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 묻었소.
지긋이 바라보는,
당신의 얼굴에 사랑이 묻었소.
사랑해 라는 말은 안 해도 내 마음은 늘 그 말을 듣고 있었소.
그렇기에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소.
신혼처럼 사근하거나 부드럽지는 않아도,
힘들 때마다 내게 내밀어 준 거치러진 그 손길이 더 고맙소.
늘 뒤에서 밀어주고 곁에서 부축해주던 당신의 그 따뜻한 체온을 기억하오.
단지 정 때문에 평생을 살았겠소.
화가 나고 싸우고 싶을 정도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왜 없었겠소.
하는 짓마다 미워 외면하고 싶을 때가 또 왜 없었겠소.
서운한 마음에 가슴 저리도록 우울 때도 있었고,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아 미치도록 외로울 때도 있었소.
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한계를 넘지 않게 지켜주었던 것도 당신의 사랑이었소.
삶에 지치다보면 잊고도 사오.
바쁜 일상에 쫒기다보면 표현할 여유조차 잃어버리기도 하오.
그러나 그렇다고 서로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오.
시간이 더해진 것처럼 정은 깊어지고,
고통스러운 순간마다 사랑의 의미를 더하는 것 같소.
열매가 익어가듯 사랑도 그렇게 익어가는 것인가 보오.
사랑이 묻었소.
당신의 얼굴에 사랑이 묻었소.
언제부터인가 당신의 모습이 예쁘게만 보이오.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라는데 우린 참사랑을 위해 그리도 많이 싸웠나보오.
가슴에 담고 사는 사람인데 왜 그리고 확인받기 원했는지 말이오.
한해두해 늙어갈수록,
당신에 대한 사랑은 깊어가오.
사람이 떠나간 자리마다 외로움이 대신할 때면 당신의 사랑이 생각나오.
비록 젊었을 때처럼 뜨거운 사랑은 아닐지라도,
나이들수록 나의 사랑은 그윽해져가오.
때로는,
힘든 삶과 마주할 때면,
마음은 애잔하지만 그 아픔만큼 당신이 소중해진다오.
어느새 내 마음에도 당신의 사랑이 묻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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