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09년, 강릉제왕산 등산

소우(小愚) 2009. 5. 12. 13:07

※신 코스로 제왕산에 오르다.

 

     오랜만에 대관령을 다시 찾았다.

     이제 입산통제도 이번 주로 끝이나,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한 달 전부터 조금씩 몸을 만들어왔기에,

     전초전으로 제왕산에 오르기로 했다.

 

     아직 몇 주를 더 연습 삼아,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의 몸을 만들어야,

     금년 한 해 동안  좋아하는 산행을 할 수 있으리라.


     그동안 쉬었다고 초입부터 몸은 삐꺽거리고 있다.

 

     힘들게 등산로 중간쯤 임도에 다다르자,

     대관령은 온통 안개바다에 빠져있다.

 

     사방이 흐린 날,

     인적이 끊어진 도심의 거리처럼,

     뿌옇게 희미한 그림자를 드리운 채 적막에 쌓여있다.

     하지만 산을 오르며 나타나는 산철쭉과,

     안개사이로 언뜻언뜻 나타나는 소나무의 풍경은 신비롭기만 하다.

 

     자연이 살아 움직이는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음은,

     행운과도 같다.


     특히 오늘은,

     귀동냥으로 들은 새로운 산행코스로 하산할 예정이다.

     아직도 입산통제기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그 길은,

     이미 제왕산을 찾는 등산메니아들은 모두 알고 있는,  

     급경사가 연이어진 난코스라,

     나름대로 등산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마음이 설렌다.

 

     이 코스의 하산은,

     제왕산 표지석 바로 아래에 있는 벤취에서부터 시작된다.

 

     등산로에 들어서자,

     이미 많은 사람이 이용해서인지  인적이 선명하지만,

     안개가 덮이고 비마저 약간씩 내리고 있는 날씨에다,

     혼자 하는 산행이라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용기 있는 자만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음은 진리가 아니겠는가?  


     처음부터 낙엽이 썩어 쌓인 부엽토 길에,

     경사가 60도에 이를 정도로 급경사길이라,

     로프와 나무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약 20~30분 정도 미끄러지며 내려오자,

     임도 끝자락에 도달했지만 여기서부터는 등산로가 끊겨,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한참을 헤매어 다녔다.

     임도로 내려가야 하는지,

     아니면 다시 올라 돌아서가야 하는지 인적을 찾아 다니다보니.

     임도 옆으로 희미하게 사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이 코스가 맞는지 갈등에 빠졌다.

 

     그러나 경험상 이 길이 옳다는 판단이 들어,  

     조심스럽게 10여분을 내려가자 마주 올라오는 등산객을 만나,

     이 등산코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 등산코스는 급경사 길로 힘든 코스지만,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우거지고 곳곳에 단풍나무 숲이 있어,

     가을 등산코스로 일품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등산코스는 오르는 산행은 2시간 정도,

     하산 길은 1시간 30여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위험하지는 않지만,

     워낙 급경사라 관절과 인대에 무리가 갈 수 있어,

     하산코스로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짧은 시간동안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운동과 산림욕을 만끽할 수 있을 정도의,

     좋은 등산코스라 생각한다.

 

     주막터에서 올라가는 등산코스도 있지만,

     이 코스의 들머리는,

     대관령옛길로 올라가다 옛길등산로 제 2지점을 지나면,

     갈라지는 길이 나오는데,

     개울을 건너면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스스로 행동하지 않으면 손에 쥐어지는 것은 아무도 없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산을 힘들게 오르지 않으면, 

     정상에 서는 즐거움을 결코 누릴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