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23년, 정선 참억새꽃산 민둥산 돌리네분지(1)

소우(小愚) 2023. 9. 30. 16:35

 

 

◈ 2023년, 정선 억새꽃산 민둥산 돌리네분지

 

◇ 일시 : 2023.09.28. 12:43~18:13

◇ 코스 : 증산초등학교주차장(12:43)-밭구덕갈림길(좌측)-

        완경사 급경사갈림길(0.4㎞,,13:01, 급경사길)-임도(13:55) -쉼터1전망대(14:20)-

        쉼터2전망대(14:33, 억새시작점)-임도(14:43)-완경사,급경사갈림길(15:00)-

        민둥산정상(2.2㎞, 1,119m, 15:17, 휴식 및 경치조망)-돌리네지형(15:49, 점심)-

        민둥산정상(16:33)-완경사,급경사갈림길(16:40, 완경사길)-소나무전망대(16:44)-

        임도(1.02㎞, 17:10)-완경사,급경사갈림길(1.8㎞, 17:55)-주차장(0.4㎞, 18:43)

◇ 소요시간 : 약 5.82㎞, 5시간 30분소요

 

 

 

 

정선 민둥산은 해발 1,119m로,

산 위에 나무가 자라지 않아서 민둥산이라 부른다.

이곳은 참억새꽃은 가을이면 바람에 은빛물결처럼 출렁이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요즘 정상 아래 돌리네지형이 한라산 백녹담 닮은꼴로 유명세를 타,

핫플레이스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 해발 1,119m 정상석

 

 

 

추석연휴로 집에 오는 딸 역시,

이 소식을 듣고 민둥산돌리네를 보고싶다고 카톡으로 돌리네영상을 보내왔다.

2013년 11월 중순쯤 민둥산을 등산해본 나로서도 처음 듣는지라,

9월 15일부터 11월 5일까지 민둥산은빛억새축제기간이라,

전번 등산 때 보지 못했던 억새꽃과 돌리네를 보려 강릉역에서 딸과 합류 이곳 민둥산을 찾았다.

 

 

◇ 증산초교(상)와  민둥산 들머리(하)

 

 

 

점심으로 김밥을 준비하고 강릉역에서 10시 50분 출발,

정선 소금강계곡을 지나 증산초교주차장에 도착하니 12시 40분이다.

증산초교입구 도로 건너편 들머리에서 조금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개울을 따라가면 발구덕이고 좌측비탈길을 따라 약 0.4㎞ 올라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다.

여기서 직진하면 정상까지 2.2㎞, 급경사길이고, 좌측방향은 2.8㎞ 완경사길이다.

 

 

◇ 완경사, 급경사갈림길이정표

 

◇ 금경사길 소나무 숲

 

일반적으로 급경사로 정상에 올랐다가 완경사로 하산한다.

급경사는 힘들지만 쉼터2전망대에서부터 시작되는 억새꽃을 감상하고 즐기기에 좋다.

완경사는 억새군락지가 시작되는 소나무전망대에서 오르면 억새꽃군락지 중간쯤에서 합류한다.

물론 하산하면서 볼 수도 있지만 산은 늘 변화가 극심하기에 잘못하면 놓칠수도 있음도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걸어보면 알겠지만 완경사길은 다소 지루함도 느낄 수 있다.

 

 

◇ 임도1 간이쉼터 및 마지막화장실 - 우측 거북이산장 길

 

 

사실 딸은 등린이에 가깝다.

산이라봐야 휴가때 설악산주전골을 다녀온 것이 전부다.

급경사길이 걱정스러웠지만 이왕 산에 온 이상 등산다운 등산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다소 미끄러운 급경사길을 조금 오르면 임도가 나오고, 우측은 거북이산장이 있는 발구덕길이다.

민둥산방향으로 직진하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제1쉼터전망대 - 증산농공단지가 보인다.

 

 

중간중간 사각나무계단 있는 급경사길은,

쉼터전망대에 이를 때까지 주로 활엽수림을 이루고 있어 조망이 어렵다.

하늘 높이 쭉쭉 뻗은 숲을 지나면 다시 만나는 임도에는 간이쉼터와 화장실이 있다.

여기서 약 20여분 오르면 쉼터1전망대가 나오고, 여기서 다시 약 1시간을 돌아 전망대에 올라가면,

본격적인 억새꽃관람이 시작된다.

 

 

◇ 사각목계단

 

힘든 급경사일수록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가야할 길보다 지금까지 올라온 길을 생각하면 좋다.

그리고 동행인이 있다면 서로의 이야기를, 세상사를 도란도란 나누며 걷는 것도 좋다.

자주 쉬면서 자신의 컨디션에 적합하도록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으로 만날 풍경들을 상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쉼터2전망대 아래로 민둥산역과 증산농공단지가 보인다

 

◇ 전망대 우측으로 함백산-금대봉-매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보인다.

 

 

제2쉼터전망대에 오르면,

민둥산역이 있는 증산농공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고개를 위로 돌리면 바람에 하늘거리는 은빛물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은빛물결이 바로 민둥산 참억새꽃이 만들어내는 천상의 모습이다.

잠시 언덕을 오르면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될 것이다.

 

 

◇ 전망대에서 참억새군락지로 오르는 길

 

◇ 바람에 흩날리는 참 억새의 은빛물결

 

 

참억새는 9월에 피는데,

붉은색으로 피어나 점차 은색으로 변하는데,

잎 가운데에 가느다란 흰색무늬가 있다.

투명할 정도로 새하얀 억새꽃이 햇살이나 달빛에 반짝거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비록 시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시인의 감성을 지니게 되는 듯하다.

 

 

 

 

 

억새는 가을의 상징과도 같다.

아직 피지 않는 참억새꽃은 붉은 색을 띠는데 이를 핑크억새라 부르기도 한다.

나는 이 핑크억새보다 달빛에 반짝이는 은빛억새꽃이 좋다.

그리고 한겨울 씨를 떨군 뒤 설원 위로 흩날리는 연악한 그 모습이 좋다.

어쩌면 삶을 반추하는 나의 감성일지도 모른다.

 

 

◇ 민둥산 산허리가 잘려나간 흉물스러운 임도

 

 

 

전망대에서 약 10여분 오르면,

예전에 보지 못했던 산허리를 자른 듯 임도가 흉물스럽게 나타났다.

그곳을 지나면 다시 억새밭이 이어지고 민둥산정상석이 희미하게 보이는 조망지도 보인다.

정상주변으로는 테크전망대가 넓게 설치되어 있어 사방을 조망하기에 제격이다.

우측으로는 함백산-금대봉-매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뒤쪽으로는 돌리네를 조망할 수 있다.

 

 

◇ 올려다 장싱석이 보이는 민둥산정상

 

◇ 정상 사방으로 조성된 민둥산 정상 테크전망대

 

 

 

민둥산 일대에는,

땅이 움푹움푹 꺼져있는 곳이 많다.

그 이유는 민둥산에 분포하고 있는 약 5억 5천만 년 전(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얕은 바다에서 퇴적된 석회암이 빗물에 녹으면서 표면이 웅덩이처럼 들어가는,

돌리네(doline) 카르스트지형의 특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정상에서 내려다 본 돌리네(상)와 내겨가 본 돌리네(하)

 

 

 

민둥산 우측 해발 800m 고지대에는,

둥글게 움푹 들어간 곳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 발구덕이 있는데,

이는 구덩이가 8개 있어 팔구뎅이돌리네를 부르는 말이다.

정상에서 좌측 삼내약수 화암약수 능선길 아래의 돌리네는 마치 한라산의 백록담처럼,

또는 제주도오름처럼 물을 가득 담은 웅덩이는 정말 신비롭다.

 

 

◇ 돌리네 물웅덩이에 비친 능선둘레길

 

◇ 삼내약수, 화암약수 능선 둘레길

 

웅덩이 주변 능선둘레길은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어 물웅덩이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 옆으로는 거북이산장에서 30분이면 올라오는 민둥산최단코스가 보인다.

웅덩이를 한바퀴 돌면서 물에 비친 새하얀억새가 핀 능선모습은 정말 환상적이고 아름답다.

물웅덩이는 의외로 깊고 맑고 투명하다.

 

 

◇ 급경사, 완경사 증산초교 하산 갈림길이정표

 

 

 

돌리네에서 다시 정상으로 올라와 하산을 시작했다.

증산초교갈림길에서 시작되는 완경사길은 음지라 몹시 미끄럽다.

소나무전망대를 지나 1.02㎞ 내려오면 임도간이쉼터를 만나고, 여기서부터 다시 급경사길이다.

급경사를 내려오면 산허리를 내려가는 약 1.8㎞ 완만한 내리막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차라리 힘들더라도 급경사로 내려올 걸 하는 후회감도 든다.

 

 

◇ 억새밭 아래 소나무전망대쉼터

 

◇ 하산길풍경(상)과 임도간이쉼터(하) - 급경사하산길이 시작된다.

 

 

 

증산초교로 돌아오니,

신발은 물론이고 바지가랑이주변으로 온통 흙투성이다.

증산초교아래 주차장에 들려 신발과 바지가랑이의 흙을 털어내고서야 차에 올랐다.

비록 힘든 여정이었지만 참억새꽃과 돌리네를 본 것만으로 충분하다.

딸에게도 좋은 추억만들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