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09년, 강릉제왕산, 그리고 산철쭉

소우(小愚) 2009. 5. 12. 12:34

제왕산, 그리고 산철쭉  

 

     산철쭉 꽃잎 떨어진 솔가리(소갈비)위에는

     연지곤지 바른 새악시 얼굴처럼 고운데

     제왈산 길마다 봇짐 진 나그네의  애환이 남아

     하얀 안개바다에 숨었어라.


     산의 정상은 하나지만 그 곳을 오르는 길은 수없이 많다.

     어쩌면 사람 각자의 마음만큼이나 헤아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도,

     산을 오를 때마다 그 산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등산로로

     오르기를 원하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등산로를 오르다 인적만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기웃거리게 된다.

     지금 하나의 길을 선택하여 가면서도,  

     늘 새로운 신천지를 경험하고픈 욕구를 참지 못한다.


     누구나 산을 오른다.

     하지만,

     똑같이 그 산을 다녀왔지만 각자 본 것과 느낀 것은 다르다.

     물론 사람에 따라 감정과 느낌이 다른 차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산과 동화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물을 보고 느끼는 것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얻어지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만 찾지 말고 산의 숨소리를 들어보라.

     자욱한 안개에 뒤덮이고,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이나,  

     눈보라가 불어 쌓인 악조건속의 산행을 해봐야,

     진정한 산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산에 대한 두려움도 경험해보고,

     산의 온화함과 산이 베푸는 혜택도 맛보라.

 

     산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있지만,

     대자연의 손길에 따라 산은,

     다양한 색깔과 형상으로 변하게 된다.


     변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그리고 사람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불행을 경험해보지 못하면 행복의 소중함을 모르고,

     진정한 슬픔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항상 곁에서,

     함께 하는 사람이 주는 기쁨의 가치를 잃어버리기 쉽다.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아파보지 못한 사람이,

     건강을 등한시하듯이,

     우린 늘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새로운 변화를 그리워하게 되는 것 같다.

 

     하나의 산이라도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듯이,

     사람 역시도 각자의 생각하는 바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겠지.

     나는 다른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가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