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서민의 시선

남북한 축구경기를 보고

소우(小愚) 2008. 9. 11. 12:38

남자는 거의 대부분이 스포츠 광팬이다.

스포츠중계는 축구는 물론 거의 전 종목을 섭렵한다.

가정적이 되고 싶어서 집으로 일찍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중계를 보기 위해 일찍 귀가한다.

더러는 아이들 교육을 돌보아주고 싶어도 요즘 교과 과정이 우리가 배우던 교육과정과는 너무 차이가 나고 어렵다.

전반적인 이해 없이 가르치기는 쉽지 않아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만 주게 된다.

 

또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고,

엄마의 학습법에 익숙해져 아빠의 도움은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생길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상한 엄마에 비해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윽박지르거나 다구치는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된 남자들은 남자들은 독립적이고 외톨이적 삶을 살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런저런 이유로,

중년의 남자는 귀가 후 대부분의 시간을 TV와 보내게 되는데,

이렇게 여가 시간은 스포츠체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홍수환 박찬희로 대변되던 권투와, 김일선수의 레스링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고,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야구경기도 감동이 살아있는 경기였다.

 

스포츠 중계를 볼 때는,

직접 경기를 하지는 않지만,

또 다른 선수가 되어 쉽게 몰입하여 선수와 함께 호흡하고 긴장과 스릴을 함께 즐긴다.

 

그동안 축구는,

2002년 월드컵 4강신화 이후 큰 감동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이번 남ㅂ묵한 축구 역시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하려고 하는 모습이라도 경기 중에 보여야 하는데 경기 내내 빽-패스만 하다가 끝나버린다.

아무리 전술이 좋더라도 공격하지 않고 골을 넣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우리나라 축구 대표선수들은,

축구를 배울 때의 땀과 열정을 혹여나 잃어버린 건 아닌지 묻고 싶다.

대표선수로 선발되기 전, 그 깡다구와 악착같은 근성이 나타나는 경기를 보여줘야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결과가 나빠도 찬사와 박수를 아끼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 국가대표경기를 볼 때는,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아까울 정도로 중계에 빠져들었었다.

혹여 내가 응원하지 않으면 경기에 지기라도 할까봐 마음 조리며 거의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러나 요즘은 워낙 실망스러운 경기가 연속이어서인지는 몰라도,

긴장감이나 박진감은 찾을 길 없고 짜증스러워 체널로 돌리거나 아예 TV를 꺼버리기도 한다.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물론 월드컵 4강으로 국민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바램이 커진 부분도 있으나

가장 큰 원인은 이러한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할 선수나 축구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다.

 

선진축국의 기술을 가르치고,

고급 전술을 도입하여 선수들에게 체계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없고,

명성에 기댄  몇몇 이름 난 지도자들에게 좌우되는,

축구계 전반의 나눠먹기식 운용에 기인한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제목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육성 발굴하여,

목표를 갖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비젼있는 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선수들을 육성해야 하는데 선수를 상품화하고,

성적에 급급하여 인기에 영합, 지속적인 전술훈련을 할 수 없도록 프로구단과의 마찰도 빼놓을 수 없는 병패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실망감만 안겨주더니,

어제 남아공월드컵 예선 남북경기에서도 졸전을 거듭하고 있다.

선수시절 이름이 유명했다 하여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 선진축구를 배우고 우리 선수들의 실정에 맞춤교육을 시킬 때,

비로소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대표선수를 맡은지 어느 정도 되었으면,

이젠 허정무식 축구가 무엇인지 색깔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자기 색깔에 맞지 않고, 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박지성이라도 과감히 배제하는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

 

술에 물탄 듯 은근슬쩍 행운을 바래서는 지도자로의 자격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본연의 의지에 부합하는 선수들을 선발하여 강력한 리더쉽으로,

허정무식 전술이 몸에 배이도록 담금질하여야 할 것이고,

투지와 열정이 묻어나는 살아있는 경기를 보여줘야 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