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가족간의 질서(秩序)는 효(孝)다.

소우(小愚) 2008. 5. 28. 16:13

  

전번 주 덕항산 산행 동반자였던 여자 동창들이 나에게

"아내에게 평소에 잘 해.  그렇지 않으면 늙어서 구박 받는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벌써 아내에게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처량하다.  

젊은 날 사랑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사라진 요즘 중년의 부부는,

부부전선에 이상이 없는 부부는 아마 얼마 없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눈이나 자식 보기가 뭐해서 그렇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깨가 쏟아지게 사는 부부가 과연 얼마나 될까?

 

늙어 갈수록 부부라면,

최소한 잠자리는 따로 쓰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아마 절반은 따로 이불을 덥고 잘 것이다. 

한 이불을 덥고 자야 육체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서로 심장의 소리를 들어야 성적인 충동도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성격차이나 의견이 달라 심하게 싸워도 다음날이면  애정을 과시했던 부부도,   

자존심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이해하기 보다는 

네가 그렇게 하는데 나라고는 못 할까.란 쓸데없이 고집만 세우게 된다.

 

지금은 여성상위시대다.  

부부싸움을 해도 먼저 몸을 사리는 것도 남자요,

가정의 주요한 의사결정에서도 대부분 여자가 우위에 선다.  

남자는 상대적으로 육체적인 힘이나 가부장적인 문화적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지만,

정상적인 부부라면 결코 우위에 서지 못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미 아내에게 모든 권한이 넘어간지 오래다.   

남편은 가족을 위해 죽도록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지만

그 댓가로 받는 보수는 고스란히 통장으로 입금되고,   

가계의 살림을 맡은 아내에게 넘어간 통장의 돈은 다시는 남편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상사나 부하에게 식사라도 한 끼 사거나,

친목적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도 아내에게 용돈을 타서 써야 된다.  

남자란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에 빠져 살기에,

자신이 번 돈 임에도 불구하고 떳떳하게 요구할 수 없는 것이 남자이기도 하다.  

 

경제 사회에서는 돈을 가진 사람이 곧 왕이며 권력자가 아니겠는가?  

때문에 상대방 몰래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아내와 숨박꼭질 하는 것이다.  

여자 역시 자녀들의 교육비를 덜어준다는 핑계로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돈을 버는 이유는,   

생계에 보탬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결국 자신이 벌은 돈으로 떳떳하게 쓰고 싶은 것 아니겠는가?

 

여권신장을 통해,

사회적으로도 전문여성이 많이 늘어나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일이나,   

호주제 폐지등 법적 제도적 차별에서도 자유로워지고,

장인장모를 부양하는 등 문화적 측면에서도 많이 발전하여 왔다.   

 

결혼하였다 해도 대부분 능력에 따라 일을 할 수 있고,   

특히 아내는 가사의 전담자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전문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마 요즘 신세대 부부생활에서 남편이 아내의 가사일을 분담하지 않는다면,

아마 쫒겨나기 십상일 것이다.   

 

출산이나 양육에 있어서도 서로의 일을 분담하고,   

각자의 프리이버시와 일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정부분의 일을 함께 하는,

동반자로서 서로가 서로의 삶의 도우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돈 없이는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심지어 사랑이라는 감정적 성공을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 

돈이 많다는 것은 다른사람보다 사회적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고,   

교육의 기회나 경험이나 지식을 얻는데도 우위에 설 수 있는 성공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돈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자기를 합리화 하기위해 <사는데 필요할 정도의 돈만 있어도 된다.>라고 하지만, 

과연 사는데 필요한 돈의 한계를 어떻게 구분지을 것인가.  

결론은 돈이란 다다익선이다.

 

날이 갈수록 가족이 다 잠들고 난 다음,

문득 잠에서 깨어나 더이상 잠들지 못하는 날이 많아진다.  

눈은 감고 있지만 머리는 깨어나 온갖 쓸데없는 생각과 상상으로 어지럽게 한다.

이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벽잠이 없다란 말이 이래서 생겨났나 보다.  

마음대로 할수만 있다면  할 도리는 다했다 싶을 때 죽음을 선택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병원에 문병을 가보거나 장례식에서 혹은 우리의 부모를 보더라도,   

자신의 의지로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순간은 살아도 살았다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정신이 온전하고 혼자 최소한 혼자 음식을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되야 되는데,   

자식들 눈치에게 손자들 눈치까지 봐가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처량한 일인가 말이다.

 

이것이 곧,

나에게 닥쳐올 일이라 생각하면 어찌 쉽게 잠들 수 있으랴.  

내 자식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것만큼 부질없는 일도 없지 않는가?

 

사실 난 권위적인 남편이나 아빠는 되고 싶지 않지만,

가부장적인 전통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질서(秩序)라고 생각한다.  

장유유서(長幼有序)라는 말처럼 아이가 어른을 공경하고 따라야 사회의 질서가 바로설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질서가 바로 서야 우리의 미풍양속인 효(孝) 사상이 바로 서게 된다.  

아마 스스로  버림 받을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먼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라.

 

사회에 기여한 사람이 존경받고,

부모가 아이에게 대접받아야 행복한 우리 모두의 가정이 될 것이라 믿는다.  

돈이 조금 없어도 가족의 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가족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더 이상 우리의 엄마 아빠가 불면으로 밤을 세우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이야기 하고,   

가족의 어려움을 분담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란 울타리가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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