들이 집단으로 서식하여,

   꽃들이 만발할 때면 이 일대의 산이 온통 불붙은 것 같다고 한다.

 

 

 

 

   삼복의 찌는 듯한 더위지만 석병산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너무도 싱그럽다.

   한가롭게 떠다니는 구름, 파란 하늘,

   산새들의 낮은 울음소리, 골짜기를 휘돌아감는 바람소리...

   그리고 주변에 자그맣게 자란 나무와 이름 모를 야생화 무리들...

 

   아슬아슬한 아찔함이 주는 스릴감이 너무 좋아,

   정상 부근에 앉아 약 40여분을 머물렀다.


   이 곳에서 백봉령으로 하산해야 이 구간 백두대간을 완주하나,

   언제나 그렇듯이 혼자하는 산행은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백복령은 높이가 770m나 되는 령으로 옛부터 이곳에서 한약재로 쓰이는,

   백복(복령의 분말)이 많이 나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이 곳에서 백복령 까지는 약 5시산 30분 정도 소요되는 먼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