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별이 마음속에 내리던 날에

소우(小愚) 2008. 5. 23. 10:11

   

 

" 별이 지면 꿈도 지고 슬픔만 남아요.    

  창가에 피는 별들에 미소 잊을 수가 없어요. "  

 

  마음씨 좋고 세상의 등불이 되었던 큰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된다 했습니다.   

  부친과 절친했던 친구분 장례식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공원 벤치 위에 누워 처다보는 하늘은 왠지 허망했습니다.    

 

  마음속에 살아계신 아버지가,

  몹시도 그리운 날에, 별은 마치 아버지의 못다한 이야기인듯,     

  우수수 떨어져 가슴속으로 내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진솔한 사랑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아마 한번쯤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슬픈 애상을 느껴본 적 있을 겁니다.    

  연노랑 달빛이 부서지는 시골길을 고즈넉하게 걸을 때면,     

  풀벌레 울음소리를 들으며 별을 이정표 삼아 걸은 적도 있을 것입니다.

 

  견우와 직녀의 슬픈 사랑의 전설이나,     

  별자리마다 전해지는 그리스 신화속 처럼 영웅들의 일대기는,      

  사춘기 소년의 풋풋한 첫사랑 만큼이나 꿈과 희망으로 남아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창문사이로 스며드는 별을 바라보며 라디오에서 들리는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며 듣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가수 <별>의 순진무구한 얼굴,      

  그리고 자신의 생애와 같은 윤동주님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도 생각납니다.

 

  별의 이미지는 꿈과 희망이죠.   

  사람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의 수가 약 6,000개 정도가 고작이라 하는데,      

  이 별들은 각자의 사람들 가슴속에 별이 되어 삶의 등불이 되고,     

  이정표가 되어 희망의 불꽃을 피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은 바닷가의 모래알 같은 존재가 아니라 밤하늘의 별과 같은 고귀한 존재랍니다.

 

  별은 사랑을 맺어주는 메신저이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유성이 떨어지면 불길한 징조라하여 경계하였다고 합니다.   

  별이 아름다운 건 아마 어둠이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어둠은 세상의 모든 더러움과 지저분한 것들을 가리워 오직 별만 오롯하게 보이게 합니다.

 

  도시의 밤하늘을 지키는 가로등이나,     

  밤거리의 네온싸인을 보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갖게 되는 것처럼, 

  하늘의 별들에게도 똑같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     

  뜨거운 가로등에 제 몸이 타서 죽을지도 모르고 달려드는 하루살이나 곤충들의 몸부림처럼,      

  사람들 역시 매혹적인 언노랑 별빛에 흠뻑 취해   

  별빛 아래서 수많은 사랑의 밀어와 이별의 아픔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그 별이 자신들의 운명에 간여하여 사랑을 이어주기를 바라고,     

  슬픔과 아픔을 대신해 주기를 바라며, 마음속의 꿈으로 나타나기를 소망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별자리를 만들고, 영웅들의 서사시를 꾸미고,     

  곱고도 슬픈 이야기를 만들고, 잔잔하고도 몽환적인 멜로디를 작곡하고,     

  사람과 별과 그리고 삶과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대비를 통해  <별점>이라는 운명을 만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고,     

  그리워도 만날 수 없고, 어느 누구도 소유할 수 없지만,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마음속의 꿈이 되었습니다.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마음속에 자신만의 별을 키우고 살아야 조금이나마 의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때로는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 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고독이 있습니다.     

  온전히 스스로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는 자신만의 싸움입니다.

 

  처음에는 주변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도움도 나눠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오늘밤 우리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어릴 적 별을 찾아 새로운 희망의 시간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합니다. 

 

'^*^ 낙 서 장 > 순 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찬호와 중년의 삶  (0) 2008.05.31
가족간의 질서(秩序)는 효(孝)다.  (0) 2008.05.28
만족이라는 꿈  (0) 2008.05.21
인생은 다짐의 연속이다.  (0) 2008.05.08
산에 오르듯이  (0) 2008.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