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세월유수(歲月流水)

소우(小愚) 2018. 12. 12. 10:12

     

             ◇◇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

 

        오늘 사무실에 출근하니,

        벽 한쪽에 달력 한 장이 덩그러니 걸려 있다.

        왠지 보기 싫어 거래처에서 보내온 신년 달력 하나를 꺼내 12월이 보이게 걸어두었다.

        한해가 지나가도 여전히 각종세금은 오르고, 물가는 천정부지라,

        한해가 지나가는데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곳곳이 나갈 곳이라,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으니 가계는 엉망일 수밖에 없다.

        좋아지기를 바라는 내가 잘못인가? 

           

        늘 12월 달력을 보면서 ,

        생각나는 말이 있다면 그것은 아쉬움이다.

        아무리 삶이 고통이라지만 올 한해도 나이만 한살 더 먹었을 뿐,

        잘 살았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한해가 거듭할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젊었을 때보다 더 절약하고 열심히 산다고 생각하지만 채워지지는 않는가 보다.

        년 초의 다짐들은 그저 말장난이었을까? 

 

        지난 한해도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도 부족할 시간인데 왜 이리도 힘들까?

        사람으로 인해 벌어지는 잡다한 일도 그렇고,

        직장이나 집에 대한 대소사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나를 넘기면 하나가 다가오고, 해결하나 싶으면 새로운 문제가 또 나타난다.

        잠시 쉬어가도 되련만 무엇이 나를 재촉하는 걸까?

 

 

         흔히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들 한다.

         실패나 시행착오라는 경험이 삶에 녹아들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비틀어진 애정만큼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없음에도,

         늘 내 위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모순을 저지른다.

 

         그렇게,

         곁에 있는 그 누군가를 원망하고,

         질투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는지도 모른다.

         이미 지워진 내 삶의 흔적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 

 

       마음이 조급하니 생각도 잡스러워지는 것 같다.

       다가오는 모든 것들이 복잡해지고 생각이 많아져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조금만 단순해지면 좋겠는데 이런저런 걱정과 염려에 사로잡혀,

       자꾸 주저하거나 포기하려고만 한다.

 

       살아지는 것이 아닌,

       살아가야함에도 늘 내 앞은 첩첩산중이다.

       무엇을 해야 모두가 행복할까 한해를 거듭할수록 더 어렵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내 삶의 시간은 빠르기만 하다.

 

       (사진 : 첫눈내린 괘방산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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